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 발표에 中 보복 “미국인 4명 중국내 자산 동결”

김윤호
2021년 12월 22일 오전 11:18 업데이트: 2021년 12월 22일 오후 1:40

중국 내 자산 존재 여부는 언급 안해

미국이 홍콩입법회 선거 직후 홍콩 주재 중국 관리 5명을 제재하자, 중국이 미국인 4명을 제재하며 맞대응했다.

중국 외교부는 21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인 4명에 대해 중국·홍콩·마카오 방문을 금지하고 중국 내 모든 자산을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하루 전날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은 중국 관리 5명을 홍콩자치법(HKAA)에 따라 제제한다고 밝혔다. 홍콩의 민주주의를 저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이 제재하기로 한 미국인은 미국 정부 산하 독립기구 국제종교자유위원회의 나딘 마엔자 위원장과 누리 터켈 부위원장, 제임스 카 위원, 아누리마 발가바 위원이다.

중국은 이들의 중국 내 자산을 동결한다고 밝혔지만, 이들이 실제로 중국에 자산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중국 외교부도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이 제재하기로 한 중국 관리들은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 소속 부주임 허징, 천둥, 루신닝, 탄톄뉴, 인쭝화 등 5명이다.

이들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며 미국인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본인은 물론 직계 가족은 미국을 방문할 수 없으며 이미 체류 중이라면 비자 연장이 불허된다.

하루 차이를 두고 제재를 주고받았지만, 각국의 명분은 다르다. 미국은 해당 중국관리들이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치권을 해쳤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기존) 제재를 철회하고 신장 문제와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제재와 내정 간섭에 대한 보복성 조치임을 분명히했다.

서로 제재 대상자들이 상대국에 둔 자산을 동결한다고 밝혔지만, 무게감은 상당히 다르다.

중국은 미국을 비롯해 서방 국가를 격렬하게 비난하지만, 중국 공산당과 정부 관리들 대다수가 미국, 호주, 캐나다 등지에 거액의 자산을 빼돌리고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가족과 재산을 빼돌리고 맨몸만 남아 있다고 해서 이들을 가리켜 ‘나관(裸官·벌거벗은 관리)’이라고도 한다.

최근 몇 년 사이의 일도 아니다. 2012년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공직자 윤리감찰기관)가 추산한 중국 내 나관 숫자는 118만 명이다. 이들이 해외에 도피시킨 자금은 당시 기준 2조7천억(약 3213조원)으로 추산됐다.

이번에 중국 외교부가 ‘중국 내 자산을 동결하겠다’고 위협한 국제종교자유위의 마덴자 위원장은 거의 평생 펜실베이니아에서 공직생활을 한 정치인이며, 터켈 부위원장은 위구르 인권운동가다. 다른 두 위원도 중국과는 무관하게 미국에서 인권 관련 활동을 해온 사람들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