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윈난성 ‘돼지열병’ 재발생…“수백만 마리 살처분” 추산

이윤정
2021년 03월 6일 오후 2:44 업데이트: 2021년 03월 6일 오후 2:44

중국 윈난성 푸닝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재발생했다.

중국 농업부는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윈난성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견된 후 새끼 돼지 36마리가 살처분됐다며 이는 올해 아시아에서 발생한 세 번째 사례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축산업 전문가 사이먼 퀼티는 중국 정부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올해 중국에서 이미 돼지 수백만 마리가 살처분됐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는 “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변종 바이러스 때문”이라며 “지난 6~8주 동안 변종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암퇘지 7백만~8백만 마리가 죽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2018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후 지속해서 새로운 사례가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 당국은 윈난성 외에도 최소 2건의 ASF 발생 사실을 공식 통보했다. 

1월 21일 광둥성 메이저우시는 한 대규모 양돈업체에서 신형 ASF 바이러스가 출현해 살찐 암퇘지 1천여 마리가 감염됐다는 통지를 냈다.

다른 한 건은 홍콩에서 발생했지만, 홍콩의 돼지는 모두 중국에서 온다. 홍콩 어농자연보호국(AFCD)은 2월 초 위안랑의 한 양돈 농가에서 ASF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후 이 양돈장의 돼지 수송이 중단되고 남아 있던 돼지 3천 마리를 도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소비국이지만 2018년 돼지열병 발생 이후 양돈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로이터 통신은 조사 결과 중국이 체계적으로 돼지열병 발병 사실을 은폐·축소해 ASF가 빠르게 확산했다고 보도했다.

축산업계에 따르면 2018~2019년 발생한 돼지열병으로 중국에서 사육돼지 4억4천만 마리 중 절반 이상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양돈 시장은 ¼ 규모로 축소됐다. 

라보리서치의 2019년 4월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18년 약 7억 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했고 2019년 돼지고기용 사육 두수는 1억5천만~2억 마리 감소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 독일에서도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 미국에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올해 미국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보다 25% 이상 상승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인간에겐 무해하지만 돼지에겐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고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데다 백신도 개발돼 있지 않다.

따라서 돼지열병 방역에 실패하면 육류 공급 차질로 그 피해가 양돈업뿐 아니라 식품산업 및 외식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