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을 위해 세워진 병원 (5)

2017년 04월 11일 오후 5:35 업데이트: 2024년 01월 20일 오후 11:15

이식센터의 혁신

시정부가 약 2천만 달러(1억3천만 위안)를 들여 동방장기이식센터를 건설했다는 점은 센터의 의도된 사용 목적이 있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중국의 인프라 지출은 생산적인 사업을 만들기보다는 지역경제 지표를 떠받치는데 사용되므로 낭비적이다. 따라서 건설과 혁신이라는 단순한 사실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새로운 건물이 즉각적이고 광범위하게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 이는 ‘중국 건설 및 리모델링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해당 센터 건물과 리노베이션(개·보수) 기록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참고로 ‘중국 건설 및 리모델링 데이터베이스’는 공식적으로 연계된 여러 정부기관들이 지원하는 공공자원으로, 중국 전역의 건설과 혁신에 관한 상세내역을 제공한다.

이 자료들은 이용할 수 있는 모든 다른  중국어 자료에서 고의로 은폐됐던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새 이식센터가 온라인에 등장한 후 톈진 제1중심병원은 장기 이식 분야를 전력을 다해 추진했다.

핵심 증거는 사이트에 로그인 한 후 다운로드할 수 있는 PDF 파일(22 페이지)이다. 파일에는 2008년에 완공된 병원에 대한 추가 리노베이션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파일이 데이터베이스에 게재된 때는 2009년 10월이고, 13쪽에 있는 사진의 날짜를 보면 파일은 2008년 말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파일은 톈진 건축디자인 연구소(Tianjin Architecture Design Institute)가 작성한 것으로, 동방장기이식센터 건설 후의 기간에 대해 언급한다.

자료는 주로 본관, 외래 병동, 응급실의 리노베이션에 관해 설명한다. (이식 병동은 전혀 바꾸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환자들의 쾌적함을 향상하기 위해서” 건물 전면에 단열 처리를 추가했고, 외래 병동은 3~4개 층을 증축했다.

핵심적인 내용은 바로 이 부분이다. “외래 환자 진료가 하루 평균 2000건, 병상 사용률이86%로 신장과 간 이식 병상 사용률은 90%다.”

톈진 제1병원의 동방장기이식센터에서 이 기간 동안 이식에 사용한 총 병상 수는 500개였다. 병원의 총 병상 수가 1226개였고, 본래는 726개를 사용할 수 있다. 자료에 따르면, 동방 빌딩의 전체 공간은 4만 6558 제곱미터(약 1만4084평)라고 한다. 톈진 제1병원의 평면도는 이식 수술 활동이 다른 모든 활동과 대조적임을 입증해준다.

따라서, 자료에 나온 수치를 보면 병상 450개가 간, 신장 및 다른 장기의 이식에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환자당 평균 체류 기간을 한 달로 가정했을 때, 공식적인 병상 이용률에 관한 자료를 보면 붉은색은 공식적인 간 누적 이식 건수, 노란색은 잠정적인 간과 신장 누적 이식 건수를 나타낸다.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톈진의 광고물은 원정 장기이식 환자의 병원 체류 예상시간이 장기이식 대기시간과 회복 기간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1~2개월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 체류 시간은 최대 시간보다 훨씬 짧을 수 있다. 예를 들어, 2007년 캐나다 조사관 2명이 수집한 원정 장기이식 환자들의 경험담에 따르면, 병원에 머문 시간은 단 7일간이라고 한다. 베이징대 인민병원의 한 정신과의 과장보는 보통 2~3주 병원에 체류한다고 했다. 중국의 다른 자료 표본도 대기시간이 단 2주임을 알려준다. 기술이 향상할수록 이에 상응해 병원 체류기간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추정된 평균 체류 시간은 수행될 수 있었던 전체 이식 건수 추정치에 중대한 차이를 낳는다. 예를 들어, 평균 환자 체류 기간이 이식 건수 당 30일이라면, 2006년 말에서 2008년 말까지 연간 5400 건의 이식이 동방 장기이식센터에서 이뤄졌을 것이다. 이식 건당 체류기간이 2주일이라면 이식수술은 1만800건이 된다. 체류 기간이 2개월이라면 수술 건수는 2700건이 된다.

톈진 제1병원에서의 실제 평균 체류 기간을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보고서를 검토한 이식 외과 의사들은 이 시나리오의 범위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높은 수준의 이용률이 새로운 센터를 개원한 이후 2년간 일시적으로 나타났을까? 다른 리노베이션에 관한 보고서는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 수치는 곧 표준 이용률이 됐다.

톈진 제1병원의 이식 관련 병상 이용률에 관해 참고할 수 있는 다른 자료는 톈진 정부의 공식 대변인 역할을 하는 이놀스 넷뉴스(Enorth Netnews)가 2014년 6월 25일에 올린 병원프로필이다.

