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시위 당길 때 현을 입술에 ‘꾸욱’ 대는 이유

정경환 기자
2019년 08월 29일 오후 6:18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3:20

과거 오랫동안 사냥과 전쟁 무기로 사용되었던 활.

오늘날에는 스포츠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전 세계인이 방송을 통해 그 모습을 지켜볼 수 있게 됐다.

이 중 양궁은 우리나라 올림픽 주 종목 중 하나로 온 국민들을 TV 앞에 모여들게 만든다.

우리 선수들이 쏜 화살이 시원하게 과녁으로 날아드는 모습, 특히 과녁 정중앙의 렌즈를 깨는 모습은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리우올림픽 양궁 금메달 리스트 장혜진 선수 | 연합뉴스

그런데 선수들의 모습을 보다 보면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왜 그들은 항상 활의 현(줄)을 입술에 대는 것일까? 그것도 살짝 대는 것이 아닌 입술이 눌릴 정도로 세게 가져다 대는 이유가 있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활의 구조를 먼저 알아야 한다.

2016리우 올림픽 2관왕 구본찬 선수 | 연합뉴스

활은 총과 다르게 가늠쇠 하나만 가지고 조준을 해야 하므로 가늠자 역할을 하는 위치가 매번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활을 당길 때 현을 항상 같은 각도와 위치에 두는 것이 중요한데 코와 입술에 현을 붙이면 본인의 자세가 정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수마다 현을 붙이는 위치나 방법은 다양하지만 중요한 것은 개인이 기억하는 현의 감각이 일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1mm만 어긋나도 수십 미터 밖 과녁에서의 차이는 크게 벌어질 수 있기에 그 섬세한 영역을 감히 상상하기도 어렵다.

(좌)연합뉴스 (우)네이버 백과

일정한 자세, 바람의 방향/세기 그리고 입술 부위의 촉각까지 느껴야 하는 양궁 경기가 얼마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스포츠인지 새삼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