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국 경제 전망은? 실마리 담긴 올해 10대 사건

왕허
2022년 12월 17일 오후 1:5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7일 오후 2:02

뉴스 분석

중국 경제가 매우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 지난해 말 중국 당국은 이례적으로 “중국 경제 발전이 ‘수요 축소, 공급 충격, 성장 전망 약세’라는 3중 압력에 직면했다”고 인정했다.

2022년 들어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하이 봉쇄, 좌경화로 선회한 ‘20차 당대회’ 등의 충격으로 주식·채권·외환 시장이 요동치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는 등 경제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오늘은 궁지에 몰린 중국 경제 상황을 요약하고자 한다.

 ‘제로 코로나’에 무너진 경제, 수습도 험난

2022년 중국 경제에 가장 큰 충격을 안긴 요인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다. 연초에 한 국제자문기구가 ‘제로 코로나’ 정책은 실패할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는데, 불행하게도 이 예측은 현실이 됐다.

중국 당국은 여러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극단적인 봉쇄 정책을 실시했다. 인구 2400만 명의 경제수도 상하이까지 봉쇄해 중국 경제에 치명상을 입혔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경제는 중국 인구 3분의 1 가까이를 봉쇄한 ‘제로 코로나’ 정책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11월 들어 극단적인 방역정책에 항의하는 ‘백지운동’이 일어났고, 당국은 ‘20가지 방역 완화 방침’을 내놓은 데 이어 12월에 ‘10가지 추가 방침’을 내놓았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이미 중국 경제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고, 또 코로나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다. 현재 상황은 상당히 심각하다.

시진핑 집권 3기, 불거진 중국 경제 회의론

시진핑이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에 성공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회의론이 커졌다. 20차 당대회 보고서는 경제발전과 경제개혁 대신 ‘안전’, ‘공동부유’, ‘이데올로기 강화’를 강조하며 뚜렷한 좌경화 노선을 보였다. 그리고 새로운 정치국 상무위원에는 중앙 경제 업무 경력이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23일 중국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새로 선출된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권력 서열 순서대로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10월 23일 새로운 지도부가 모습을 드러내자 다음 날 A주는 ‘블랙 먼데이’를 재현했고, 외환시장은 오전 장중 위안·달러 환율이 한때 달러당 7.36위안을 넘어서며 역외시장에서 10여년 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올해 글로벌 자금도 중국 채권시장에서 대규모로 빠져나갔다. 2018년 중국 당국이 ‘금융 개방’을 가속화한 이후 외국인 자본 유입 추세가 역전됐다.

‘제로 코로나’에 가려진 성장동력 약화

당국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12~2021년 10년 동안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6.3%로 중국 당국의 ‘뉴노멀’ 기대치인 7%를 밑돌았다. 중국 당국의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 및 ‘2035년 비전’ 목표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2021~2025년 평균 성장률을 5.5%, 2026~2030년 5.0%, 2031~2035년 4.5%로 기대하며 중·고속에서 중·저속으로 점차 전환할 계획이다.

그러나 실제로 1~3분기 GDP 성장률은 각각 4.8%, 0.4%, 3.9%로 당국이 지난 3월 양회(兩會)에서 정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5.5%를 크게 밑돌았다. 더 심각한 것은 중국 경제가 저속성장이나 마이너스 성장 시대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2019년 말 코로나 발생 이후 경제가 큰 타격을 입으면서 중국 경제의 제도적, 정책적 문제가 전반적으로 드러났고, 여기에 고령화 문제와 국제 경제 환경이 역전되는 악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국제기구들은 중국 경제 성장률을 2050년까지 연평균 2~3%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

재정적자 누적, 지방정부 부채도 심각

2021년 중국의 재정 상황은 상당히 좋았지만 2022년에는 상황이 급반전돼 재정적자가 역대 최고치(2020년 6조2700억 위안)를 넘어섰다. 2022년 상반기 재정적자는 5조 위안을 넘어섰고, 10월에는 6억6616만 위안으로 확대됐다.

지방 재정은 더 위태롭다. 1~10월 지방 재정적자가 약 11조8000억 위안이며, 연말에는 14조 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연초 전망치를 초과한 수치다. 2022년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이전 지출(transfer payment)’한 자금 규모가 10조 위안(사상 최대)을 돌파했고, 올해 연간 지방채 발행 규모는 2021년 7조4800억 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방정부의 재정 리스크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방정부 특별채권 리스크도 크게 증가했다. 올해 신규 발행 규모는 4조 위안 이상으로 누적 20조 위안에 달한다. 50조 위안에 달하는 방대한 지방 음성부채 뇌관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음성부채를 제외한 2022년 지방정부 부채비율도 위험 경계선인 120%를 넘어설 확률이 높다. 이러한 지방 재정의 위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12월 9일, 당국은 7500억 위안 규모의 특별국채를 발행했다. 중국 정부는 앞서 특별국채를 3차례 발행했다. 1998년 2700억 위안을 발행해 4대 국유상업은행 자본금을 충당했고, 2007년 1조500억 위안을 발행해 국가외환투자공사를 설립했고, 2020년에 1조 위안을 발행해 방역에 사용했다.

