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백악관 고위 관리 “중공, 中 제외한 다른 모두가 패배하는 세계 추구”

앤드루 쏜브룩
2023년 08월 3일 오후 4:45 업데이트: 2023년 08월 7일 오후 4:56

“중국 공산주의 정권은 세계 질서를 무너뜨리고 민주적 삶의 방식을 파괴하기 위해 우리의 핵심 기술 분야를 장악하려고 한다.”

전 미국 백악관 고위 관리가 한 말이다.

지난 8일(현지 시간) 보수성향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공산당이 경제 정책을 이용, 전 세계적으로 반자유주의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중국공산당은 우리 삶의 방식을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문을 연 오브라이언은 “중국은 우리가 가진 자유를, 우리 삶의 방식을, 나아가 세계가 조직되는 방식을 바꾸려고 한다. 그리고 이는 위험하다”고 말했다.

오브라이언은 중국공산당 정권이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민주주의 국가의 영향력을 뿌리 뽑고 작은 국가를 강압하는 외교적, 경제적 수단을 구축하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윈-루즈(Win-Lose)’ 싸움을 원하는 중국공산당

오브라이언은 중국공산당이 근본적으로 자유주의 시장 경제를 파괴함으로써 공산주의를 전 세계에 수출하려는 ‘윈-루즈’ 경쟁을 추구한다고 했다.

“중국은 겉으로는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을 목표로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으나, 실제로는 한쪽이 지고 다른 한쪽이 이기는 ‘윈-루즈’를 원한다. 중국이 이기고 다른 모든 국가는 지는 게임을 원하는 것”이라고 오브라이언은 설명했다.

오브라이언에 따르면 “시진핑의 눈에 중국이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모든 국가가 패배하는 길 뿐”이기 때문이다.

이에 오브라이언은 중국공산당의 약탈적 정책이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서서히 약화하는 동안 미국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활용해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계속해서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진정한 동맹국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진정한 동맹국이 없다”는 게 오브라이언의 진단이다.

“중국은 동맹을 사고, 빌린다. 중국에 진정한 동맹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은 동맹이 있다.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자유, 법치, 자유시장에 대한 가치와 신념을 공유하는 동맹이 있다.”

오브라이언은 또 혁신성과 창의성을 지속적으로 육성해야만 미국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들이 중국공산당에 맞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유로운 세계, (다시 말해)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장 강력하면서도 중요한 분야는 기업가 정신과 혁신, 새로운 아이디어다. 자유는 이러한 기업가 정신을 낳는다. 우리는 혁신을 통해 우리의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 우리나라 파주 훈련장에서 주한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스트라이커대대와 대한민국 육군이 연합 공중강습과 통합기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Jung Yeon-je/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지적재산 탈취에도…중국 서포트하는 미국 기업들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중국공산당 정권이 미국의 지적재산을 체계적으로 훔치기 위해 사회 전반에 침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행위를 가리켜 FBI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부(富)의 이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오브라이언은 “중국은 말 그대로 우리에게서 수조 달러를 훔쳤다”고 단언했다.

“이것은 어느 쪽의 삶의 방식이 지배할 것인가에 관한 경쟁이다.”

폴 로젠 미국 재무부 투자안보 담당 차관보에 따르면, 미국은 수년간 지속적으로 지적재산을 도난당했음에도 민감한 미국 기술이 중국으로 계속 이전되는 것을 막는 데 필요한 장치를 개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5월 열린 미국 상원 은행주택도시위원회 청문회에서 로젠 차관보는 “현재 미국의 민감하고 가장 중요한 전문 기술이 (중국에) 흘러가는 것을 효과적으로 방지하는 도구가 없다고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안보 측면에서 일부 공백이 생길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로젠 차관보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의 안보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로젠 차관보의 발언은 지난해 의회에 제출된 전문가의 증언을 사실로 확인해 준 것으로, 당시 제출된 증언에는 중국공산당이 전 세계적으로 자유시장경제에 반하는 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방어할 적절한 비안보 수단이 부족하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해당 위원회의 의장을 맡은 셰로드 브라운 민주당 상원의원은 “미국은 수십 년 동안 자국민의 이익을 희생하면서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정책 시스템을 육성했다”고 비판했다.

브라운은 미국이 자국민 복지보다 기업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원인을 찾았다. 예컨대 미국 벤처 캐피털 기업이 미국의 자본으로 중국군의 군사무기 현대화를 지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정책이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고, 결과적으로 미국이 중국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브라운은 “미국 정책 입안자들은 기업들이 미국 노동자 수백만 명을 해고하고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을 쓸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1990년대 중국에 영구적 최혜국 지위를 부여했다”고 꼬집었다. 브라운에 따르면, 이후 역대 미국 행정부는 중국에 유리한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 실패했다.

그는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중국과 다국적 기업들의 비위를 맞춰주는 정책을 시행하며 노동자들을 실망하게 했다. 이러한 정책은 지역사회를 파괴하고 미국의 제조업 기반과 국제 경쟁력을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