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경합주 찾은 바이든 “中 철강·알루미늄 관세 3배 인상” 발표

이멜 아칸
2024년 04월 18일 오후 2:05 업데이트: 2024년 04월 18일 오후 3:55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현재의 3배 수준으로 인상할 것을 지시했다. 오는 11월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합주(州)의 표심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미 백악관은 지난 17일(현지 시각)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산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평균 7.5%에서 25%로 인상할 것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산 제품 수입으로 인해 미국 노동자들이 불공정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자국 산업에 대한 지원 정책을 통해 미국 산업 기반을 약화하고,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철강노동조합(USW) 본부를 방문했다.

그는 연설에서 “중국 정부는 자국 철강 회사들에 막대한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는 공정한 경쟁이 아닌 부정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미국 노동자를 보호하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전략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내 접근 방식은 무조건 관세를 부과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또한 “나는 중국과의 분쟁을 원치 않는다. 경쟁을 원한다. 다만 그것은 공정한 경쟁이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당시 그는 “글로벌 과잉 생산으로부터 미국 생산업체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트럼프 시대의 관세 조치를 완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런데 11월 대선이 다가오자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관세 인상을 예고하며 ‘중국 때리기’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발표와 관련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인 제러드 번스타인은 17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미국 경제의 핵심이자 국가안보의 기반인 철강 산업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산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인상이 미국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캠페인은 “바이든 캠페인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근거 없이 공격하고 있다”며 “결국 바이든도 트럼프 시대와 다를 바 없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