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년 양안관계 복잡하고 엄중해 질것 경고

최창근
2021년 12월 30일 오후 3:07 업데이트: 2021년 12월 30일 오후 3:10

마샤오광 “현애늑마 해야 한다”
中 대만 전문가 “대만해협 긴장 고조”
중국 군용기, 대만 방공식별구역 침범 1000회 이상 전망 

임인년 새해에는 중국의 대(對) 대만 정책이 더욱 거칠어질 것이며, 양안 관계 긴장 수위도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월 29일, 마샤오광(馬曉光)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2022년에는 대만 정세가 더욱 복잡하고 엄중해질 것이며, 대만 집권 민진당 당국의 ‘독자적’ 도발 책동, 외부 세력 개입에 대한 우리의 투쟁은 더 날카롭고 치열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마샤오광 대변인은 또 “중국의 정책은 최대한 성의를 보이고 최선을 다해 양안 평화 통일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지만, 대만 독립·분열 세력이 도발하여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안 동포들은 마음을 합쳐 협력하고 양안 관계의 평화 발전과 조국 통일을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 역사의 위대한 업적을 함께하고 부흥의 영광을 공유해야 한다”고도 했다.

마 대변인은 대만 독립 세력을 향해 “더 강력한 조치로 대만 독립 도발을 분쇄하겠다. 대만 독립은 막다른 길로서 외부 세력과 결탁해 나라를 분열시키는 것은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구렁텅이에 빠지는 것”이라며 “현애늑마(懸崖勒馬)를 해야 한다”고 재차 경고했다.

‘현애늑마’는 청 건륭제(乾隆帝) 때 ‘사고전서(四庫全書)’를 편찬한 기윤(紀昀)의 ‘열미초당필기(閲微草堂筆記)’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말 등에서 졸다 천 길 낭떠러지에 이르러 정신 차리고 말 고삐를 죈다’는 뜻이다. 원뜻은 ‘위험에 처해 정신을 바짝 차린다’는 좋은 의미이지만 ‘위험을 겪고 나서야 잘못을 깨닫는다’는 부정적 의미도 내포한다.

현애늑마 표현은 중국 지도부나 관영 매체가 다른 나라를 위협할 때 자주 쓰는 외교적 수사(修辭)이다. 외교가에서는 ‘값비싼 대가를 치른 후 뒤늦게 후회하지 말라’며 겁박하는 의미로 쓰인다고 분석한다. 2017년 왕이 외교부장은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트집 잡으며 “한국 당국에 현애늑마를 촉구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2019년 11월 미국 상원·하원이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자, 현재 주유엔대표부 부대사인 겅솽(耿爽) 당시 외교부 대변인이 “미국이 홍콩의 범죄 행위를 민주주의로 규정했다. 제 불에 타 죽지 않으려면 내정 간섭을 즉시 중단하라. 현애늑마 하기를 바란다”고 한 적도 있다.

다른 대만 관련자의 전망도 대동소이하다. 왕자시(王在希) 전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부주임은 12월 28일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내년 대만해협 긴장은 여전히 매우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전반적인 정세는 통제 가능할 것이며 이는 주도권이 중국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만을 카드로 악용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기를 희망한다”면서 “대만 민진당 당국은 잘못을 시정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왕자시는 인민해방군 소장(少將) 출신으로 대만 무력 통일을 주장하는 대만 문제 전문가이다.

대만 측 분석과 전망도 다르지 않다. 궈위런(郭育仁) 국책연구원 집행장은 “중국이 내년에 더 많은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보내 위협적인 작전을 수행할 것이다. 2022년은 상황의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 자료에 의하면 2021년 1월부터 12월 현재까지 중국 전투기가 950여 차례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 이는 작년 380차례와 비교했을 때 약 3배 늘어난 수치이다. 내년에는 이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10월 1일 국경절 하루에만 최대 56편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 구역에 진입하는 등 대만 방공 체계에 부담을 가중했다. 이를 두고 한 국내 전문가는 “이 상태로라면 내년이면 1000회 이상 방공식별 구역 침범이 예상된다. 대만 정부와 국민에게 스트레스를 주어 항전(抗戰) 의지를 꺾으려 들 것이다”는 견해를 밝혔다.

대만 국방안전연구원 산하 중공정군·작전개념연구소(中共政軍與作戰概念研究所) 어우시푸(歐錫富)소장은 “방공식별구역 침범 등 중국의 준군사 수단은 대만을 위협하고 압박하는 회색 전술의 일부이다. 중국은 미국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만해협에 활동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