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칭밴드 ‘천국악단’ 30~31일 제주도에서 거리 퍼레이드

한동훈
2024년 03월 30일 오전 11:57 업데이트: 2024년 03월 30일 오전 11:57

70인으로 구성된 대규모 악단…웅장한 군악대 편성
30일 낮 12시 삼다공원서 누웨마루까지, 5시 누웨마루
31일 오전 10시 성산일출봉 퍼레이드, 오후 2시 제주항

요즘은 놀이공원이 아니라면 찾아보기 어렵지만 80~90년대 행사나 축제 때는 빠지면 섭섭한 ‘분위기 메이커’가 있었다. 바로 고적대라고도 불리던 마칭밴드다.

이름 그대로 거리를 행진(마칭)하며 여러 가지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단(밴드)은 특히 야외 행사 때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띄우는 역할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때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자녀 혹은 언니·오빠가 고등학교 고적대의 일원으로 멋진 의상을 입고 행진하며 힘차고 흥겨운 연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던 행복한 추억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전에 비해 보기 드물어졌다고 민간 마칭밴드가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것은 아니다. 2006년 결성된 ‘천국악단’이 19년째 활동을 이어오며 지역 거리 축제 등을 찾은 시민들에게 뜻밖의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

다만, 그동안의 활동이 육지 행사에만 한정된 것이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제주도를 방문하는 천국악단은 흐드러진 봄꽃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오는 30일과 31일 이틀에 걸쳐 삼다공원과 누웨마루, 성산일출봉, 제주항 공연을 마련했다.

일자별로는 30일 토요일 낮 12시부터 제주시 연동 도심 속 휴식명소인 삼다공원에서 출발, 누웨마루(옛 바오젠거리)까지 약 4.6km 구간을 2시간에 걸쳐 행진하며 마칭밴드만이 들려줄 수 있는 생생한 현장감과 밝은 음색을 선보이게 된다.

누웨마루에서는 이날 오후 5시,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은 저녁 무렵에 맞춰 한 차례 더 연주 일정이 잡혀 있다.

31일은 오전 10시부터 성산일출봉 코스 약 1.4km 구간을 약 한 시간 동안 행진하며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날 2시부터는 제주항 부둣가에서도 연주할 예정이다.

Epoch Times Photo
12일(현지시간) 파룬따파 수련자들로 구성된 마칭밴드 천국악단이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세계 파룬따파의 날'(5월 13일)을 기념해 대형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 사미라 바우어/에포크타임스

하늘과 구름 연상시키는 유니폼…천국악단

천국악단은 타악기와 금관악기를 주로 편성해 웅장한 음악을 들려주는 ‘군악대’ 형태로, 목관악기의 고운 선율까지 더해져 어느 자리에나 역동적 활력과 문화적인 색채를 더해준다. ‘천국’이란 명칭답게 하늘색 티셔츠에 하얀 바지 차림의 유니폼도 밝고 산뜻한 느낌이다.

때로는 독특한 유니폼을 입기도 하는데, 고대 중국에서도 문화적 최전성기였던 당대의 악관 복장이다. 전통적인 스타일이 역력한 모자나 가슴팍에 새겨진 음악 ‘樂’ 자가 마치 중국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이색적인 감각을 받게 한다.

천국악단은 파룬따파를 수련하는 학생, 사회인 등 순수 아마추어들로 구성됐다. 진실 선량 인내(真·善·忍)라는 수련 원칙에 따라 각자의 삶에 충실히 임하면서 여가 시간에 틈틈이 닦은 실력으로 다른 이웃들에게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전달하려 축제에 참가해 왔다.

2010년 8월 인천시 남동구청이 주최한 ‘제10회 소래포구 축제’에 참가했고, 같은 해 10월 한국 최대 춤 축제인 ‘천안흥타령축제’에서는 장려상을 받았다.

2013년 4월 한강 ‘여의도 봄꽂축제’와 부천 ‘도당산벚꽃축제’, 2015년 ‘제4회 세계거리 춤 축제'(문화체육관광부·서울시 등), 2016년 9월 말~10월 초 광주 ‘충장축제’와 강원도 원주 ‘원주다이내믹 댄싱카니발’에서도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상복도 이어졌다. 대구시가 개최하는 ‘컬러풀 페스티벌’에는 2017~2018년 2년 연속 참가해 2018년 장려상을 수상했다. 2019년에는 ‘제14회 부천시민 어울림한마당’에서 장려상과 퍼레이드상을 받았고,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2022년 다시 참가해 또 한 번 같은 상을 받았다.

2022년 안산 차이나타운과 청와대 ‘차 없는 거리’에서 마칭밴드로는 최초로 퍼레이드하는, 작지만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고, 지난해에도 보신각과 경복궁, 월미도 문화의거리에서 연주하며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