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 공산당 특권층 자산 해외도피에 비밀 브로커 있었다

위뤄무 특약기자
2020년 01월 7일 오전 11:53 업데이트: 2020년 01월 7일 오후 5:09

중국 특권층이 자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비밀 브로커의 정체가 드러났다.

14억 중국 인구 중에서도 수천 명만으로 구성된 특권층 조직 태자당(太子黨, 중국 공산당 혁명 원로의 자제와 친인척)과 그 주변인물들이 해외에 막대한 재산을 숨기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들이 자본을 해외에 유출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현금성 자산을 직접 운송하거나 모종의 방법을 통해 해외에 이전하는 방법, 다른 하나는 M&A 등을 통해 해외 기업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중국 특권층은 지난 10년간 주로 미국 기업들을 선호해왔다. 이들은 막대한 자금을 홍콩을 통해 돈세탁을 거쳐 해외로 유출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경로는 오랫동안 확인되지 않고 있었다. 중국 특권층이 평소 금융거래를 가명, 익명으로 거래해 왔고 재산투자 과정에서 비밀 브로커와 은밀히 접촉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 브로커의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마이클 쉬(Michael P. Xu)다. 쉬는 그동안 중국 부자들의 해외 자산 도피를 주도해온 핵심 인물로 지목된다. 본명은 쉬펑(許鵬) 혹은 쉬펑(徐鵬)으로 마이클 쉬는 중국 특권층 내부에서 불리는 이름이다.

마이클 쉬는 ‘홍싼다이’(紅三代, 중국 공산당 혁명세대의 손자손녀)로 불리는 특권층 출신으로, 할아버지는 중공군 개국장령을 지냈고 아버지는 현역 장군이다.

그는 20년 전 중공 군부 고위층 가족의 출국 제한을 피하고자 이름과 신분을 위장해 국가유학생 자격으로 미국으로 건너와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의 한 투자회사에서 기업인수 업무를 책임진 임원직을 맡기도 했다.

쉬는 중국의 특권층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친분을 맺어왔다. 현 상무위원 Z의 가족과는 Z 위원이 지방에서 집권할 때부터 밀접한 관계다.

소식통에 따르면 Z의 기밀담당 비서 중 한명이 바로 마이클 쉬의 친척이라고 한다. Z의 가족들은 지방에 재임할 때부터 이미 홍콩과 해외로 자산을 빼돌리기 시작했는데, 대부분 Z의 사위와 마이클 쉬가 홍콩과 싱가포르 통로를 통해 은밀하게 진행했다.

다이샹룽(戴相龍) 전 중국 인민은행 총재, 상푸린(尚福林)중국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 주석,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 등 중국 공산당 지도부 가족들이 미국기업을 인수할 때도 쉬가 직접 관여했으며 중국중야(中冶)그룹, 초상은행(招商銀行), 광둥성의 IT기업들의 미국사업 전략도 쉬가 상당부분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특권층 내부에서는 “쉬가 젊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유능하고 과묵한 데다 기밀을 잘 지키고 일처리가 아주 안정적이다”라고 평가가 나온다. 어린 나이에 외국 유학길에 오르긴 했지만, 집안이 강한 ‘홍색’인 탓에 정치를 잘 알고 소문을 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평소 다른 화교들과 왕래가 드물고 거래처에 대한 정보를 발설하지 않아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점도 특권층이 쉬를 신뢰하는 이유다.

쉬는 미국 내 유대인 커뮤니티와도 가까우며 특히 ‘미국 이스라엘 공공문제위원회(AIPAC)’와 각별한 관계로 알려졌다. 미국 엘리트들만 초청받을 수 있다는 ‘캘리포니아 클럽’에도 드나든다.

쉬의 자금 조달력을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지난 2012년 중국 대형 엔터테인먼트회사 샤오마번텅(北京小馬奔騰, 갤로핑호스)이 영화 ‘아바타’로 유명한 할리우드 특수효과 회사 디지털 도메인(Digital Domain)을 인수할 때의 일이다.

인수비용은 미화 3천만 달러였는데, 담당 파산법원은 반드시 미국 내 자금으로만 인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자금은 홍콩의 M&A전문가인 처펑(車峰)이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마이클 쉬가 조달한 자금이었다.

처펑의 도움요청을 받은 마이클 쉬는 미국과 조세피난처(BVI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긴급 자금을 단시간에 조달해 3천만 달러짜리 기업 인수를 성공시켰다.

마이클 쉬와 처펑, 중국 공산당 지도부 자제인 쩡모씨, 기업인 다이모씨, 국안부 주요 간부 자녀와 중국 인기 여성연예인이 차펑의 개인 자가용 기행기를 타고 출국하고 있다. | 공익 제보=에포크타임스

처펑은 다이샹룽 전 인민은행의 사위로 중국 내 대규모 자산은닉에 자주 연루된 인물이다. 디지털 도메인 인수전 외에도 처펑과 마이클 쉬의 밀월관계는 계속 됐다.

처펑은 마이클 쉬가 주선한 인물을 통해 미국 제너럴 다이내믹스사의 비즈니스 제트기 ‘걸프스트림 G550’을 자가용 비행기로 구매했는데, 이후 이 비행기는 수많은 중국 특권층이 베이징과 홍콩 미국을 오가는 운송수단이 됐다.

미국에서 열린 한 친교 모임에 참석한 마이클 쉬(중앙). 왼쪽 첫번째가 중국해관총서 1인자이고 두번째가 처펑이다. 오른쪽 첫번째와 두번째 인물은 중국 공산당 고위층 L씨의 아들과 딸이고, 세 번째는 중국 공산당 혁명원로의 손녀다. | 공익 제보=에포크타임스
중국의 한 대형 국유기업과 미국기업 간 업무협약 행사에 참석한 마이클 쉬 | 공익 제보=에포크타임스

최근 중국 금융당국은 경기둔화에 따른 외국 자본 유출을 우려하며 자국 민간기업과 개인의 정상적인 자금 흐름마저 통제하고 있다. 그 이면에서는 마이클 쉬 같은 비밀 브로커들이 활개를 치고 특권층은 자금 빼돌리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일부 ‘개선활동’이 보여지기는 한다. 중국 금융계의 황태자로 군림했던 처펑은 지난 2015년 ‘돈 세탁, 부패, 권력투쟁 개입’ 등의 혐의로 체포됐고, 그와 연루된 특권층과 금융계, 재계 인사들도 줄줄이 낙마하거나 체포됐다. 마이클 쉬 역시 몸을 사리며 외부 활동을 철저히 금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권력다툼에서 밀려난 일부 세력의 몰락이지, 특권층의 진정한 반성과 개선은 아니다. 중국 특권층의 부당한 자산 해외유출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