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전 CIA 요원, 中 정보기관에 기밀 유출 혐의 인정

한동훈
2024년 05월 27일 오전 11:05 업데이트: 2024년 05월 27일 오전 11:05

FBI, 중국과 관계 알아채고 함정 수사 끝에 증거 확보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출신의 중국계 미국인이 간첩 혐의를 인정했다.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재판을 받던 언어학자 알렉산더 육칭 마(72)가 전날 유죄를 인정했다고 25일(현지시각) 미 CNN, AP 등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연방수사국(FBI) 위장 작전에 걸려든 마가 지난 2001년 익명의 공모자와 함께 수만 달러를 받고 중국 공산당 산하 국가안정부 정보원에게 국방 관련 정보 등을 넘긴 혐의로 기소됐다.

법무부는 그가 CIA 정보원에 관한 정보, 공작 작전 사례, 비밀 통신 방법 등이 담겨 있었으며 “마는 해당 정보들이 미국에 해를 입히거나 중국에 이익을 주는 데 사용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홍콩 출신으로 1968년 하와이로 이민한 마는 1975년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으며 1982년부터 1989년까지 CIA 요원으로 근무했다. 이 기간 최고 등급의 기밀에 접근할 권한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는 CIA 요원을 그만두고 2001년 중국 상하이로 이주했으며 이 무렵 중공 측에 정보를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이후 하와이로 돌아와 FBI 호놀룰루 지부에서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언어학자로 근무했다.

그러나 이는 FBI 함정 수사였다. 법무부에 따르면, FBI는 그와 중공 정보기관과의 관계를 알아낸 후 수사 계획의 일환으로 그를 고용해, 중국과 접촉하는 등의 활동을 감시할 수 있도록 외부에서 일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마는 FBI가 감시하는 줄도 모르고 자신의 디지털 카메라를 FBI 사무실로 가져가 민감한 문서를 촬영한 후 중국에 있는 자신의 담당 정보원에게 전달하는 행위를 여러 차례 반복하다가 덜미가 잡혔다.

마는 최고 종신형까지 받을 수 있었으나 혐의를 인정하고 검찰과의 형량 협상에 동의함으로써 오는 9월 선고공판에서 10년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