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 떼 4천억 마리 중국 접근…中, 10만 오리 부대로 방어진

허민지
2020년 2월 29일
업데이트: 2020년 3월 1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25일(이하 현지시간) 6200만 달러의 추가 지원을 호소했다.

동아프리카 일대에서 발생한 사막 메뚜기 떼 침공으로 농작지와 목초지가 황폐해져 해당 지역 주민이 굶주리고 있어서다.

사막 메뚜기 떼는 케냐,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지부티, 에리트레아 등 동아프리카에서 엄청난 속도로 농작물을 먹어치운 뒤 지난주 탄자니아, 우간다, 남수단까지 확산하면서 70년 만에 최악의 농작물 피해를 일으켰다.

현재 메뚜기 떼는 예멘을 건너 중국과 인접한 파키스탄과 인도에까지 날아든 상태다.

인도는 메뚜기 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메뚜기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살충제 살포를 위한 드론과 특수 장비를 서둘려 마련 중이다.

중국은 메뚜기 떼 침입을 대비해 서부 국경 지역에 10만 마리 ‘오리 부대’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영 CCTV의 글로벌 채널격인 CGTN가 최근 “4000억 마리 메뚜기 떼가 중국으로 접근하면서 비상사태에 대비해 10만 오리 부대를 모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동부 지역의 메뚜기 떼 | 신화통신=연합뉴스

중국 농림농촌부는 지난 16일 농가에 메뚜기 떼 주의보를 발령했고, 메뚜기 떼 퇴치팀을 꾸려 21일 파키스탄에 파견했다.

지난 2000년 중국 정부는 신장 자치구에 메뚜기가 창궐했을 때도 70만 마리의 오리와 닭을 동원해 메뚜기 진압에 나섰다. 오리는 닭보다 식성이 좋아 메뚜기를 많이 먹을 수 있다고 알려졌다.

사막 메뚜기는 다 자라면 6~7cm로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메뚜기의 두세 배나 된다. 덩치만큼 초목을 먹어 치워, 1 km² 면적의 메뚜기 떼가 하루에 3만5000명 분량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유엔은 말했다.

취동위 FAO 사무총장, 마크 로콕 유엔 긴급구호 조정관,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전무는 공동 성명에서 메뚜기 떼가 ‘성경적 규모(biblical proportions)의 재앙’이라고 말했다. 구약성경에서 묘사된 재앙 중 하나와 비교된 표현이다.

지난 1월 24일 케냐의 한 농장에 나타난 메뚜기떼 | EPA=연합뉴스

이들은 성명에서 “고대에도 이러한 재앙이 있었지만, 오늘날 그 규모는 전대미문의 기록이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에서 충격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FAO는 지난 1월 처음 3개국에 영향을 미쳤던 메뚜기 떼 피해 수습을 위해 7600만 달러규모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메뚜기 떼가 빠르게 확산·이동하며 더 많은 나라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지원 요청을 1억3800만 달러까지 늘렸다.

유엔은 모금된 자금으로 메뚜기 떼 번식을 억제하고 피해 지역 주민의 생계를 돕기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영국 BBC는26일 13개 국이 메뚜기 떼 억제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카르 티자니 FAO 사무차장은 지난달 “이 메뚜기 침략으로 이미 홍수와 가뭄 피해를 입은 케냐와 소말리아 전역에 걸쳐 식량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첫 중국인으로 부임한 취동위(屈冬玉·55) FAO 사무총장은 앞으로 몇 주가 메뚜기 떼를 소탕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를 놓치면 6월까지 메뚜기의 수가 500배 증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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