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창당…한동훈 “선거운동 앞장서겠다”

황효정
2024년 02월 23일 오후 4:38 업데이트: 2024년 03월 9일 오전 11:32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 ‘국민의미래’가 공식 출범했다.

23일 국민의미래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외빈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날 한 위원장은 축사에서 “‘국민의 미래’는 국민의힘이 지향하는 바이다. 사실상 다른 말이 아니다”라며 두 정당이 함께한다는 점을 짚었다. 이어 “국민의미래를 통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우리 국민의힘의 이름으로 전혀 부끄럽지 않을 사람만을 사심 없이 엄선해서 국민에게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얼마 전에 더불어민주당 계열의 비례정당 모임 장면을 보셨느냐. 그 사람들이 국민의 표를 도둑질해서 4월에 국회를 장악해 입법독재하는 것을 두고 볼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그것을 막기 위해 우리가 국민의미래를 창당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그간 행간을 볼 때 이런 일(위성정당 창당)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 저는 불출마했기 때문에 국민의미래에 앞장서서 승리의 길에 함께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오류역문화공원에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공직선거법상 불출마한 인사는 다른 당 선거운동을 도울 수 있다는 맥락에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가 사실상 같은 정당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미래 당 대표로는 국민의힘 사무처 출신 실무진인 조혜정 정책국장이 최종 선출됐다. 조 정책국장은 당 사무처 공채 6기로 여성국장 등 주요 보직을 지낸 인물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와 같은 혼선을 막기 위해 ‘국민의힘의 경험 많은 최선임급 당직자’가 대표를 맡아 비례정당 출범 작업을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20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례정당으로 창당된 미래한국당은 당시 4선 중진의 한선교 의원이 대표를 맡았으나 공천을 둘러싼 갈등 끝에 한 달 만에 퇴진한 바 있다. 한 위원장의 설명은 국민의미래가 이 같은 전례를 방지하고 비례대표 공천 실무 작업에 신속히 착수할 수 있게끔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4·10 총선을 앞두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응하기 위해 창당된 정당인 국민의미래는 국민의힘 총선 불출마 의원들을 중심으로 현역 의원 5명 이상 확보한 뒤 의석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23일 기준 현재까지 국민의미래에 합류한 현역 의원은 없다. 당내에서는 오는 29일 있을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마치고 4·10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비례대표 의원들부터 순차적으로 당적을 변경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