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이란 ‘반미연대’ 중공의 꿈, 실제로는 동상이몽

양웨이(楊威)
2021년 04월 12일 오후 2:38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17

대미 공세를 전면적으로 펼치고 있는 중공은 ‘동맹’들을 끌어들여 반미(反美) 연대를 구축하려 했지만, 결국 홀로 반미 전선 선봉에 나서게 됐다.

러시아·북한·이란은 표면적으로는 중공의 반미 공세에 동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중공을 전면에 내세워 자국의 이득을 취하려 한다.

중공은 이 세 나라를 이용해 미국에 문제를 일으키려 했지만, 막상 판을 벌인 건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깨달았을 것이다. 이른바 동맹국들은 비록 움직이긴 했지만, 미국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면서 자국의 이익 챙기기에 바빴고, 중공만 미국을 향해 강도 높게 도발했다. 결국 중공이 ‘동맹국’에 이용당한 꼴이 된 것이다.

중공 고위층도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느꼈을 것이고 다른 대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공은 오히려 국제적으로 고립됐다

공산당 기관지 신화통신은 지난 7일 시진핑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통화했다고 전했다. 중공은 독일을 서방 진영에서 가장 약한 고리로 여겨왔다. 중공 고위층은 대외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이를 때마다 국제적으로 고립되지 않았음을 과시하기 위해 독일 총리와 통화했지만, 그 성과에 대해서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이번 통화도 마찬가지다. 중공이 미국·유럽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은 다시 한번 독일에 기대를 걸었다. 신화통신은 주로 시진핑이 밝힌 내용을 전달했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독일과 유럽이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중국은 중국의 새로운 개방과 성장이 가져다주는 기회를 독일을 비롯한 각국 기업과 공유하고 싶다. 독일이 개방을 유지하고 양국 기업의 상호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더 많은 편리를 창출하기를 바란다.”

“유럽연합(EU)이 독립적으로 정확한 판단을 내려 전략적 자율을 실현하기를 바란다.”

“독일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함께 백신의 공평하고 합리적인 분배를 촉진하고 싶다.”

시진핑은 독일·유럽이 미국과 연대해 중공을 압박하기를 원치 않는다. 따라서 중공은 계속해서 독일 기업에 먹지도 못할 ‘그림의 떡’을 던져주고, 또 독일과의 백신 협력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신화통신은 “메르켈 총리는 유럽이 대외 관계에서 자주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독일은 적어도 중공 편에 서지는 않는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다. 실제로 일본과 독일은 외교·국방 2+2 장관급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시진핑과 메르켈이 이 구체적인 문제를 언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화통신은 “메르켈 총리는 유럽과 중국의 협력 강화는 쌍방에 이익일 뿐 아니라 전 세계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서방 지도자들은 공산당 문화가 짙게 밴 이런 표현을 거의 쓰지 않는다. 이는 신화통신이 메르켈 총리를 대신해서 말한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백신의 공정한 분배, 상호 인증 등에 대해 중국과의 소통을 유지하고 싶다”고만 했을 뿐 시진핑의 백신 협력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공감도 성과도 별로 없는 이런 통화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 그렇다면 시진핑의 정상외교는 공염불이 됐고, 이번 통화는 오히려 국제적으로 중공의 난처한 처지를 드러냈다.

이란과 중공은 서로를 이용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7일 “이란 외무부가 이란 화물선에 폭발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하면서 이란 선적 ‘사비즈호’가 6일 홍해 해역 지부티 해안 인근에서 폭발물 공격을 당했다고 밝혔다. 보도는 특히 ‘사비즈호’ 화물선은 홍해에 있는 이란의 ‘보급 기지’로, 해상 안전을 보장하고 해적을 퇴치하는 등 기술과 물류 지원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이 말은 ‘사비즈호’가 홍해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노출했다. 홍해는 이란에 인접해 있지 않다. 이란 화물선이 홍해를 통과하는 것은 정상이지만, 어떻게 아라비아 반도를 사이에 두고 홍해에서 ‘해상 안전을 확보하고 해적 퇴치’를 위한 ‘보급 기지’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사비즈호는 분명 화물선이 아니라 군함이다.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홍해에 와서 ‘보급 기지’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신화통신은 또 뉴욕타임스 보도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사비즈호를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군사적으로 선제 공격을 잘 하지만 화물선을 쉽게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공이 이란을 대신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은 이스라엘을 상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반미(反美)에 이란을 이용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신화통신이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선박 공격을 지지한 것 같은 뉘앙스를 넌지시 주려 했지만 너무 억지스럽다.

4월 7일부터 미국과 협상을 시작한 이란은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지만 결국 더 큰 이익을 위해 미국과 담판을 지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공은 이란과, 이란이 지원하는 테러조직을 이용해 중동에서 미군을 묶어두려 한다.

