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시아 안보 협력서 美 빠져야”…전문가 “공산당이 가장 큰 위협”

알렉스 우
2024년 04월 4일 오전 9:36 업데이트: 2024년 04월 4일 오전 9:36

중국 당 서열 3위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아시아는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체적으로 안보를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말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 2024’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보아오 포럼에 참가한 국가들은 대부분 중국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고 있거나, 스리랑카와 같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인한 부채 함정에 빠져 중국에 막대한 빚을 진 국가들이었다.

자오 위원장은 이날 가장 먼저 ‘중국 투자’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중국은 시장을 더욱 개방하고, 규제를 완화하며, 외국 기업을 국내 기업과 동등하게 대우할 것”이라며 “중국은 올해 세계 경제 회복의 강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국 시장은 점점 더 큰 잠재력을 발휘할 것이므로, 중국에 투자하는 것은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외국자본 유출을 막으려는 중국공산당의 필사적인 노력”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의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2월까지의 대(對)중국 외국인직접투자 금액은 약 2151억 위안(약 40조 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둔화, 지방정부 부채 급증 등의 리스크까지 더해져 중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대만 윈린과학기술대 금융학과의 청청핑 교수는 지난달 29일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오 위원장의 발언은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제 활성화보다 정치적 안정을 더 중요시한다. 이는 중국 경제는 물론, 아시아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2014년 8월 21일, 중국 상하이의 한 주택가에서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 Johannes Eisele/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대만 난화대 국제관계학과의 쑨궈샹 교수는 “중국이 아시아 지역의 경제 통합을 주도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자국 내 경제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중국공산당은 자국 시장을 개방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기업에 대한 당국의 통제는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 안보

보아오 포럼 기조연설에서 자오 위원장은 “아시아가 ‘지정학적 경쟁의 장(場)’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아시아 국가들은 자체적으로 안보를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시아에서 지정학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주범은 다름 아닌 미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GSI)’를 언급하며 “GSI는 세계 평화를 위한 프레임워크”라고 강조했다.

GSI는 2022년 시 주석이 제안한 안보 개념으로, 중국의 국제 안보 구상을 구체화한 것이다. 식량, 에너지, 대테러, 우주 안보 등의 글로벌 문제를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국제무대, 그중에서도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약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면서 “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중국공산당”이라며 “중국의 공격적인 움직임이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의 평화, 경제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청핑 교수는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민주주의 세계 질서에 중국공산당이 도전하면 할수록 중국 경제는 더욱 나빠질 것”이라며 “시 주석은 미국을 견제하는 데만 몰두하고, 자국 내 경제 문제를 등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 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며 이는 결국 전 세계의 안정을 위협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