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합참의장 “대만, 더 많은 무기 필요…무기 공급 속도 내야”

한동훈
2023년 07월 31일 오후 1:21 업데이트: 2023년 07월 31일 오후 4:22

미국 최고 사령관이 대만의 자력 방어를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은 무기가 필요하며, 미국과 동맹국은 대만에 무기를 신속하게 공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육군 대장)은 이달 중순 도쿄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미국과 여타 국가들이 대만의 방어 능력 향상을 지원하는 속도가 향후 몇 년간 더 빨라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만은 중국 공산당의 군사적 압력에 맞선 민주 진영의 최전선이며, 미국은 대만의 최대 무기 공급 국가다.

중국 공산당은 대만을 한 번도 통치한 적이 없으나 민주주의 제도가 정착된 대만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대만에 관한 외국의 지원을 부당한 개입으로 간주해 미국에 대(對)대만 무기 판매 중단을 거듭 요구해 왔다.

미국은 대만 문제는 대만인들의 결정에 맡겨야 하며, 무력이나 압박으로 현 상황을 변경하려는 중국 공산당의 움직임에 명확한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밀리 합참의장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대만의 군사력과 방어 역량 향상이 중요하다”며 방공 시스템과 지대함 공격용 무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이미 미국에 스팅어 대공 미사일 등의 무기를 조속히 인도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이와 관련, 미국 몇몇 의원들은 미국의 무기 생산 기업들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군 보급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은 대만을 직접 공격하기보다 먼저 대만섬을 해상과 공중에서 완전히 봉쇄해 인력과 물자를 차단하고 대만을 고립시켜 저항 의지를 꺾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역시 중국 공산당의 “전면 봉쇄에 대비”해 F-16 전투기 부품을 비롯해 무기와 장비를 추가 구입하는 데 올해 방위비를 중점적으로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작년 8월, 대만을 봉쇄하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대만 상공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는 등 대만 주변에서 모의전쟁을 실시했다.

또한 올해 5월 대만의 연례 훈련인 ‘한광훈련’을 앞두고는 해상에서 합동 훈련을 실시해 군사적 압력을 가했다. 한광훈련은 중국 공산당의 대만 침공에 대비한 훈련이다.

밀리 합참의장은 “미중 관계가 매우 경색돼 있다”면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간의 회동 등 최근에 열린 외교 회담들이 더 이상의 관계 악화를 막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미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일부 병력의 재배치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군의 아시아 태평양 병력은 한국에 2만 8500명, 일본에 5만 6000명 등 대부분 동북아시아에 주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