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코널이 망쳤다” 트럼프, 중간선거 패배에 일갈

프랭크 팡
2022년 11월 16일 오후 7:41 업데이트: 2022년 11월 16일 오후 7:41

미국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상원을 지켜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진실)소셜’에 “미치 매코널의 잘못”이라며 블레이크 마스터스와 다른 후보들을 지지하는 대신 엉뚱한 곳에 돈을 쓴 것은 크나큰 실수였다고 밝혔다.

애리조나 상원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마스터스는 기업인 출신 정치인으로 트럼프의 지지에 힘입어 위협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보였으나 막상 선거에서는 민주당 마크 켈리 후보에게 12만7천 표 차이로 패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매코널은 중간선거를 망쳤다. 모두가 매코널과 매코널의 사랑스러운 아내 차오를 경멸한다”고 강조했다. 매코널 원내대표의 아내이자 중국계인 일레인 차오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교통부 장관으로 재직한 바 있는 인물이다.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 Anna Rose Layden/Getty Images

네바다주에서 민주당의 캐서린 코르테즈 마스토 후보가 승리함에 따라 민주당은 상원 의석 수 50석을 확보해 다수당 지위 유지가 확정됐다.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민주당의 존 페터만이 공화당 메멧 오즈를 상대로 승리했다.

조지아주의 경우 전체 투표의 과반을 얻지 못하면 결선투표를 치르도록 정한 조지아주 법에 따라 오는 12월 결선투표가 예정돼 있다.

공화당은 총 435석의 하원의석 중 219석을 확보해 다수당 지위를 확정 지었다. 다만, 상원은 민주당이 50석을 차지해 남은 1석(조지아주) 결과와 상관없이 민주당이 수성에 성공한 결과가 나왔다.

트럼프의 매코널 비판은 공화당의 선거예산 집행에 집중됐다. 그가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매체 ‘페더럴리스트’ 기사에 따르면 매코널은 마스터스 같은 경쟁력 있는 후보가 아닌 알래스카의 켈리 치바카 후보에게 예산을 지출해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발목을 잡았다.

알래스카 상원에서 공화당은 이해하기 힘든 전략을 펼쳤다. 치바카 후보가 승리하긴 했지만 0.2%포인트 차이로 2위에 머문 후보 역시 공화당 소속 리사 머코우스키였다. 게다가 매코널은 공화당에서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듣는 동시에 비(非)트럼프 계열인 머코우스키를 지지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매코널이 트럼프와의 주도권 다툼을 벌이느라 경합주에 더 힘을 쏟지 못하고 알래스카에서 힘을 낭비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페더럴리스트 기사에서는 매코널 대표가 축출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트럼프는 “100% 동의한다. 매코널은 공화당과 국가에 재앙이다”라며 맞장구를 쳤다.

트럼프는 “매코널은 ‘그린 뉴딜’이 아니라 인프라를 개선했어야 했다. 매코널은 민주당에 휴지조각처럼 쓰일 4조 달러를 건네줬을 뿐만 아니라 리사 머코프스키 같은 부적합한 후보를 지지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와 매코널의 격돌은 오는 16일 치러지는 공화당 지도부 선거를 통해 1차 결판이 날 예정이다. 릭 스콧 의원이 원내대표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트럼프는 스콧 의원을 “매우 과소평가된, 매우 재능 있는 사람”이라며 지지한다고 밝혔다.

릭 스콧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 Joe Raedle/Getty Images

같은 공화당의 조시 홀리, 에릭 슈미트 상원의원 또한 당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기존 지도부 교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톰 코튼 상원의원은 매코널 원내대표의 재선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도부 선거가 조지아주 결선투표 이후로 미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론 존슨, 테드 크루즈 의원은 지도부 선거에 쏟을 예산과 당력을 조지아주 결선투표에 몰아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트럼프가 지지한 상원의원 후보 가운데 17명이 이겼고 6명이 낙선했다. 트럼프는 “다소 실망스럽긴 하지만 여전히 매우 큰 승리”라고 이번 선거를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