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지지주 주민들, ‘전기요금’ 더 많이 내…기후정책 때문

톰 오지메크
2023년 11월 28일 오후 7:33 업데이트: 2023년 11월 28일 오후 8:59

미국입법교류위원회가 “적극적인 기후 정책을 채택한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지지주)’ 주민들이 그러한 정책이 없는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지지주)’에 거주하는 주민들보다 더 많은 전기요금 등을 지불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근 미국입법교류위원회는 미국 전역의 에너지 가격을 토대로 정부 정책과 비용 간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일부 주에서는 자유시장 원칙에 기반한 반면, 다른 일부 주에서는 표준을 시행하고 특정 유형의 기술에 혜택을 주는 의무 및 가격 체계를 수립했다”며 전제를 설명했다.

분석 결과, 위원회는 “의무이든 보조금이든, 또는 이 두 가지를 조합한 정책이든 간에 정부가 에너지 시장에 개입하면 납세자가 결국 그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고 밝혔다.

정부의 정책이 전기요금 인상으로 연결되는 추세는 보고서 전반에 걸쳐 드러났다.

일례로 일정량의 전력을 재생 가능 에너지로 생산해야 하는 정책인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에 참여한 주는 전기요금이 약 1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큰 정부’, ‘더 높은 전기비용’ 의미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친환경에너지 의무가 없거나 배출권거래제(정부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배출권을 할당하여 할당 범위 내에서 배출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에 참여하지 않는 주, 바꿔 말해 공화당 지지주의 전기비용이 가장 낮았다.

아이다호, 와이오밍, 유타주의 전기요금이 가장 낮았는데, 미국 공화당 텃밭인 이들 주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 이산화탄소 배출권 거래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지 않은 지역들이다.

특히 아이다호와 와이오밍은 태양광 설비로 생산한 에너지 비용만큼 전기요금에서 차감하는 제도인 ‘넷 미터링’ 정책을 시행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넷 미터링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여유가 있는 사람들로부터 비용이 이동해 태양광 패널이 없는 사람들이 전력망 유지에 드는 고정 비용을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온 제도다.

지리적 특성이 있는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제외하면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상위 5개 주는 1위부터 차례로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로드 아일랜드, 코네티컷, 뉴햄프셔주로 모두 민주당 지지주였다.

이곳 5개 주 모두 배출권거래제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 넷 미터링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

또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로드 아일랜드, 코네티컷주의 1킬로와트당 비용은 앞서 언급된 공화당 지지주인 아이다호, 와이오밍, 유타주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러한 내용들을 토대로 보고서는 “정부 정책과 전기료 상승 사이에는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나아가 위원회는 전기료 외에도 여러 주의 휘발유 가격을 조사한 끝에 정부 규제와 휘발유 가격 사이에도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연료 함량 요건이 더 엄격하고 규제가 많으며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주에서는 그렇지 않은 주보다 유가가 더 높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정책을 수립할 때, 더 많은 정부 통제를 부과하는 대신 시장이 적응하고 혁신하며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기 대 천연가스

한편 미국 에너지정보국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겨울 천연가스를 사용한 가정난방 비용이 전기를 사용한 가정난방 비용보다 약 40% 저렴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미 에너지정보국이 내놓은 겨울 연료 전망 보고서를 살펴보면, 전기를 사용해 난방을 하는 가정은 이달부터 내년 3월 동안 평균 1063달러(한화 약 137만원)를 지불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가정은 같은 기간에 601달러(약 78만원)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보고서는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기후변화에 맞서기 위한 차원에서 히트펌프와 같은 전기로 구동되는 대안을 선전하고 가스 기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나와 더욱더 주목받았다.

앞서 미국 에너지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화석 연료로 작동하는 설비를 교체하려는 노력을 지속함에 따라 미국 내 전기 히트펌프 생산을 늘리기 위해 비상 권한을 사용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와 함께 가스 온수기에 콘덴싱(보일러의 열교환기에 배기가스의 열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 기술을 사용해 에너지 효율을 달성하도록 규제하는 내용 등을 담은 가정용 온수기에 대한 에너지 표준 규정을 새롭게 도입했다.

이에 대해 미 공화당은 정부가 발표한 가전제품 에너지 효율 표준이 미국인들에게 부담이 되고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저소득층 가정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반대한 바 있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