허약해진 경제 체질, 부양책 약발 실종

중국 당국은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인프라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당국은 4월 26일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 “적절히 앞서 나가야 한다” “경제적 계산도 종합적 계산도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인프라 투자를 통해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고 민간투자를 통해 경제성장을 추진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정부업무보고서’에 따르면, 재정지출 규모는 지난해보다 2조 위안 이상 확대됐고, 지방정부 특별채권도 3조6500억 위안 배정했다.

실제 투자 상황은 어떠할까.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국 고정자산투자(농가 제외)는 47조1459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이 중 민간 고정자산투자는 25조8413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외국 기업의 고정자산투자는 오히려 3.0% 감소했다.

민간투자가 저조한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투자로 GDP 성장률을 50%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투자주도성장 시대가 이미 끝났다는 점이다.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투자 기여율은 2018년 43.2%, 2019년 31.7%, 2020년 81.5%(2020년은 코로나 봉쇄로 소비가 위축된 특수한 상황), 2021년 13.7%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투자 기여도가 감소하면서 안정적인 투자가 지속 가능하지 않게 됐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의 GDP에 대한 투자 기여율이 감소한 것은 단기적 또는 주기적 요인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요인에서 비롯됐다.

경제 떠받치던 부동산, 구제불능 상태로

부동산 관련 산업은 중국 경제성장률에 25%나 기여해 다른 산업이 대체할 수 없다. 그러나 부동산 거품은 이미 꺼져 살릴 수 없는 상태다. 2022년 1~10월 전국 부동산 개발 투자는 11조3945억 위안으로 8.8% 감소했다. 신규 착공 면적은 37.8%, 준공 면적은 18.7%, 주택 판매액은 28.2% 감소했다. 전국 토지 매각 수입은 4조4027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9% 감소했다.

하지만 당국은 아직도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시장을 살리려 애쓰고 있다. 11월 11일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부동산 시장을 구제하기 위한 ‘16가지 금융 지원 조치’를 내놓았다. 이는 당국이 부동산 산업을 구제하기 위한 상징적인 움직임으로 간주되며,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기에 들어간 이후 가장 강력한 조치다. 이 조치로 최소 18개 부동산 회사가 1조6000억 위안 이상의 신용공여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방향이 틀렸다. ‘16가지 금융 지원 조치’는 부동산 산업의 자금 조달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중국 부동산 기업은 자금의 절반 이상을 주택 판매에 의존하고 은행 대출은 11.6%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주택이 팔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허사다.

주하이빈(朱海斌) JP모건체이스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부동산의 실질 유효수요가 5년 전 정점을 찍은 뒤 매년 3~4%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세계은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국의 주택 총수요가 2016~2018년 약 2000만 채로 정점에 달한 후 하락하기 시작해 2035년에 약 1000만 채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급감한 수출량

코로나19 발생 이후 수출은 중국 경제를 견인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다. 중국 수출액은 2020년 17조 9300억 위안으로 4% 증가했고, 2021년 21조7300억 위안으로 21.2%(달러 기준 수출은 3조3600억 달러로 29.9% 증가) 증가했다. 하지만 2022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1~2분기 수출액은 11조1400억 위안으로 13.2% 증가했다. 수치상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가격 인상 요소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2%에 불과하다. 어쨌든 1~3분기에는 그나마 증가했다.

그러나 10월부터 수출입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10월 수출입 총액은 -0.4%(전월 3.4%) 증가했다. 이 중 수출은 -0.3%(전월 5.7%), 수입은 -0.7%(전월 0.3%) 증가했다. 11월 들어 수출은 돌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수출입 총액은 9.5%, 이 중 수출은 8.7%(중국의 대미 수출은 25% 급감), 수입은 10.6%로 하락해 2년여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이와 함께 11월 중국 제조업체의 주문량이 40%이상 감소하고, 중국발 미국 서해안 항구 도착 선박 화물운임은 전년 동월 대비 90% 하락했고, 화물 운임 하락폭도 11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팬데믹(대유행) 시기를 거치면서 수요와 공급이 역전된 데다 글로벌 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들어 중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고, 이는 중국 경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폭스콘 사태가 부른 나비효과…공급망 재편

대만 폭스콘의 정저우 공장은 직원 20여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기지로, 최신 기종 아이폰 14 시리즈를 80% 이상 생산한다.

