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마약과 달리 안전?…마리화나 복용 시 뇌에서 벌어지는 일

브랜든 팰론(Brendon Fallon)
2023년 10월 10일 오후 7:21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2:05

요즘 미국에서는 마리화나를 찾기가 어렵지 않다. 거리에서 흡연자들의 냄새를 맡을 수 있고 마리화나 관련 기기들을 파는 상점들도 늘고 있다. 사람들은 별생각 없이 마리화나를 복용한다. 마리화나가 무해하고 술집에서 맥주 한잔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과연 그럴까.

최근 영문 에포크TV ‘바이탈 사인’ 프로그램에는 저명한 정신과 전문의 대니얼 에이멘 박사가 출연해 맥주만큼이나 구입하기 쉬워진 마리화나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프로그램 진행자 브랜든 팰론은 에이멘 박사에게 “마리화나 판매점이 확산하고 씹는 형태의 마리화나까지 판매되는 등 마리화나가 안전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현 트렌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했다.

에이멘 박사는 “마리화나는 무해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불안, 우울증, 정신질환, 자살 위험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에이멘 박사에 따르면, 물론 마리화나가 개개인에 미치는 영향은 다 다르다. 겉보기에 별 영향 없어 보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마리화나 흡연자는 대부분 정신병 발생 위험이 450%이나 증가한다.

에이멘 박사가 마리화나 흡연자 10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건강한 뇌와 비교했을 때 마리화나 흡연자의 뇌는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활동량이 줄어들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6만 명이 넘는 사람의 뇌를 스캔하는 과정을 통해 뇌의 노화를 조사했다. 뇌의 노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을 살펴본 결과, 최악의 경우는 정신분열증이었고 두 번째로 나쁜 게 마리화나 흡연인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멘 박사는 “우리 사회가 전하는 메시지를 보면 전자 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몸에 좋다고 하는데 거짓말이다. 적당한 음주가 몸에 좋다고 하는데 그 역시 거짓말이다”라며 “마리화나가 무해하다고 하는데, 정신과 의사 생활을 40년 동안 해오면서 다양한 형태의 마리화나를 다뤄본 경험에 비춰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에 팰론이 “다양한 종류의 마리화나가 있는데 그에 따라 위험이 달라지기도 하는가”라고 묻자 에이맨 박사는 “형태에 관계없이 잠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정신과 전문의 대니얼 에이멘 박사|에포크TV

그러면서도 마리화나에는 의료적 가치가 있음을 인정했다. 항암 또는 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의 경우 진통제로 마리화나를 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에이멘 박사는 “장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돌아가시기 전에 아무것도 섭취하지 못하셨다. 그래서 마리화나를 사용했고 식욕을 자극할 수 있었다”며 자신의 가족에게 마리화나를 진통제로 사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언제나 위험과 잠재적 이익을 비교해서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는 통증 증후군에 마리화나를 쓰는 걸 벗어나 파티용 마약으로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10대와 젊은 성인들 사이의 정신건강 문제 발생률이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에이멘 박사에 따르면, 마리화나가 그 어느 때보다 구하기 쉬워진 오늘날 불안, 우울증, ADHD, 중독 발생은 역대 가장 최고치를 기록하는 추세다. 에이멘 박사는 “그것들은 연결돼 있다”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팰론은 “마리화나에 특히 취약한 사람이 있는 것 같다”며 “마리화나가 어떤 기전을 보이기에 그런 반응이 나오는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에이멘 박사는 “도파민 수용체와 결합해 선조체나 대뇌 기저핵의 활동을 방해하는 걸로 보인다”고 설명하면서 “모든 사람이 러시안룰렛을 하는 것과 같은데, 유전적으로 특히 취약한 사람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팰론은 “중독 때문에 끊기 어려워하는 환자들을 어떻게 진료하는가”라고 되물었다.

에이멘 박사는 “통상 마리화나는 끊더라도 그리 심한 금단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면서 “제일 먼저 그들의 뇌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환자들은 뇌에 생긴 문제를 볼 수 있게 되고, ‘뇌를 다치게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 에이멘 박사는 이를 가리켜 “(뇌) 스캔은 동기부여를 높인다”고 말했다.

일례로 에이멘 박사가 뇌를 스캔한 젊은 인플루언서가 있었다. 이 인플루언서는 에이멘 박사에게 “나는 마리화나를 절대 못 끊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에이멘 박사는 인플루언서에게 스캔한 뇌를 보여주며 “이게 당신의 망가진 뇌인데, 마리화나를 계속 하면 악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플루언서는 이후 마리화나를 끊었으며 활력과 집중력, 기억력에 큰 호전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에이멘 박사는 2023년 정신의학의 큰 혁신 중 하나로 마리화나가 꼽히고 있는 현실에 대한 자신의 우려를 전했다.

“60년대에나 쓰였던 마약이 부활하고 있는 셈이다. 내 경험에 비춰보면, 사람들이 휴대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운동을 늘리고, 다채로운 자연식품을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 두뇌를 치유할 수 있는 무해한 방법들을 두고 어째서 마리화나를 쓰는 것인가?”

*황효정 기자가 이 영상기사의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