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중국특위, 시진핑의 ‘마법의 무기’ 통전공작 악영향 경고

정향매
2023년 11월 30일 오후 2:27 업데이트: 2023년 11월 30일 오후 3:34

2023년 4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중미 지역 수교국 순방 일정 전후로 미국을 경유했다. 중국 당국은 ‘중국 평화 통일 촉진 미국 연합’ 등 미국 내 친중 단체를 동원해 차이 총통 방미 반대 시위를 벌였다. 

2022년 10월,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뉴욕 차이나타운에 있는 한 중국 향우회를 급습했다. 해당 단체가 중국 당국이 설치한 비밀경찰서로 의심되기 때문이었다.  

지난 27일(현지 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러한 사례를 언급하며 초당파적인 의회 위원회가 미국 의회 의원들에게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공작이 미국 정치와 사회에 가하는 위협에 대해 경고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 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중국 특별위원회)’가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마법의 무기’라고 칭한 통일전선공작의 실체를 알리는 첫 문서를 발표한 것이다(문서). 

문서에 따르면 통일전선공작은 중국 공산당이 다른 국가의 대(對)중국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외국의 첨단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형성하기 위해 펼치는 복합적인 작전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통일전선공작부는 중국 내외에서 통일전선공작을 조정·수행하고 중국 외교부, 국가안전국 등 정부 기관이 협력한다. 외국 대학, 싱크탱크, 시민단체, 저명인사, 기타 기관, 여론 등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네트워크에 의해 진행된다. 

문서는 통일전선공작의 주요 대상으로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에 참여하는 이른바 ‘민주당파’로 불리는 대만 민주자치동맹 등 8개 정당 △무당적 민간인 △비중국공산당원 △종교 단체 관계자 △소수민족 △민간 사업가 △도시 화이트칼라 노동자 △해외 거주 화인 및 해외 유학파 △홍콩·마카오 거주민 △대만 국민과 그들의 중국 내 친척 △중국 국적자가 아닌 해외 화인과 그들의 중국 내 친척 △기타 통일전선공작 대상자 등 12개 범주를 언급했다.

문서는 “중국 공산당은 이상 12개 범주의 사람을 표적으로 삼아 공산당 영도하에 이른바 통일전선을 구축해 모든 반대 세력을 무력화한다”며 “이러한 집단과 개인이 통일전선 체계에 편입되면 중국 당국의 영향력 행사 도구로 전락한다”고 설명했다. 

중국특위가 중국 당국의 통일전선공작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에 대해 문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마오쩌둥부터 시진핑에 이르기까지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은 이른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달성하는 데 통일전선공작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며 “통일전선공작은 시진핑이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시하는 전략이며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 직접 통일전선 체계를 이끌고 있다.” 

이어 “합법적 혹은 불법적으로 기술을 이전하고 중국 교민 사회를 감시하며 중국 당국에 우호적인 내러티브를 만드는 등 중국 당국의 통일전선공작은 공산당을 비판하는 사람을 무력화하거나 괴롭힘으로써 미국의 국익에 손상을 입히고 있다”고 기술했다. 아울러 “미국은 유사한 전략을 사용한 선례가 없다. 미국 행정부는 전통적인 방첩, 법 집행, 외교적 조치 등을 통해 중국 당국의 통일전선공작에 대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위 위원장 마이크 갤러거 연방 하원의원(공화당)은 “시진핑이 ‘마법의 무기’라고 부르는 통일전선공작 전략을 통해 미국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고 민주 사회에 간섭하고 있다”며 “통일전선공작의 실체를 밝힌 이번 문서는 미국 국민이 중국 공산당의 악의적인 영향력을 인식하고 저항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D·C의 비영리 단체 ‘커먼센스 소사이어티(Common Sense Society)’의 셰릴 유(Cheryl Yu) 선임 연구원도 갤러거 위원장의 주장에 동의했다. 그는 뉴스위크에 “중국 공산당은 중국의 목표를 지지하고 각국 정부에 압력을 가하는 데 화교 단체를 비롯한 다수 단체를 의도적으로 동원한다”며 “중국 공산당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중국인을 선별하기 때문에 화교 단체를 대응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셰릴 유는 “중국 공산당의 운영 방식과 당의 협조자를 이용할 때 발생 가능한 위험성을 인식해야 한다”며 “화교 단체를 통일 전선 단체라고 칭하는 것은 인종 차별과는 무관하다. 화교들은 자신도 모르게 중국 공산당 프로파간다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한편 뉴스위크는 앞서 미국에서 비영리 단체로 등록된 중국 화교 시민단체는 600개가 넘지만, 외국 에이전트 등록법에 따라 등록된 단체는 단 두 곳뿐이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들 단체는 다수의 통일전선공작 네트워크에 편입돼 있다고 매체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