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생명공학 기업 자금줄 끊자” 美 상하원 법안 발의

앤드루 쏜브룩
2024년 01월 29일 오후 4:35 업데이트: 2024년 01월 29일 오후 4:35

미국 상원과 하원의원들이 중국 생명공학 기업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을 차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동시에 발의했다.

‘바이오보안법(BIOSECURE Act)’으로 불리는 새로운 법안은 미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의료기관이 ‘외국 우려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금지한다. 또한 이런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거나 보조금을 제공하는 행위도 제한한다.

법안에는 중국공산당 또는 중국 인민해방군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의 주요 생명공학 기업들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BGI 그룹, MGI 테크, 컴플리트 제노믹스, 우시앱텍 등이 포함됐다.

미 하원에 관련 법안을 발의한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중공특위)’의 마이크 갤러거(공화당·위스콘신주) 위원장은 중국 생명공학 기업들이 잠재적으로 미국의 국가안보에 큰 위협이 될 것임을 언급했다.

그는 성명을 내어 “중국공산당은 이 기업들이 수집한 유전자 데이터를 이용해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하려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심할 여지없이 중국공산당은 유전자 데이터를 침략의 무기로 쓸 것이며, 미국 국민을 표적으로 하는 생물 무기를 개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여야 양원의 동료 의원들에게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이 초당적 법안을 지지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자금줄 차단

이 법안은 중공특위에서 활동하는 공화당 및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민주당 간사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일리노이주)은 “미국의 자금 지원 메커니즘이 중국 군사 연구를 활성화, 가속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수적인 법안”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미국 납세자들의 세금이 중국 생명공학 기업의 자금줄이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이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지키고 유전자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첫걸음”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은 유전체학의 핵심인 DNA 편집 기술을 인공지능(AI) 기술과 접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머지않아 국제사회에 전례 없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의 거대 생명공학 기업인 BGI 그룹은 ‘니프티(NIFTY)’라는 이름의 산전(産前) 검사기를 제작하고 판매했다. 이 검사기는 출산 전 다운증후군 등 태아의 유전질환 유무를 확인하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검사기를 이용한 산모와 태아의 유전자 데이터가 중국 본토에 있는 서버에 저장되며, 중국공산당이 이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미 상원 법안 발의에 참여한 밋 롬니 상원의원(공화당·유타주)은 “이 법안은 중국 정권이 미국인의 민감 정보와 건강 데이터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핵심 조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공산당이 미국인의 유전자 데이터를 손에 넣는 걸 허용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BGI그룹을 포함한 중국의 생명공학 기업들은 신장 지역의 소수민족 DNA를 강제로 채취하는 데도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중국공산당이 바이오 빅데이터를 이용해 새로운 감시 기술이나 생물 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세스 몰튼 하원의원(민주당·매사추세츠주)은 “생명공학의 발전은 인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대한 주도권을 공산주의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에 넘겨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또한 “이 법안은 중국공산당의 악의적인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포괄적인 전략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