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전략대화 재개…대통령 올림픽 초청·정상회담도 다룰듯

최창근
2021년 12월 23일 오후 1:17 업데이트: 2021년 12월 23일 오후 5:21

4년 반 만에 한중 전략대화 재개
종전선언·정상회담 등 의제 예상

한중 전략 대화가 재개된다. 12월 23일 오후 4시,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과 러위청(樂玉成)중국 외교부 부(副)부장은 화상회의 방식으로 제9차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가질 예정이다.

이번 전략 대화는 지난 9월 15일, 방한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가급적 연내에 전략대화를 재개하자” 요청했고 한국 정부도 화답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최종건 차관의 파트너 러위청(樂玉成)은 외교부 내 정무·기획조정·유럽지역을 관할한다. 5인의 부부장 중 당 위원회 서기인 치위(齊玉) 부부장에 이은 서열 2위이다.

한중 차관 전략 대화 에서는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는 한중 양국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방안, 한반도 정세, 기타 지역 및 국제 정세를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6·25전쟁 종전선언, 베이징 동계올림픽, 한중 정상회담도 핵심 의제로 거론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12월 21일, “한중 간 고위급 인사 교류 문제는 전략대화의 중요 의제 중 하나로 다뤄질 것이라고 본다. 양국 정부는 고위 인사 교류가 관계 발전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개최를 비롯하여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 파견 등을 논의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외교가는 이번 전략대화가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가 임박한 시점에 이뤄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파이브아이즈(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기밀 정보 공유동맹)’ 국가들이 동참하는 등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이 현재 진행형인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의 강력한 참석 요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외교적 보이콧 공식 참여 요청은 없었고 내부 검토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최종건 차관이 “직전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히는 등 사실상 ‘보이콧 불참’에 무게를 두고, 정부 대표단 격을 고심하는 모양새다.

문재인-시진핑 정상회담 성사도 관건이다. 올림픽 개회식 직전인 내년 1월, 화상 회담 형식으로 한중 정상회담 개최설도 제기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를 통해 공식 초청장을 문 대통령에게 제시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2월 21일, 일본 닛케이신문(日經新聞)이 “중국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 공식 초청장을 발송했다” 보도 했지만 한국 정부는 부인했다. 청와대는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 여부에 대해 “건설적 논의가 있기를 바란다”는 원론적 답변을 했다. 중국 외교부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무언(無言)의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2017년 6월 임성남 당시 외교부 제1차관과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常務) 부부장이 만난 이후 지금까지 열리지 못했다. 미·중 갈등이 심화 되고 내년 글로벌 공급망 문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 문제, 대만 문제 등이 대두된 시점에 한·중 간 전략대화가 재개되는 것이어서 실제 어떤 논의가 오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