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어 EU도, 中 강제노동 제품 수입금지 규제안 마련

한동훈
2022년 09월 13일 오전 8:11 업데이트: 2022년 09월 13일 오전 10:15

유럽연합(EU) 유럽위원회가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 등을 금지하는 규제안을 마련했다. 공산주의 중국을 염두에 둔 조치다.

로이터 통신은 12일(현지시간) 관련 문건을 인용해 유럽의회에서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문제에 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 같은 규제안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 규제안은 강제노동시 수입금지 적용 품목을 신발, 의류, 목재, 생선, 코코아 등으로 제한해, 그동안 유럽의회 의원들이 제안한 내용에 비해 범위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EU는 규제안을 13일 정식 공표할 예정이다. 규제안이 법률로 효력을 발휘하려면 유럽의회, EU 회원국과 세부적인 조율이 필요하다.

규제안은 그 적용 범위가 줄어들긴 했지만 제조, 수확, 추출 등 생산의 모든 단계에서 강제 노동이 사용될 경우 제품 수입을 금지하도록 명시했다.

또한 원산지가 역내인지 역외인지, EU 시장에서 판매·수출되는지와 관계없이, 분야를 따지지 않고 부품까지 포함해 모든 종류의 제품을 대상을 규제 대상으로 삼았다.

다만, 강제 노동이 제조나 가공에 사용됐음을 증명할 책임은 EU 회원국 당국에 있다고 규정했으며, 예비조사를 30영업일 이내에 종료하도록 했다.

특정 지역에서 강제 노동이 이뤄질 위험성, 특정 제품에 국가 당국이 부과한 강제동이 투입되는 위험성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일반 공개할 예정이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강제 노동 문제가 끊이지 않는 것은 166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이 지역이 중국 전체 면적의 6분의 1을 차지하며 엄청난 농업 생산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면화 생산국이며, 중국의 면화 생산량 절반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차지한다.

중구 공산당은 자치구 주민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면화를 생산하도록 하는 대신 무력을 내세워 고혈을 쥐어짜는 쪽을 선택했다.

지난해 3월 EU,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은 신장 생산건설병단 당 위원회 서기, 신장 공안국장 등 신장 위구르족을 탄압해온 신장 지역 공산당 간부들을 제재하기로 했다.

생산건설병단은 마오쩌둥 시절 지방 개척·건설을 목적으로 창설된 준군사조직이다. 1950년대 변방 지역에 주둔하던 인민해방군에 변경 치안유지 임무와 함께 지역개발 사업을 맡기며 시작됐다.

한때 생산건설병단은 12개까지 늘어났으나 모두 해체됐고, 1970년대에 신장 생산건설병단만 부활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신장 생산건설병단은 2018년 기준 소속인원만 310만 명으로 신장인구의 12%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관리들은 위구르족, 현지 파룬궁 수련자 등을 대상으로 한 인권탄압을 주도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지난 6월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 시행에 들어갔으며 이에 따라 신장 위구르 자치주에서 강제 노동으로 생산한 제품을 수입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