중공은 이란과, 이란이 지원하는 테러 조직을 이용해 미군을 중동으로 더 끌어들이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지난 2월 바이든 정부가 시리아에서 군사 행동을 한 후 지금까지 이란은 미국에 군사적 도발을 확대하지 않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중동에서의 실전 경험이 많아 중동도 중시할 것이다. 하지만 중동에 대한 대규모 추가 파병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고, 오히려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을 검토하고 있다.

이란은 당연히 대규모 미군 병력이 이란 인접 지역에 주둔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고, 또 중공을 위해 미국과 충돌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란은 중공이 태평양에서 미군에 더 많이 도발하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이란의 부담을 덜어주고, 또 미국과의 핵회담에도 유리할 수 있다. 따라서 이란은 대미 핵 협상력을 높인 후 결국 전쟁보다는 합의를 원할 것이다.

북한은 천둥소리만 크고 빗방울은 가늘다

알래스카에서 미·중 협상이 결렬되자 시진핑은 즉시 김정은과 구두 친서를 교환하며 친분을 과시했고, 북한은 곧바로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북한도 백악관을 위협한 바 있지만 최근에는 핵실험은 물론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자제하고 있다.

북한과 중공의 ‘짜고 치기’는 계속되고 있지만 북한은 적당한 선에서 멈추는 듯하다. 어쨌든 바이든 정부는 기존 채널을 통해 북한과의 소통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핵무기를 협상 카드로 삼는 북한의 궁극적인 목표 역시 미국과의 관계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이다. 북한은 중공이 미국의 상대가 아니며, 북한은 더더욱 미국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김정은은 미국과 실제로 전쟁을 벌이면 자신과 김 씨 가문이 곧바로 괴멸될 수 있기에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모한 도발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도 미·중 간 갈등이 더는 돌이킬 수 없고 이제 일전은 불가피하다고 볼 것이다. 북한은 중공을 대신해 전쟁을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미·중 충돌이 격화돼도 북한이 무작정 나서지만 않으면 미국과의 관계가 해빙기를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미·중 관계가 풀린다면 북한은 버림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공 항모가 또다시 태평양을 향해 돌진했지만 북한은 나서지 않고 있다.

러시아도 중공을 이용하고 있다

현재 중공이 미국에 대한 도발을 강화하고 있는 것 말고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병력을 증강하고 있는 점도 관심의 초점이다.

러시아의 군사 행동은 미국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중공을 도와 미국을 견제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도 러시아-우크라이나 간에 전쟁이 벌어지더라도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러시아는 중공과 미국·서방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틈을 타 우크라이나와의 갈등을 해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구소련 민족 간의 갈등으로, 미국과 이해관계가 크지 않다. 미국은 어느 지역에서든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고 러시아가 함부로 국제 질서를 파괴하는 것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이미 중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군사 행동은 나토 국가들을 자극하고 나토의 유럽 국가들에 경보를 울리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위협이 코앞에 닥치자 나토 가입 의사를 내비쳤다.

러시아는 중공과 군사동맹을 맺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러시아는 중공이 미국을 더 많이 도발하고, 미군 항모 두 척을 모두 태평양과 남중국해로 끌어들이기를 바랄 것이다. 러시아는 또 중공과 EU의 관계가 더욱 악화돼 상황이 더욱 혼란해지기를 바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더라도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미국을 겨냥하기보다는 중공이 사방을 공격하는 혼란한 틈을 타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 한다. 중공은 러시아·이란·북한을 끌어들이려고 이들 3개국과 각각 물밑 약속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반미 대열에 적극 가세하지 않고 있고, 중공만 미국 도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3개국은 기회를 놓칠세라 중공을 이용해 자국의 이익을 챙기고 있다.

왕이(王毅) 중공 외교부장이 최근 한국·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네시아 외교장관과 잇따라 만난 것도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 국가들이 미국에 맞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미는 얼마전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한국 방어와 한미 연합 방위태세 강화에 대한 상호 공약을 재확인했고, 인도네시아는 미군과 남중국해에서 연합훈련을 하고 있고, 미군은 필리핀과 싱가포르에 군사기지를 갖고 있다. 이 국가들은 모두 미국의 군사 보호에 의존한다.

미국과 중공이 힘겨루기를 하는 사이 이들 국가 역시 어느 쪽에도  미움을 사지 않으면서 양쪽으로부터 이익 챙기기에 급급하다. 중공은 이들 국가가 미국에 맞서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정상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나라가 있다는 것을 공산당 내부에 보여주려 할 뿐이다. 물론 물밑으로 이들 나라에 적지 않은 혜택을 줬을 것이다. 중공이 할 수 있는 것은 이들 나라가 미국에 완전히 넘어가지 않게 하는 것이 전부다.

중공의 반미 동맹은 결성되지 못한 채 오히려 중공만 더욱 고립되는 지경이 됐다. 이제 깨닫는다 해도 이미 늦은 듯하다. 중공은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이라 이 곤경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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