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서 싸우겠다” 美 인태사령관, 中 영토 확장 시도에 경고

렉스 위더스트롬
2024년 04월 12일 오후 1:42 업데이트: 2024년 04월 12일 오후 1:42

존 아퀼리노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무력으로 영토를 확장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지난 9일(현지 시각) 호주 시드니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인 로이연구소 연설에서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과 그로 인한 안보 위협에 대해 경고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U자 형태로 9개의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해 왔다. 본토에서 1000km 이상 떨어진 지역에까지 해안 경비함대를 파견해 순찰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은 주변 국가들과 끊임없이 갈등을 빚어 왔다. 최근에는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를 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됐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이런 상황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중국에 필리핀 영토를 조금도 내주지 않겠다’며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의 군사 도발에 강경히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은 불법적인 것”이라며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는 중국의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이 이를 무시하고 남중국해에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의 영토 확장 시도는 단순히 필리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최근 중국은 일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등과 영유권 분쟁을 지속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실제로 얼마 전 중국은 인도와의 접경 지역에 있는 도시 30개의 명칭을 자국식으로 변경했다. 그다음 단계는 이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이런 식으로 자국 영토를 확장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협 대응

아퀼리노 사령관은 “남중국해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를 위협하는 주범은 중국공산당과 러시아, 북한”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내 임무는 첫째로 이 지역에서의 분쟁을 예방하는 것이며, 둘째로 이에 실패할 경우 맞서 싸워 승리하는 것”이라며 “승리를 위해서는 미국과 동맹국들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최근 미국, 호주, 일본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요 국가들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고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또한 11일 미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 일본, 필리핀 간의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3국 해상 훈련을 실시하고 방위 협력을 진전시키기로 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중국, 러시아, 북한이 협력을 강화함에 따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이들 국가의 협력을 좌시할 경우 더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중에서도 중국은 태평양 섬나라들에 침투해 자국 영향력을 확대하려 시도하고 있다”며 “미국은 각 섬나라들이 주권과 경제력을 유지하고 국제무대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