미·영 이어 캐나다까지…“中 연계 해커그룹이 사이버 공격”

앤드류 첸
2024년 03월 28일 오후 1:10 업데이트: 2024년 03월 28일 오후 1:10

호주·뉴질랜드 정부도 “중국發 사이버 위협 우려”

중국 방첩기관 국가안전부와 연계된 해커 그룹인 ‘APT31’이 미국, 영국, 뉴질랜드에 이어 캐나다까지 사이버 공격의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의 통신보안 전담 정보기관인 통신보안국(CSE)은 지난 26일(현지 시각) 캐나다 CBC 뉴스에 보낸 성명에서 “미국과 영국 등을 공격한 해커 그룹이 캐나다를 상대로 악의적인 사이버 스파이 활동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에포크타임스는 이 해커 그룹의 활동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CSE에 연락했지만, 보도 시간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공공안전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사이버 공격의 위협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중국은 이런 유형의 범행을 주도하는 국가이며, 다른 세력이나 국가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날에 ‘파이브 아이즈’의 고위 관계자들과 화상 회의를 열어 사이버 위협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기밀정보 동맹체다.

르블랑 장관은 “사이버 공격의 위협에서 자유로운 국가는 없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파이브 아이즈는 이런 위협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각국의 안보와 인프라를 보호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재와 비판

지난 25일 미 국무부는 중국의 해커 그룹 ‘APT31’에 대해 “중국 정부와 깊은 관련이 있는 사이버 위협 그룹”이라고 칭했다.

이어 “이들은 미 정부 당국자와 정치인, 선거 캠프 관계자, 경제 관련 단체 등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미 법무부는 니가오빈, 웡밍, 청펑 등 ‘APT31’ 소속 해커들을 컴퓨터 사기로 기소하며 “이들은 미국인 수백만 명의 업무 계정, 개인 이메일 등을 위협했다”고 밝혔다.

리사 모나코 법무부 차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의 글로벌 해킹 작전은 중국 정권에 비판적인 이들을 탄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 해커들은 악성 이메일 1만 건 이상을 유포해 전 세계 수천 명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영국도 “중국 해커 그룹이 중국에 비판적인 견해를 지닌 영국 의회 의원들을 상대로 정찰 활동을 벌였다. 이에 관련자들을 모두 제재했다”고 밝혔다.

올리버 다우든 영국 부총리는 “이번 사건은 중국의 악의적인 의도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외무부가 영국 주재 중국 대사를 초치해 이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호주와 뉴질랜드도 이번 사건에 대한 비판에 동참했다.

페니 웡 호주 외무부 장관과 클레어 오닐 내무부 장관은 26일 공동 성명을 발표해 “중국의 사이버 스파이 활동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전했다.

같은 날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우리는 사이버 위협에 대한 우려를 중국 측에 전달했다”며 “이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말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