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중 정책 브레인’이 밝힌 홍콩 반중공 항쟁의 뒷심

한동훈
2020년 09월 24일 오후 4:39 업데이트: 2020년 09월 24일 오후 4:49

“미중 무역협정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중국 공산당(중공)의 홍콩 강경 진압을 막겠다는 트럼프의 강력한 의지가 효과를 거뒀다.”

미 국무부 산하 정책기획실에서 근무하는 위마오춘(余茂春·57) 미 해군사관학교 교수는 지난 22일(현지 시각) 캐나다 싱크탱크 ‘맥도날드-로리에 연구소’(MLI)가 개최한 홍콩 위기 진단 세미나에서 홍콩시민들의 반중공 항쟁을 분석했다.

이 세미나는 MLI가 홍콩 인권감시 단체 ‘홍콩 와치’, 중국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는 ‘대중국 의회 간 연합체’(IPAC), 유럽의 자유주의 싱크탱크 ‘유러피안 밸류 센터’ 등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위마오춘 교수는 홍콩인들이 반(反)중공 투쟁에서 밀리지 않은 이유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로 설명하며, 민주 국가가 홍콩 사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모색했다.

위마오춘 교수는 중국에서 태어나 대학을 마치고 미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미 해군사관학교에서 동아시아 역사와 전쟁사를 가르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중국정책 수석고문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정책 브레인’으로 알려졌다.

위마오춘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게 홍콩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요구해왔지만, 지난해 홍콩의 송환법 반대시위 내내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홍콩 민주화 인사들을 만나는 등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이 홍콩인들에 대한 지지를 명확히 드러내는 식으로 대응했다고 전했다.

또한 임기 내 미중무역협정 체결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정에 영향을 받더라도 중국 공산당의 홍콩 민주 항쟁 강경 진압을 방치하지 않으려 한 부분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위마오춘 교수는 미국이 중국 공산당을 전략적 경쟁자로 새롭게 규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지난 2017년부터 미 국무부 정책기획실에 파견돼 대중 강경책의 기본 골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국 공산당의 전체주의 체제에서 성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체제의 약점을 파고드는 가장 강력한 적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온라인에서는 그가 졸업한 충칭시의 용춘중학교 졸업생 기념비에 새겨진 그의 이름을 누군가 정으로 지우는 장면을 찍은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위씨 종친회에서 제명당했다는 소문까지 나돌기도 했지만, 위마오춘 교수는 “종친회에서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통보받지 못했다”며 “설령 그렇더라도 마음에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 중위안은 “중국 공산당 당국의 언론 플레이일 수 있다”며 “공산당으로부터 위마오춘 교수가 얼마나 미움을 받는지 짐작케 하는 일화”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