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韓 총선 앞두고 ‘네이버 댓글 공작’…선거 개입·여론 분열 시도

리사 비안(Lisa Bian)
2023년 12월 26일 오후 10:02 업데이트: 2024년 01월 6일 오후 8:08

2024년 4월 한국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최근 중국이 한국의 포털 사이트 및 소셜미디어에서 ‘댓글 공작’을 펼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2일 한국일보는 중국공산당이 한국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조직적인 댓글 공작을 벌였다고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한국인으로 위장한 중국 기반의 가짜 계정들이 네이버에 댓글 최소 3만 개 이상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댓글들은 중국공산당을 찬양하거나 한국 내 분열을 조장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윤민우 가천대학교 경찰안보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빅데이터 분석 기법인 ‘크롤링’을 통해 조사한 결과 네이버 댓글 섹션에서 의심스러운 활동을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그중에서도 한미·한일 관계 비난, 한국 폄하, 중국공산당 찬양 등에 초점을 맞춰 지속적으로 댓글을 단 계정 50여 개를 포착했다.

이 계정들은 미 국무부 글로벌관여센터와 유럽연합 대외관계청이 허위 및 조작 정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식별한 중국발 가짜 계정의 특징과 일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혐오와 분열 조장

이 계정들이 작성한 댓글의 공통적인 특징은 중국어가 일부 섞이거나 한글 맞춤법 오류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중국공산당의 정책과 입장을 지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코로나19 미국 기원설’ 등 허위 정보를 강조한다는 것이다.

특히 댓글 1만 2000여 개를 작성한 계정 ‘toas****’은 한 댓글에서 “반중(反中)은 친일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는 반일 감정을 부추겨 한일 관계를 약화하는 동시에 한국 내 분열을 조장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한국의 특정 지역을 비하하거나 세대·남녀 갈등을 조장하는 댓글도 다수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계정들이 중국 당국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는 현재로선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서는 IP 주소를 추적하고 사용자 정보에 접근해 확인해야 하는데, 업체로부터 협조를 받는 문제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이 계정들이 중국어를 사용하고, 중국공산당을 찬양하며, 조직적으로 활동한다는 점 등을 미루어 봤을 때 일반인들이 자발적으로 댓글을 남긴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국공산당의 댓글 공작은 지난해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기업 메타는 “미 중간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활동하는 중국 기반의 가짜 계정을 대거 폐쇄했다”고 밝혔다.

메타에 따르면 이 계정들은 미국 유권자로 가장해 총기 규제, 낙태 문제 등 논쟁적인 사회 이슈들을 다루며 미국 내 여론을 분열시키고 사회 혼란을 일으키려 시도했다.

한국을 겨냥한 중국공산당의 영향력 작전

지난 8월 말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용빈 사무총장은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중국의 개입 가능성을 인식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한국 국가정보원이 한국 언론사로 위장한 중국 웹사이트 38개를 발견했다. 이 웹사이트들은 허위 정보를 담은 기사 형식의 콘텐츠를 유포함으로써 한국 내 여론을 조작하고 친중·반미 정서를 불러일으키려 시도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장을 지낸 한민호 공자학원실체알리기운동본부 대표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공산당이 선거에 개입해 한국에 친중 정권을 세우려 한다”며 “그 일환으로 한국 내 친중, 반미, 반일 여론을 조성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미·일 파트너십을 복원했을 뿐만 아니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켰다. 이런 점에서 내년 선거는 한국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만약 내년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한다면, 한·미·일 파트너십이 다시 무너지고 친중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한국의 경제 및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