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인증→철회…미시간주 판세 가른 ‘웨인 카운티 선거결과 승인’ 전말

리무양, 윤건우
2020년 11월 24일
업데이트: 2020년 11월 24일

거부 : 유권자수보다 많은 총투표수에 문제 제기
인증 : 유권자 비난+가족 협박+당국의 검사 약속
철회 : 검사 약속은 구속력 없다는 국무장관 통보

 

[뉴스분석] 미시간주가 23일(현지시각) 선거 결과를 인증했다.

민주 공화 각 2명으로 구성된 미시간주 개표참관인위원회는 투표를 통해 3:1로 선거 결과를 인증했다.

공화당 위원 1명은 민주당과 함께 찬성표를 던졌다. 나머지 1명은 “감사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인증에 반대하겠다”며 선거 절차 검토를 주 의회에 요청했다.

이번 미시간 선거 결과 인증은, 막판까지 인증 찬성과 반대가 2:2로 팽팽한 교착상태에 빠졌던 웨인 카운티 선거 결과가 인증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그날 밤 웨인 카운티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 17일 밤, 웨인 카운티는 4인의 개표위원 중 공화당 위원 2명이 두 시간 동안 인증을 거부하다가 결국 찬성하면서 선거 결과가 4:0으로 최종 인증됐다.

이로써 미시간주 개표위까지 선거 결과가 올라갈 수 있었다.

언론은 이 사건을 보도하며, 공화당 위원 모니카 파커, 윌리엄 하트먼 두 사람이 지역 유권자들의 맹비난 끝에 입장을 바꿨다고 짤막하게 전했다.

실제로 일어난 상황은 더 심각했다.

공화당 위원이 인증을 거부한 두 시간 동안, 민주당과 진보 진영은 이들의 문제 제기를 인종차별로 몰아가며 소셜미디어를 동원해 인민재판식 협박을 벌였다.

지난 2020년 11월 17일(현지시각) 열린 웨인 카운티 개표참관위원회 위원들이 디트로이트 선거 결과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공화당 윌리엄 하트먼과 모니카 파머 위원장, 민주당 조너선 킨록 부위원장과 앨런 윌슨 위원 | Robin Buckson/Detroit News via AP·연합

미국의 주·카운티 선거 결과는 민주-공화 양당 각 2명으로 구성된 개표참관위 위원들이 투표로 인증해야 공식화된다. 선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인증을 거부하는 것은 위원들의 권한이자 의무다.

지난 17일 밤, 웨인 카운티 선거 결과를 받아 든 공화당 개표위원 파머, 하트먼은 인증을 거부했다.

디트로이트시 총투표의 70%에서 비정상이 나타난 데다, 총투표수가 지역에 등록된 유권자 수보다 많은,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이 대목에서 민주당은 ‘규칙과 절차’를 존중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은 공화당 위원들이 “디트로이트 아프리카계 시민들의 선거권을 박탈했다”며 인종차별 프레임을 씌우고 이런 내용을 현지 시민 네트워크 모임에 ‘고발’했다. 공화당의 두 위원은 마침 백인이었다.

민주당 급진좌파 4인방 ‘스쿼드’의 한 명인 라시다 탈리브 연방 하원의원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비판에 가세했다. 그녀는 “인구 79%가 아프리카계인 도시를 상대로 정치적 인종차별적 결정이 내려졌다”며 비난했다.

‘인종차별’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지자, 유권자수보다 투표수가 많다는 팩트는 더 이상 무의미했다.

아프리카계 유권자들은 공화당 위원들이 인종차별적이라며 맹비난했다.

여기에 비열한 협박이 더해졌다.

미시간 주의회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아브라함 아이야시(26)는 파머 위원 자녀의 이름과 학교를 온라인에 공개했다(아래).

그는 파머 위원을 향해 “인증을 반대한 결정이 당신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아이들이 OO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거기서 아프리카계 친구들을 만날 때 (어떻게 될지)”라고 협박했다.

공화당 위원들이 선거 결과 인증을 거부한 단 두 시간 동안 일어난 사건의 전말이다.

 

자녀 향한 협박 속에서도 공정성 지키려 시도

파머가 어떤 고뇌를 겪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녀는 다른 공화당 위원과 함께 찬성표를 던지고야 말았다. 다만, 공정한 투표를 위한 안전장치를 걸어두기 위해 노력했다.

파머는 민주당 소속으로 개표위 부위원장이었던 조나단 킨록에게서 “선거 결과를 인증하고 나면, 디트로이트에서 유권자 수와 투표수가 맞지 않는 지역은 독립적으로 전면 심사를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날 저녁 파머는 주 선거관리 최고책임자인 조슬린 벤슨 주 국무장관으로부터 “개표위가 한 심사 약속은 구속력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성명을 받았다고 했다.

다음날인 18일 공화당 위원 2명은 다시 입장을 바꿔 인증 취소를 주장했다.

이에 벤슨 국무장관 대변인은 “투표를 철회할 법적인 절차가 없다”며 인증 취소가 불가능하다고 두 위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지역 유권자들의 비난, 가족에 대한 신상공개와 협박, 개표위 부위원장의 검사 약속, 벤슨 국무장관의 검사 약속 기각 사이에서 파머는 할 수 있는 선택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오후, 선거 결과 인증 회의를 모두 마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파머에게 전화를 걸었다.

파머는 이 통화가 2분 정도 진행됐으며, 자신에 대한 위협과 신상털기에 관해 듣고 안전을 걱정해주는 내용이었고, 인증과 관련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했다.

미국 주요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선거 인증 철회를 요청한 카운티 관리에게 전날 전화를 걸었다’는 식으로 보도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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