지난 10월말부터 정저우 지역에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이 공장은 외부와 접촉을 차단하고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폐쇄 루프’ 방식으로 운영했다. 그 과정에서 약속된 임금과 정상적인 식사를 제공하지 않아 노동자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공장을 탈출하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22.11.23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폭스콘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무 환경 등에 항의하며 보안요원, 중국 공안 등과 대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 AFP/연합뉴스

이 사건으로 인해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기지인 폭스콘의 생산량은 30% 이상 영향을 받았고 애플사의 이익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폭스콘과 애플사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11월 애플이 발표한 2021 회계연도 주요 공급업체 목록에는 중국 제조업체 8곳이 제외됐다. 지금까지 중국 기업 34곳이 ‘애플 공급망’에서 제외됐다. 이 중 애플의 이어폰 공급사 고어텍(歌爾股份)은 납품 중단으로 실적이 크게 줄어 2022년 모회사로 귀속되는 귀모 순이익이 전년 대비 50~6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12월 2일 고어텍 공시).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이 가속화됐지만 코로나19가 이에 복잡한 영향을 미쳤다. 전 세계는 2022년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의 실패를 목격했고, 폭스콘 사건은 외자의 중국 철수를 크게 가속화했다.

얼어붙은 내수, 풀리지 않는 소비심리

중국 당국이 내수 확대를 외친 지 10년이 넘었지만 효과가 미미하다. 2022년 수요 부족이 경제 운영에서 두드러진 모순이 됐다. 10월 소비재 소매 총액은 4조271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해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수는 위축세를 보였다.

올해 상하이가 봉쇄되고 전국적으로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2분기 GDP 성장률은 0.4%로 크게 떨어졌다. 3분기부터 약간 반등하긴 했지만 변동은 멈추지 않고 있다. 내수 위축 문제는 완화되기는커녕 오히려 심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내수 부족은 경기 약세의 중요한 원인이 됐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살펴보자.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10월 PMI 데이터(아래 그림)를 보면 2022년은 대부분 50선을 하회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위축 상태를 보이고 있다. 11월에는 PMI가 48.0으로 떨어지면서 하방 압력이 높아졌다. 차이신PMI는 11월 49.4를 기록했다. 국가통계국 데이터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8월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제조업 생산과 경영이 여전히 취약함을 보여준다.

PMI는 제조업 분야의 경기동향지수로 일반적으로 PMI가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50 미만이면 경기 수축을 의미한다.

자료 출처: 중국 국가통계국 홈페이지

청년 실업률 20%, 경제·사회 변동 뇌관

중국 당국은 고용 문제에 골몰한다. 고용 문제가 사회 안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당국이 발표하는 실업률 데이터는 여타 경제 데이터보다 신뢰도가 더 떨어진다. 중국 당국은 2018년 통계 개혁을 통해 국제 규칙에 가까운 ‘도시 조사실업률’을 발표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의 실업 실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그냥 없는 것보다는 나은 수준이다.

당국은 올해 초 ‘정부 업무보고서’에서 ‘도시 조사실업률’을 연간 5.5% 이내로 통제하겠다고 했다.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국 도시 및 농촌 조사실업률은 평균 5.6%다. 놀랍게도 목표 수치에 근접했다. 통계 조작의 의혹이 짙다.

당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8.1%이고, 전국 도시 신규 고용은 1269만 명, 도시 조사실업률은 평균 5.1%를 기록했다. 올해 실업률은 더 낮아질 전망이다.

의문점은 또 있다. 2022년 대졸자는 1076만 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보다도 167만 명 증가한 수치다. 그리고 이들은 취업하기 가장 어려운 시즌을 맞아 졸업했다. 객관적으로 이들의 취업 여건은 작년보다 나쁘다. 7월 16~24세 조사실업률이 19.9%에 달한 것이 이와 무관치 않다.

16~24세 인구의 실업률이 20% 정도 된다는 것은 사회 안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아온 중국 공산당은 간담이 서늘한 ‘사건’이다.

이제 와서 문화대혁명 시절처럼 지식인·학생들을 농촌으로 보내는 하방운동(下放運動)으로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 이들은 1989년 톈안먼에서 민주화를 요구했던 대학생과 2019년 송환법에 반대했던 홍콩 시민들처럼 저항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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