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16?’ 대만 국민당 지지율 부진 허우유이 총통후보 교체론…궈타이밍 물망

최창근
2023년 06월 23일 오후 2:55 업데이트: 2023년 06월 23일 오후 2:55

2024년 1월 13일 총통‧입법원 동시 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제1야당 국민당 후보가 지지율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후보 교체론도 나온다.

‘연합보’ ‘중국시보’ 등 대만 매체들의 6월 22일 자 보도를 종합하면, 국민당 대선 후보 허우유이(侯友宜) 교체설이 힘을 얻고 있다. 허우유이가 집권 민진당 후보 라이칭더(賴淸德) 부총통은 물론 제2야당이자 입법원 원내 5석의 소수정당인 대만민중당 커원저(柯文哲) 후보에게도 지지율이 밀리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24시간 뉴스채널 TVBS가 지난 6월 14∼16일, 20세 이상 성인 1080명을 대상으로 한 유·무선전화 조사에서 커원저 후보가 33%의 지지율로 오차범위 내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는 30%의 지지율로 2위를 기록했고,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는 23%로 3위로 내려앉았다.

이를 지난달 17∼18일 실시한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커 후보는 10%포인트 급상승했고, 라이 후보도 3%포인트로 상승세였으나 허우 후보는 7%포인트 하락한 점이 두드러졌다.

애초 라이칭더-허우유이 2강(强), 커원저 1약(弱)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됐던 것에 비하면 이변이라 할 수 있다.  현 상태가 끝까지 유지될 경우 허우 후보의 승리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국민당 지지 성향 유권자의 61.42%가 허우유이 후보를 지지한 데 반해 19.16%는 커원저 후보를 지지했다. 국민당 지지층에서 민중당 커원저 후보 지지가 늘고 있다.

이 속에서 국민당 후보 지명에서 고배를 마신 궈타이밍(郭台銘) 폭스콘 창업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만 최고 부호인 그는 2020년 총통 선거를 앞두고 폭스콘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 국민당에 전격 입당, 총통 후보 경선에 도전했지만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도 국민당 경선에서 패했다.

이런 가운데 대만 정권 교체를 갈망하는 중국은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 당선을 가장 선호하고 있지만, 차선책으로 민중당 커원저 후보를 선택하여 지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중 노선의 허우유이 후보가 승산이 없는 상황에서는 대만 독립론자인 라이칭더에 비해 중도적·중립적 입장인 커원저가 나은 대안이기 때문이다.

국민당 후보 교체가 현실화될 경우 2016년 총통선거의 재판이 된다. 당시 국민당은 8선 입법위원 출신의 훙슈주(洪秀柱) 당 주석을 대선 후보로 지명했다. 다만 선거 과정에서 훙슈주 후보의 지지율이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에게 20%포인트 이상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후보 교체라는 극약 처방을 했다. 신베이(新北) 시장이던 주리룬(朱立倫) 현 국민당 주석이 교체 후보로 선거에 나섰지만 31.1%를 득표하여 56.1%를 얻은 차이잉원에게 참패했다.

후보 교체가 쉽지는 않다. 궈타이밍 창업자가 대타로 나선다 해도 허우유이 후보보다 경쟁력이 강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무엇보다 최근 세 번의 선거에서 두 번이나 후보를 교체하는 기록을 남기는 것도 국민당으로서는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