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산케이 “대만의 젊은 파룬궁 수련자, 자유·민주주의 지키려 투표”

류지윤
2020년 01월 20일 오후 6:27 업데이트: 2020년 01월 21일 오전 9:09

지난 11일 대만 총선에서 여당인 민진당 후보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이 승리한 가운데, 일본 산케이 신문이 대만 젊은층 유권자 인터뷰를 통해 이번 선거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기사를 게재했다.

산케이 신문은 16일 대만 타이베이 특파원 리포트 ‘대만에 살다(台灣に生きる)’를 통해 “투표에 무관심했던 젊은 유권자가 대만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표했다”고 전했다.

‘대만에 살다’는 중국 출신으로 일본에 귀화한 외교부 차장 출신인 야이타 아키오(矢板明夫)가 대만 특파원으로 지내며 기고하는 코너다. 중화권 정치권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이 돋보인다.

신문은 대만 국립 정치대 대학원생인 위이청(余以澄·24)씨를 인터뷰했다. 위씨는 중국에서 금지된 수련법인 파룬궁을 수련하는 대만인이다.

위씨는 4년 전 총통 선거 때는 투표권이 있었지만 기권했다. 정치에 흥미가 없어 누가 되도 상관없었기 때문이다. 파룬궁을 수련하게 된 것 역시 자연스러운 결정이었다.

어머니를 통해 어려서부터 기공수련을 접한 그는 성장하면서 자신도 기공수련을 해보고 싶었고, 대만에서 배울 수 있는 수많은 수련법 중에 한 가지를 택한 것이 파룬궁이었다. 이후 대학교로 진학한 후에도 파룬궁 동아리 활동을 했다.

위씨는 파룬궁을 수련한다고 해서 특별히 어떤 정치적인 입장을 갖거나 사회제도에 관해 주장을 하지 않았다. 다만 박해가 잘못됐다는 정도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지난 4월 홍콩에서 겪은 일을 계기로 생각이 바뀌게 됐다. 여러 차례 홍콩을 오갔던 위씨는 이번에도 별다른 걱정 없이 홍콩에 입국했다. 그러나 입국수속을 하던 중 별실로 연행됐다. 그곳에는 사람들 수십 명이 모여 있었다. 모두 파룬궁 수련생들이었다.

위씨에 따르면, 홍콩 경찰이 수련생들을 향해 위압적인 태도로 “강제 송환하겠다. 이에 불응할 경우 바로 구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위씨는 여러 번 홍콩을 방문해 중국 정권의 파룬궁 탄압에 대한 항의 활동을 해왔지만, 별다른 문제 없이 입출국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으며 “일국양제란 지켜지지 않는다. 홍콩은 완전히 중국의 관리하에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그제야 중국 공산정권이 2019년 초부터 ‘대만 문제 해결’, ‘일국양제 방안’, ‘중국과 대만 통일’ 등을 언급했으며, 대만 야당인 국민당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보였음이 생각났다.

그는 “국민당 정권이 탄생하는 생각만 해도 겁이 났다”면서 “이번 총통 선거는 민주정치와 독재정치와의 싸움이었다. 민주정치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산케이 신문은 위씨가 수련하는 파룬궁에 대해 “중국 길림성 출신의 리훙즈(李洪志)씨가 1990년대 초 창시한 기공 수련법으로 금세 영향력이 커졌다”며 “중국 당국의 추정에 따르면 1998년 중국 내에서 7천만명이 배웠고, 공산당과 군에서도 배우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공산정권이 99년 파룬궁을 사교로 규정해 탄압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덧붙여 “중국 각지에서 파룬궁 수련자가 잇따라 구속·체포되고, 고문과 학대 사례가 적잖다”며 “중국 당국의 파룬궁 탄압은 여러 국제조직과 인권단체의 비난을 받아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