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원들 “中 해저자원 채굴에 대응해야…자원 무기화 우려”

애런 팬(Aaron Pan)
2023년 12월 14일 오후 5:40 업데이트: 2023년 12월 14일 오후 5:40

미 의회 의원들이 중국의 해저사업 확대에 대처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을 미 국방부에 촉구했다.

지난 7일 롭 위트먼 하원의원(공화당·버지니아주), 엘리스 스테파닉 하원의원(공화당·뉴욕주)을 비롯한 의원 30여 명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의 해저 채굴 투자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중국이 해저 채굴 활동을 늘릴 경우 전 세계 주요 광물자원에 대한 지배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저에는 코발트, 구리, 니켈, 희토류 등 주요 광물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이 해저자원을 탐사하고 채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의원들은 중국이 전 세계 광물자원 공급망의 95%를 장악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공산당은 해저를 ‘국제 경쟁 승리를 위한 새로운 개척지’로 규정했다. 우리는 중국이 해저에서의 활동을 늘리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또한 “희토류를 포함한 주요 광물자원의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공산당은 주요 광물자원에 대한 정권의 통제력을 강화하는 일련의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지난 7월 반도체 핵심 원료인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금지했으며, 11월에는 희토류 수출을 통제했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공급망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2년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21년 59%보다 11%p 늘어난 것으로, 희토류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을 뜻한다.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주요원자재연합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갈륨 생산량의 80%, 게르마늄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리튬 공급망에 대한 지배력도 확대하고 있다.

의원들은 “우리는 주요 광물자원을 중국에 넘겨줄 만한 여유가 없다”며 “미국 정부는 중국이 해저자원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동맹국, 파트너, 관련 업계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포크타임스는 미 국방부에 논평을 요청했다.

해저 채굴

해저에는 망간, 코발트, 구리, 니켈, 희토류 등이 매장된 다금속 단괴(團塊)가 존재한다. 이런 매장지는 일반적으로 해안으로부터 최소 수백 마일 이상 떨어진 국제 해역에 분포해 있다.

해저 채굴은 1994년 발효된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라 1996년 설립된 국제해저기구(ISA)의 규제를 받는다. ISA는 해저의 주요 광물자원에 대한 탐사 면허를 회원국에 발급할 수 있다.

미 의회 조사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ISA가 발급한 탐사 면허 31개 가운데 5개가 중국에게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ISA의 168개 회원국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다만 ISA가 해저자원 채굴에 관한 규제 법안을 아직 마련하지 못해 중국의 대규모 채굴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이와 관련해 의원들은 “중국이 하루빨리 규제 법안을 마련하도록 ISA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중국이 본격적으로 해저자원을 채굴하기 시작하면 자원 독점권을 쥐게 되고, 이를 무기화(化)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