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서 ‘독립 민간재판소’ 개최…中 강제 장기적출 증언 잇따라

윤슬이 기자
2019년 04월 12일 오전 1:10 업데이트: 2019년 10월 27일 오전 9:00

중국의 강제 장기적출 문제를 다루는 독립 민간재판소가 지난 6일과 7일 런던에서 열렸다. 재판에서는 장기 이식을 위해 무고한 사람들이 대량으로 살해되고 있다는 세계 각지의 증언이 쏟아졌다.

독립 민간 재판은 세계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의제를 다루는 재판으로, 지금까지 이란, 베트남, 북한의 인도적 범죄 등을 다루며 세계 각지에서 열려 왔다.

이틀간 열린 이번 재판에는 연구자, 저널리스트, 의료 전문가 및 수감을 경험한 사람 등 수십 명이 출석했다. 이들은 중국 공산정권이 파룬궁 수련자와 소수민족인 위구르인 등 당국의 박해 대상이 된 사람들을 구속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장기이식 사업을 위해 장기를 강제로 적출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유밍(비디오 속 인물)은 자신이 중국 감옥에서 고문을 당하면서 겪은 상처를 보여줬다. 그의 증거는 2019년 4월 6일 비디오를 통해 제시됐다. | endtransplantabuse.org

“신체검사 후 수용시설에 돌아오지 않아”

‘중국 당국에 의한 국가 차원의 장기 수탈 문제’에 대한 민간 재판은 지난해 12월 처음 열렸다. 변호사, 의사 등으로 구성된 배심원 7명은 중국에서 강제적인 장기 적출이 행해지고 있으며 그 대상이 죄수로부터 점점 무고한 사람들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최종 판결 전에 잠정 결과를 공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의장은 “장기 수탈 문제가 하루빨리 전 세계에 알려져 죄 없는 사람들을 위험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중국 공산당에 의한 강제 장기적출은 캐나다 인권 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와 전 캐나다 국무장관 데이비드 킬 고어의 보고서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들은 2006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조사 보고서를 발표해 종교 및 정치인사들이 동의 절차도 없이 산채로 장기를 적출당하고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구금돼 있는 파룬궁 수련자들이라고 밝혔다.

이번 재판은 이 문제에 대해 세계 최초로 공개 검증을 하게 된다. 의장은 옛 유고 국제 전범 법정에서 검찰관을 지낸 제프리 나이스 경이며 변호사와 의사 6명이 배심원 역할을 맡는다.

배심원 중 한 명인 런던의 변호사 하미드 사비는 “중국 위생부와 재영 중국대사관 직원을 중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재판에 참여할 것을 요구했지만 답변은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구금당했다 풀려난 사람들은 수용시설에서 혈액검사나 각종 검사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위구르인 투르순 씨(여)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북서부에 있는 수용소에서 고문과 학대를 받았다고 지난해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했다. 지난 7일에 열린 재판에서는 “수용자들은 혈액 검사 및 건강 검진, 초음파 검사 등 정밀 건강 진단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 인권 및 종교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테러 위협에 대항한다는 명목으로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100만 명 이상의 위구르족, 카자흐스탄인 및 기타 무슬림 소수파 사람들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투르순 씨는 2017년 4월, 각종 심문과 고문을 받은 이후 수갑을 채우고 포대를 씌워 꼼짝도 못 한 채 병원의 진찰실로 옮겨졌다고 증언했다.

“2회에 걸쳐 팔에서 피를 뽑은 후 혈압을 재고 여러 가지 검사를 했다. 그리고 병원 지하실로 보이는 어두운 방에 끌려갔다. 담당자는 내 옷을 모두 벗기고 가슴 부위에 검사 장치를 달았다. 이마, 어깨, 흉부, 발에 특수한 액체를 바르고 유리기기 안에 들어가 10을 셀 때까지 몸을 구부정하게 굽히고 있도록 강요했다. 기기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너무 무서웠다. 그들이 내 장기를 가져갈지도 모른다, 오늘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장에서 1년 이상 구금된 다른 위구르인 여성도 수감 중 정기적인 혈액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세계 위구르 회의 회장 역시 “위구르인 출신의 수감자들로부터 시설 내에서 다양한 의학 검사가 이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들의 말에 의하면, 검사를 받은 사람은 수용 시설에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데이비드 킬고어(왼) 전 캐나다 하원의원과 데이비드 메이터스 국제인권변호사는 2013년 2월 5일 인권소위에서 중국 불법 장기이식에 대한 7년간의 조사에 관해 증언했다.| Matthew Little/The Epoch Times

의심스러운 데이터 집계

2016년, 데이비드 메이터스와 데이비드 킬고어의 중국 장기이식에 관한 조사 보고서 ‘피로 얼룩진 수확(블러디 하비스트)/대학살: 증보판’은 탐사보도 작가 에단 구트만도 공동 집필자로 합류해 중국 장기이식 원정 사례를 자세히 다뤘다.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중국에서 진행되는 장기이식 수술이 6만 건에서 10만 건에 달하며, 중국 위생부가 발표한 약 1~2만 건과는 큰 차이가 있다.

또한 보고서에 나타난 수술 건수는 인가 병원의 수술 건수에만 한정돼 있으며 허가받지 않은 미인가 병원에서의 수술 건수는 포함되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본인의 의사에 관계없이 장기 제공자가 된 사람들은 중국 정부가 체제 유지의 위협으로 간주하는 위구르인, 티베트인, 가정교회 신자, 파룬궁 수련자들이다.

메이터스와 킬고어는 잘못된 장기이식 실태는 많은 국가에서도 볼 수 있지만, 중국의 경우 국가가 허용하고 국가가 이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라고 보았다.

중국 당국은 공식 장기 기증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 연구자는 “자발적 기증자의 수에는 부자연스러운 점이 있다”고  재판에서 말했다.

전직 에포크타임스 기자였던 호주국립대 대학원생 매슈 로버트슨 씨는 통계학자 레이먼드 힌다 씨와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외과 교수 제이컵 라비 씨의 제안에 따라 중국 장기이식반응시스템(COTRS)의 데이터와 중국 적십자 데이터를 조사했다.

로버트슨 씨는 “중국 적십자사가 공표한 장기 기증 지원자의 총수는 2015년 12월 30일부터 다음 날인 31일 사이에 2만 5000명 늘었다고 한다”면서 “불가사의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현재 과학 잡지의 심사를 받고 있으며 시험버전으로 발표되고 있다.

중국 장기 수탈 문제에 관한 민간 재판은 6월 17일 국제 범죄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 판결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