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中 네티즌, 시진핑 부친 연설로 온라인 검열 응수

저우샤오후이(周曉輝)
2022년 11월 30일 오전 9:05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09

중국 공산당의 극단적인 방역 정책으로 인한 민중의 항의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민중의 각성과 함께 웨이보, 위챗과 같은 중국 본토 소셜미디어에도 극단적인 방역 조치와 핵산 검사를 비판하는 폭로성 글이 대거 올라왔고, 월드컵을 이용해 중국 공산당을 풍자하는 동영상과 글도 다수 등장했다. 이에 해외 네티즌들은 모처럼 트위터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중국 당국은 화들짝 놀라 예전보다 더 광적으로 게시물을 삭제하고 있다.

각지 민중의 항의 사건과 관련된 정보는 물론, ‘좋다’는 뜻의 ‘好(하오)’ 자로만 이루어진 게시물까지 삭제하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민중의 이런 움직임을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중국 네티즌들은 이에 좌절하지 않고 기지(機智)를 발휘하고 있다. 그들은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아버지 시중쉰(習仲勳)의 자서전 <시중쉰전(習仲勳傳)>에서 ‘시중쉰: 인민들이 말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라는 글을 발췌해 소셜미디어에 퍼뜨리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 게시물에 따르면 시중쉰은 민주와 인민의 목소리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표명했고 공식석상에서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게시물에 실린 시중쉰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실사구시(實事求是)를 견지하고, 모든 것을 실제에서 출발해야 한다. 누가 말했든, 어느 책에서 언급했든 현실에 부합하지 않으면 그대로 답습해서는 안 되며, 잘못했으면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인민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인민이 국가 대사에 관심을 갖도록 장려해야 한다.”

“혁명정당은 인민의 목소리를 듣지 못할까 봐 걱정해야 한다. 가장 무서운 것은 (인민이 침묵해) 쥐죽은 듯이 조용한 것이다.”

“민주주의를 두려워하는 것은 신경쇠약 증세이다. 이 문제에 있어서는 민중 대다수가 자신의 민주적 권리를 소중히 여길 것이라는 점을 믿어야 한다.”

“반드시 인민 내부의 모순을 바르게 처리해야 하며, 인민을 계급의 적으로 취급해서는 절대 안 된다.”

“국가를 오랫동안 안정되게 다스리려면 반드시 민주적 발전과 법제도의 완비에 의지해야 한다.”

“우리는 절대로 백성들의 머리 위에 서서는 안 된다. 만약 우리 간부들이 사람들에게 ‘관료’나 ‘나으리’로 보이면 큰일이다.”

“당신이 아무리 높은 관직을 맡더라도 근면하고 성실하게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진정으로 백성을 생각해야 하며, 민중과 함께해야 하며,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아무리 많은 말을 해도 소용없다. 인민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렇지 않으면 인민은 ‘발로 하는 투표(살기 좋은 국가로 이주하는 현상)’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오쩌둥 시대에 반당분자로 몰려 십수 년 동안 옥살이를 한 시중쉰은 분명 마오 시대의 전제 독재가 중국에서 계속돼서는 안 된다는 이치를 알고 있었다. 또한 중국 공산당이 정권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민주와 법치제도를 발전시키고, 민의에 귀 기울이고, 인민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허용하고, 중국 공산당을 감독하고, 경제를 발전시켜 백성이 잘살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잘 알고 있었다.

중국공산당 체제의 문제점과 인민을 박해한 사실은 시련을 겪은 시중쉰뿐 아니라 식견이 있는 중국공산당 관료들도 알고 있다. 만리(萬里) 전 중국공산당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장이 2009년 당교의 젊은 교수들과 나눈 대화가 외신에 공개된 바 있다. 그는 중국공산당은 지금까지 어떤 부처에도 등록된 적이 없는 불법 조직이고, 당을 사랑하는 것은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며, 당은 60여 년 동안 백성을 괴롭히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1958년 시중쉰(오른쪽)과 함께 한 시진핑(왼쪽). 가운데는 시진핑의 동생인 시위안핑. | 중국 CCTV 캡처

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 그것이 도리이다. 시진핑은 2012년 집권한 뒤 첫 임기 5년간은 ‘법치’의 기치를 내걸고 ‘의법치국(依法治國·법에 따른 통치)’을 추진했고, 반부패의 명분 아래 서민들을 압박하고 괴롭히는 각급 관리들을 대거 척결했다. 또 노동교양제도를 폐지했고, 한때 ‘안건이 있으면 반드시 입건하고 소송이 있으면 반드시 처리한다(有案必立 有訴必理)’는 사법제도 개혁도 추진했다.