이놀스 넷뉴스는 2013년 여러 부서에서 “진전을 이뤘고” 병상 이용률이 131.1%를 달성했으며, 이는 2012년보다 5.7% 증가한 수치라고 전했다. (이 보도는 이용률이 어떻게 100%를 넘었는지에 대해서 분명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 병원에서는 기존 병상 사이에 추가 병상을 끼워 넣는 것은 흔한 일이다.)

톈진 제1중심병원 병상 수 확대 수치.

병원은 2013년까지 300개 병상을 추가해 현재 전체 병상 수는 1500개다. 병원은 또 장기이식센터를 포함해 다른 부서에 할당한 병상 수를 조정했지만, 얼마나 많은 병상을 각 부서에 할당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2012년과 2013년에 총 병상 수 1500개 또는 동방 이식센터 병상 500개 중에 장기 이식에 사용된 병상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기 어렵다.

하지만 보도된 이용률은 일치한다. 즉, 2009년 이용률은 90%였고, 2013년에는 130%였다.

비율이 급등하기 전 4년 동안 급락했는지 혹은 (비록 명백히 조작됐지만) 공식적인 이식 건수의 추세가 나타내듯 서서히 증가했는지를 확인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증가가 있었다는 것이 가장 직관적이고 내부적으로 일관된다.

2015년에는 새로 개원한 곳에 더 많은 건설이 이뤄졌다. 하루 6000~7000명을 받을 수 있는 외래환자 서비스, 하루 1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응급센터, 차량 20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지하주차장, 그리고 헬기장을 포함한다.

2017년 말 완공을 목표로 2015년 7월에 시작한 신축 건물에는 병상 총 2000개가 들어간다. 그 중 몇 개 병상이 이식에 사용될 지는 불분명하다.

게릴라 수치

이식센터 건설과 병상 이용률의 변화무쌍한 움직임은 과연 어떤 수치를 드러내는 것일까?

병원은 새 이식센터가 온라인으로 연결됐고, 병상 수백 개가 추가됐으며 훨씬 더 정교한 시설을 갖추었음에도 이식률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가 믿게 하려 한다.

2006년 이후 시기를 보여주는 유일한 공식 데이터는 2010년 누적 이식 건수가 5천 건, 2014년에 1만 건으로 선형 증가를 보여준다.

그러나 실상은 다른 모습이다. 한국인 장기 수혜자들의 말(일화적 보고서)에 따르면 병상 사용률은 병원이 처리할 수 있는 정도를 훨씬 넘었다. 게다가 건물 기록에는 2006년 이후 계속 확장이 필요하다는 점이 드러나 있고, 직원들의 화려한 경력에는 100명이 넘는 의사 중 일부는 수천 건의 이식수술을 수행했다는 사실이 나타난다.

신장과 간 이식용으로 병상 500개를 사용하는 동방 장기이식센터에서 2007년부터 2013년 말까지 그 수용 능력에 가깝게 또는 그 이상으로 환자당 평균 체류 기간을 한 달로 잡아 계산하면 전체 이식 건수는 약 5만 건이다. 물론 많은 것이 알려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 수치는 매우 대략적인 것이다. 그에 대한 잠정적인 합계를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이 수치들은 공식 자료에서 15년 넘게 보고된 총 1만 건의 누적 간 이식 건수보다 훨씬 높다. 이 수치만으로도 해명이 필요한 딜레마를 드러내고 있다. 단순히 병상 사용률에 기초한 수치들만 놓고 본다면 설명이 가능한 출처가 알려진 장기 공급원의 숫자보다 이는 훨씬 높다.

물론, 건물 개보수 자료에서 병원 직원들이 단순히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는 알 방법이 없다. 그러나 시 당국에 의해 자금이 쓰였고 공사가 완료된 지 수년이 지난 후 국가 데이터베이스에 제출된 개보수 계획에 대한 데이터를 조작한 대가로 병원이 무슨 이득을 얻을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건평이나 병상 수는 쉽게 속일 수 없는 유형의 인프라이고, 별개의 두 공식 출처로부터 얻은 병상 점유율은 2006년 후반부터 2013년 말까지 같은 상승세를 보이며 높은 사용률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 추정치에는 많은 오차 부담이 있다. 사형 건수가 병상 점유율을 뜻한다는 것은 명확하지 않다. 그 비율은 꼭 1:1은 아니다. 예를 들어 친척에게 신장 하나를 기증하는 경우는 목숨이 위태로운 것도 아니고 비윤리적인 것도 아니다. 톈진 제1 병원은 확실히 이런 형태의 이식에 관여했다. 나아가 한 명의 사망으로 이식 장기 다수가 나올 수 있다.

여러 가지 변수와 방대한 미지수를 고려하면, 톈진 제1 병원의 사업에 불을 댕겼을 사형 건수에 대해 정확한 추정치를 내는 것은 무모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수치가 어떻든 그 결과는 같다. 장기 공급원이 수수께끼 같이 알려지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기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6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