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세 할머니, 손자와 함께 7년 여정…美 국립공원 63곳 정복

루이스 챔버스(Louise Chambers)
2023년 07월 14일 오후 5:10 업데이트: 2024년 02월 3일 오후 11:45

10년 가까이 소원하게 지내던 90대 할머니와 40대 손자가 미국 전역에 있는 국립공원 63곳을 모두 방문하는 장대한 여정을 함께 완수했다. 여행 기간만 장장 7년. 이 과정에서 할머니는 자신만의 역사를 써 내려갔다.

지난 5월 16일(현지 시간) 올해 93세 조이 라이언 할머니는 미국 내 모든 국립공원을 방문한 최고령 여행자 기록을 세웠다. 조이 할머니의 손자이자 수의사인 브래드 라이언(41)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이 이른바 ‘국립공원 여행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것은 자연을 좋아하는 취향이 일치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진 = 브래드 라이언 씨 제공
사진 = 브래드 라이언 씨 제공

프로젝트의 시작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여든 살의 조이 할머니와 손자 브래드는 가까운 공원을 산책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조이 할머니는 아무렇지도 않게 툭 말을 꺼냈다.

“살면서 대자연을 더 많이 보았으면 좋았을 텐데… 나는 태어나 산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단다.”

평소 할머니의 취미는 TV에서 방영해 주는 여행 다큐멘터리 시청이었다. 일평생 대리만족에 그쳐야만 했던 할머니의 말에 마음 아팠던 손자는 5년 뒤인 2015년, 할머니를 여행에 초대했다. 할머니 나이 여든다섯 되던 해였다.

한 세기를 거의 다 살아가는 나이, 할머니는 여행을 떠나기 전 건강이 좋지 않아 손자의 걱정을 샀다. 그러나 여행을 시작하면서 되려 건강이 회복됐다. 여행 자체가 할머니에게 삶을 향한 애정을 되살려준 것. 처음에는 짧은 주말여행을 계획했던 손자는 85세 할머니가 힘차게 산을 오르는 모습을 보며 더 많은 모험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 브래드 라이언 씨 제공
사진 = 브래드 라이언 씨 제공
사진 = 브래드 라이언 씨 제공

그렇게 두 사람은 2015년 9월 그레이트스모키 마운틴 국립공원을 시작으로 미국의 모든 국립공원을 여행하기로 결심, 7년 하고도 반년을 더 여행했다.

브래드는 “미국 국립공원 63곳 전부를 방문하기로 한 것은 미국의 숨은 구석구석을 더 깊숙이 탐험하고자 하는 마음이 똑같았던 할머니와 내가 함께 세운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보다 약 98배 정도 넓은 나라 미국의 국립공원은 아름답고 경이로운 경관을 자랑하는 명소다. 동시에 세계를 바라보는 창이기도 하다. 브래드는 “할머니는 당신이 평생을 살아온 미국 산골 마을에 머물렀다면 결코 만나지 못했을 세계 곳곳의 사람들과 친구가 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조이 할머니는 손자가 국립공원 63곳 표지판 앞에서 전부 사진을 찍어두었기에 망정이지, 자신조차 자신의 지나온 발자취를 믿기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조이 할머니는 “나처럼 작은 시골 마을에서 온 여성이 이런 소동을 일으킬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내 기분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자랑스러움’이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이에 브래드는 아흔 살이 넘은 나이에 알래스카의 3급 급류에서 래프팅을 즐겼던 할머니는 꿈을 이루기에 나이가 결코 많지 않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사진 = 브래드 라이언 씨 제공
사진 = 브래드 라이언 씨 제공
사진 = 브래드 라이언 씨 제공

이와 함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조이 할머니와의 여행 수기를 공유했다. 할머니가 조수석에 앉은 차량의 운전대를 잡은 것이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었다는 브래드는 “우리는 노화의 한계에 도전했다. 재정적, 물리적인 제약도 극복했다. 심지어 팬데믹도 이겨냈다”고 회상했다.

사실 브래드의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브래드와 조이 할머니는 10년 동안 서로 떨어져 지내야 했다. 브래드는 “자연이 가장 강력한 화해와 치유의 현장이었다”며 여행을 통해 다시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아픔도 있었다. 조이 할머니의 맏아들, 다시 말해 브래드의 아버지는 안타깝게도 지난 5월 세상을 떠났다. 조이 할머니와 브래드의 여행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그럼에도 조이 할머니와 브래드는 서로 함께하며 자신들의 경험에서 얻은 값진 교훈을 알리는 데 힘썼고, 마침내 적도 이남 미국령 사모아 국립공원에서 여행의 대단원을 마무리했다.

사진 = 브래드 라이언 씨 제공
사진 = 브래드 라이언 씨 제공

마침 5월은 미국 노인의 달이었다. 두 사람은 미국 고령화관리국(Territorial Administration on Aging)으로부터 인증서를 받았다. 브래드는 세대 간 연결의 가치를 주제로 연설하기도 했다.

“물론 노화라는 현상에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선택과 의지에도 그만큼의 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할머니는 가르쳐 주셨습니다. 93세이든 39세이든, 인생은 바로 지금 이 순간 일어나고 있습니다. 당신이 몇 살이든 상관없습니다. 눈을 뜨고 인생에 존재하는 가능성을 발견하세요.”

미국의 모든 국립공원 방문을 마친 할머니와 손자는 이제부터 7대륙을 여행할 계획이다. 이들은 이달 다큐멘터리 채널 내셔널지오그래픽과의 탐험을 위해 아프리카 케냐로 떠난다.

지금부터 조이 할머니와 손자 브래드의 모험이 담긴 사진들을 함께 감상해 보자.

사진 = 브래드 라이언 씨 제공
사진 = 브래드 라이언 씨 제공
사진 = 브래드 라이언 씨 제공
사진 = 브래드 라이언 씨 제공
사진 = 브래드 라이언 씨 제공
사진 = 브래드 라이언 씨 제공
사진 = 브래드 라이언 씨 제공
사진 = 브래드 라이언 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