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주 전 대만 총통, 중공 대만업무 책임자 쑹타오 회견

최창근
2023년 03월 31일 오후 1:57 업데이트: 2023년 05월 25일 오후 3:49

‘성묘’를 명분으로 중국 순방 중인 마잉주(馬英九) 전 대만 총통이 중국 공산당 대만 업무 책임자를 만났다.

3월 30일 마잉주 전 총통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쑹타오(宋涛) 중국 공산당 중앙 대만판공실 주임위원(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위원)과 회견했다. 쑹타오는 외교관 출신으로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統一戰線)기구인 중앙 대외연락부 부장을 지낸 후 대대만 업무 책임자가 됐다.

쑹타오는 지난 3월 27일 중국을 방문한 마잉주 전 총통을 만난 현직 중국 최고위 관리다.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는 중국은 수도 베이징으로 마잉주 전 총통을 불러들이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판단하에 우한으로 고위 당국자를 파견한 것으로 해석된다.

회견에서 마잉주 전 총통과 쑹타오 주임은 양안(兩岸)관계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마잉주 전 총통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은 반드시 교류를 유지하고 공동으로 협력해야 한다. 전력을 다해서 전쟁과 충돌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2컨센서스(91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의 기존 정치적 기초 위에서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추진하고, 양안의 항구적인 평화와 번영을 촉진하며, 양안 중국인의 복지를 향상하며, 함께 중화 진흥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안이 반드시 대화를 해야 하며, 대화를 통해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쑹타오 주임은 “양안 동포 일가친척은 1992컨센서스(92共識)를 견지하고 양안 관계의 평화로운 발전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양안 동포 혈육의 정과 복지를 끊임없이 증진하고, ‘대만독립’ 분열 활동과 외부세력의 간섭을 결연히 반대하며, 함께 대만해협의 평화·안정과 중화민족 전체의 이익을 수호하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기 위해 단결·분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잉주 전 총통, 쑹타오 주임은 1992컨센서스에 기반하여 양안 관계 평화적 발전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컨센서스가 있었다. 다만 두 사람의 강조점은 차이가 있다.

마잉주 전 총통은 ‘전쟁 반대’ 쑹타오 주임은 ‘대만 독립, 미국 개입 반대’에 각각 방점을 찍었다. 마잉주 전 총통은 중국의 무력 개입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고 주장했고, 쑹타오 주임은 현 집권 민진당의 반중친미 성향, 미국의 대만 문제 개입이 양안 문제의 핵심이며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쑹타오 주임은 또 시진핑 주석이 마잉주 전 총통에게 보낸 안부 인사를 전하면서 시 주석이 마잉주 전 총통이 양안 관계 발전을 위해 중요한 공헌을 한 사실을 평가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잉주 전 총통은 시진핑 주석의 안부 인사에 사의를 표한 뒤 “양안 동포들은 모두 중화민족에 속하므로, 손을 잡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잉주는 현직 총통이던 지난 2015년, 시진핑과 싱가포르에서 만나 양안 분단 후 첫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한편 전직 ‘중화민국 총통’ 신분으로 중국을 찾은 마잉주는 대만의 공식 국호인 ‘중화민국(中華民國)’의 공식 직함인 ‘총통(總統)’ 등을 공식석상에서 언급하고 있다. 다만 CCTV 등 관영 매체에서는 해당 장면을 송출하고 있지 않고 있다. 중국 측에서는 ‘전 총통’이라는 공식 직함 대신 ‘선생(先生‧Mr.)’ 혹은 ‘대만지구 지도자(領導人)’ 등으로 호칭하고 있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의거하여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만이 전 중국 유일 합법정부임을 강조하는 중국으로서는 중화민국(대만)의 공식 직책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