시진핑은 또 2015년 6월 공산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중국 공산당이 타락하고 변질돼 당과 나라를 망칠 위기에 처했다. 이를 용감하게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시진핑은 이러한 행보로 한때 민심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정책은 2017년 19차 당대회 이후 뚜렷한 좌경화 성향을 보였다.

시진핑은 19차 당대회에서 자신을 ‘새로운 핵심’으로 만들었다. 또한 ‘시진핑 사상’을 내놓으면서 마르크스 사상을 중국화해 새롭게 구현한 것이라고 선전하고, 세계를 이끄는 ‘인류운명공동체’를 만들겠다고 했다 .

이러한 광폭의 좌경화 행보 속에 서민들에 대한 박해는 계속됐다. 인권변호사는 여전히 억압받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민원은 철저히 차단되고, 민중의 이익은 광범위하게 침해당하고 있다.

민주, 법치, 인민지상(人民至上·인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등의 정치 슬로건은 화려한 립서비스에 불과하다. 인민의 목소리, 특히 극단적인 방역과 핵산 검사에 반대하는 인민의 목소리는 무자비하게 짓누른다. 이를 시중쉰의 말로 표현하면 “신경쇠약 증세”이다.

시중쉰이 이 모습을 본다면 아마 이런 말을 할 것이다.

“아무리 ‘인민지상’을 입에 달고 있어도 인민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지금 경제가 피폐하고, 민원이 들끓고 있는 것을 봐라. 이렇게 많은 사람이 발로 투표하는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시중쉰의 글은 삭제되지 않았다. 시진핑 아버지의 글이어서 당국도 감히 삭제하지 못하는 듯하다. 그래서 네티즌들은 이 글을 대대적으로 퍼나르고 있다. 이는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의 체면을 구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궁지에 몰린 시진핑은 어떤 길을 걸을까? 20차 당대회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을 강제로 회의장에서 내쫓고, 마오쩌둥 시대의 공급수매합장사(공소사)를 되살리고 공사합영(公私合營)을 추진하는 등의 행보에서 그의 향후 정책 방향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그 길은 죽음의 길이라는 것을 시중쉰은 일찍이 알고 있었다.

시중쉰은 1986년 5월 원로간부 간담회에서 이런 말을 했다.

“우리 앞에는 두 가지 길이 놓여 있다. 하나는 법치의 길이다. 법치는 현대 정부가 사회를 관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자 우리가 곤경에서 벗어나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다른 하나는 ‘전능한 정부’, 즉 ‘인치(人治)’의 옛길로 돌아가 위대한 지도자의 명령에 의지하고, 계획경제, 심지어 전문경영의 방법으로 경제 분야의 계층적 착취 문제를 해결하고, 지도자의 연설이나 사상정치공작과 도덕 교육에 의존해 부패와 타락의 문제를 해결하고, 규율을 강화해 사상·이론·문화계의 시비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다. 이대로라면 덩샤오핑 동지가 100세를 살더라도 우리의 체제 변화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시중쉰의 이 발언은 2014년 ‘구시이론망(求是理論網)’을 통해 공개됐다.

시진핑이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법치와 민주주의로 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 법치의 전제는 결코 중국 공산당의 영도를 견지하는 것이 아니다. 상하이 시민들은 최근 중국 공산당의 극단적인 방역 조치에 항의하며 “공산당은 물러나라”고 외쳤다. 지금 중국 각지의 분노한 인민들은 더 이상 참지 않고 있다. 시진핑이 부친의 가르침을 듣지 않고 민의를 따르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