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 세계 주요국서 사상 최고조”

한동훈
2022년 07월 2일 오후 2:16 업데이트: 2022년 07월 2일 오후 2:27

미국 퓨리서치센터 세계 주요 19개국 대상 조사
한국 80%로 역대 최고…일본·호주 각각 87%, 86%

많은 국가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권 문제가 주된 요인으로 거론됐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북미, 유럽 주요국 등 19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평균 68%가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대륙·국가별로는 아태 지역은 총 5개국 가운데 일본 87%, 호주 86%, 한국 80%로 높았고 중국 자본이 경제를 장악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각각 39%, 34%로 낮았다.

한국(좌)과 일본(우)의 연도별 중국에 대한 이미지 변화 추이. 녹색이 긍정, 청색이 부정을 나타낸다. | 퓨리서치센터

북미는 조사 대상 2개국 가운데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응답은 미국 82%, 캐나다 74%로 나타났다. 중동에서는 이스라엘 1곳만 조사됐으며 46%였다.

유럽은 스웨덴이 83%로 가장 높았고 네덜란드 75%, 독일 74%, 영국 69%, 프랑스 68%, 이탈리아 64%, 스페인 63%, 벨기에 61%, 폴란드 55%, 헝가리 52%, 그리스 50% 순이었다.

연도별로는 지난 2020년을 기점으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급상승했다. 특히 중국 공산당의 신장위구르자치구 정책을 집단학살로 인정한 국가에서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려졌다.

미국(좌)과 호주(우)의 연도별 중국에 대한 이미지 변화 추이. 녹색이 긍정, 청색이 부정을 나타낸다. | 퓨리서치센터

또한 올해 처음 조사 대상이 된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18개국 전체에서 역사적 최고치에 도달했거나 육박했다. 18개국 가운데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감소한 국가는 벨기에가 유일했다(67% → 61%).

조사에서는 중국에 대한 우려의 정도를 ▲인권 정책 ▲군사력 ▲경제 분야 경쟁 ▲정치적 영향력 등 4개 분야로 평가했다.

유럽은 주로 중국의 인권 정책을 가장 우려했고, 한국·일본·호주는 군사력에 대한 우려가 가장 높았다.

한국은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문제 삼은 중국의 경제 보복 이후 반중 여론이 치솟으며 올해 사상 최고치(80%)를 기록했다.

일본은 동중국해를 둘러싼 중국의 위압적인 행동, 호주에서는 중국 군함과 군용기의 위험 행동이 각각 이미지를 악화시킨 주된 요소로 분석됐다.

또 조사에서는 대부분의 응답자가 “중국과의 경제 및 교역 관계를 해치더라도 인권 개선을 촉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독일 베를린의 메르카토르 중국 문제 연구소(MERICS) 연구원 그제고시 스텍은 언론이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홍콩의 인권 침해 상황을 지속적으로 보도한 것이 많은 나라에서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작용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스텍 연구원은 미 VOA에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계속 증가하면서, 각국이 (중국의) 강제 노역에 대한 강경책과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반대급부로 “민주주의 체제인 대만과의 관계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2월부터 이달 초까지 19개국 국민 2만4525명을 대상으로 시행했다(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