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위성인터넷 ‘스타링크’, 中 만리방화벽 넘을까

테슬라 전기차에서부터 스페이스X 스타링크에 이르기까지 … 일론 머스크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이 중 스타링크는 10억 중국 네티즌들에게는 더 큰 의미가 있다. 스타링크가 중국 공산당의 ‘만리방화벽(Great Fire Wall)’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은 ‘만리방화벽(Great Fire Wall)’을 ‘데이터 크로스보더 안전망’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에게는 정보를 검열하고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박탈하는 ‘정보의 장벽’일 뿐이다.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는 수천 개의 스타링크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배치해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스타링크가 정보의 장벽에 갇혀 있는 중국인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줄 수 있지 않을까.

그 꿈은 머지않아 실현될 듯하다.

에포크타임스 기자가 스페이스X 홈페이지에서 중국 베이징 주소를 사용해 스타링크 서비스를 주문했고, 그 후 “스타링크는 2023년 당신의 지역(베이징시)에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입니다”라는 공식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서비스 공급은 감독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라는 조건을 달았다. 실제로 지난해 스페이스X는 중국 지역 스타링크 서비스 개시 시점을 올해로 예상한 바 있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스타링크가 방화벽을 무력화할까?

이 문제는 좀 복잡하다. 미국 소셜 Q&A 사이트 쿼라(Quora)에 따르면 스타링크가 중국에서 개통될 것으로 믿는 누리꾼이 많았지만 그들은 스페이스X가 중국 공산당과 협력해 데이터를 검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기자는 스페이스X에 메일을 보내 스타링크 서비스가 언제 중국에서 개시될지, 개시된다면 중국 공산당 정권과 협력해 인터넷을 검열할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나 스페이스X로부터 회신을 받지 못했다.

중국 당국, 스타링크 위력에 ‘수신 단말기 철거’ 운동 벌여

2015년 머스크가 시애틀에서 스타링크 우주 초고속 인터넷 계획을 발표했을 때 실현 가능하리라 믿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4년이 지난 2019년 중국 매체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는 “머스크의 야심찬 스타링크 계획이 과거 위성 통신 서비스 ‘이리듐 프로젝트’처럼 실패할 것 같다”며 회의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스타링크의 위력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전쟁이 발발한 지 채 3개월도 안 돼 러시아 장성 10명 이상이 사살됐고,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인 ‘모스크바함’이 격침됐다.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가 스타링크 위성의 도움을 받아 미사일로 모스크바함을 명중시켰다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지난 4월, 중국 ‘현대방어기술지’는 ‘스타링크 프로젝트 발전 현황과 대응에 관한 사고’라는 글을 실었다. 이 글을 통해, 중국의 군사 전문가들이 스타링크의 잠재적인 군사적 위험성과 이에 대한 대응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잡지는 중국 항공우주과학산업(CASIC)이 발간하며, CASIC는 주로 중국 공산당의 첨단 미사일 방어 무기체계의 연구개발과 설계를 맡고 있다.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를 통해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추진하는 것과 맞물려 중국 각지에서 또다시 위성 안테나 철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2018년 2월 22일 스페이스X는 첫 시험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렸다. 그해부터 중국 공산당의 각 지방 정부는 위성 안테나 설치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스타링크가 위력을 발휘하자 중국의 각 지방정부가 위성 안테나 철거 운동을 재개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최근 몇 년간 위성 안테나 철거 운동이 스타링크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 스타링크를 막을 수 있을까?

스페이스X는 현재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2027년까지 스타링크 위성 1만2000개를 배치할 수 있도록 승인받은 상태다. 스페이스X는 3만 개를 추가로 발사해 총 4만2000개를 배치할 계획이다.

스타링크는 현재까지 위성 인터넷망을 구축하기 위해 2700개 이상의 위성을 쏘아 올렸고 지난 5월 기준 가입자는 40만 명을 넘어섰다.

중국 문제 전문가인 장톈량(章天亮) 전자공학 박사는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는 이론적으로는 중국 공산당 방화벽을 무력화할 수 있다”며 그 이유로 만리방화벽으로는 스타링크의 신호를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스타링크 신호는 가시 내 전파 전달(LOS propagation, line-of -sight propagation) 방식의 마이크로웨이브 신호이기에 방향성이 좋다. 유일한 교란 방법은 수신기와 위성 사이를 정확히 가리는 것인데, 수신기는 여러 위성의 신호를 접수할 수 있기에 모든 위성 신호를 다 막을 수는 없다.”

유명 군사 채널 ‘마크 시공간’의 진행자 마크 박사도 중국 공산당이 스타링크를 교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스타링크의 신호는 Ka/Ku 밴드를 이용한다. 마이크로웨이브 신호는 방향성이 매우 좋다. 가입자 단말기의 수신기는 위상 배열 기술을 채택해 교란하기 어렵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가 줄곧 스타링크 신호를 교란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장톈량 교수는 스타링크 안테나가 과거 위성 안테나와 달리 사이즈가 피자 박스 크기 정도밖에 되지 않고 또 실내 창문 옆에 둘 수 있다면서 “중국 공산당이 위성 안테나를 필사적으로 찾아내려 하지만 찾아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스타링크, 중국 공산당의 만리방화벽을 무력화할 수 있을까?

중국 당국은 기술적으로는 스타링크를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중국인이 실재로 스타링크를 사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마크 박사는 “스타링크가 각국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개시하려면 해당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중국 공산당은 스타링크 인터넷을 군사용 통신기술로 간주하고 있어 스타링크에 라이선스를 발급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스페이스X는 과연 2023년 중국에 스타링크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을까? 마크 박사는 “머스크는 상하이에 대규모 테슬라 공장이 있어 상업적 이익 때문에 스타링크 서비스를 당분간 중국에서 개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머스크는 2015년 중국 공산당이 스타링크 위성을 요격해 격추할까 우려된다고 말한 바 있다. 장톈량 박사와 마크 박사는 중국 공산당이 위성을 요격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일부 중국 공산당 언론과 전문가들은 스타링크가 매우 위험하다며 격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마크 박사는 “이는 중국 공산당의 신기술에 대한 두려움과 국제 규범을 무시하는 광기를 드러낸 것”이라며 그들이 스타링크를 두려워하는 이유를 하나 더 제시했다.

“스타링크는 위성의 수가 많기 때문에 대규모로 격추하기에는 현재의 기술로는 전혀 불가능하다. 게다가 머스크가 스타링크 위성을 발사하는 비용은 중국 공산당이 위성을 격추하는 비용보다 훨씬 적다.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은 현재 교란하고 파괴하기가 어려워 중국 공산당으로서는 큰 골칫거리다.”

초기의 스타링크 위성 네트워크는 일부 지역에서 지상 수신국의 중계가 필요하지만 위성의 수가 증가하고 2021년 중반 이후부터 레이저통신 기능을 추가한 위성을 궤도에 배치하면서 위성간 통신이 가능해 지상국 수를 줄일 수 있다.

중국 국영 우주항공 기업인 ‘중국항천과기그룹(CASC)’과 ‘중국항천과공그룹(CASIC)’도 스타링크와 유사한 ‘훙예성좌(鴻雁星座)’와 ‘훙윈(虹雲) 프로젝트’ 저궤도 글로벌 통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두 기업은 모두 ‘미사일 기술 확산에 종사한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