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객들은 열정적입니다”

▲ 신운예술단 단장 장톄쥔(張鐵鈞) 씨.@김국환, 리밍 기자

[대기원] 23일 오전, 신운뉴욕예술단은 한국의 안방인 경복궁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 저녁 경희대 평화의 전당 공연을 마친 뒤 빡빡한 일정 중에 잠시 짬을 낸 것. 한국 방문이 처음인 대부분의 단원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경복궁을 둘러보았다.

신운예술단 단장 장톄쥔(張鐵鈞) 씨도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녀에게 한국에서 첫 공연을 마친 소감을 물었다. “우선 첫 공연을 무사히 마치게 되어 기쁩니다. 매 무대마다 터져 나오는 관객의 박수소리와 휘파람 소리를 들으며 한국 관객들이 매우 열정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관객들도 우리 공연을 아주 좋아하고 있구나 싶어 힘이 났고요. 59명의 신운예술단 단원 모두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무척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22일 첫 공연 뒤 한국 관객들이 가장 인상적인 작품으로 꼽은 것은 정충보국이다. 남송 초기, 금나라 군대의 침입으로 나라가 위기에 빠지자 남송의 장군 악비(岳飛)가 온 힘을 다해 나라와 백성을 구한다는 것이 큰 줄거리이다. 부단장이자 안무가인 비나 리(李維娜) 씨는 정충보국에서 악비의 어머니로 출연한다. 그녀는 전장에 나가는 아들의 등에 정충보국(精忠報國-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한다)이란 네 글자를 새겨주며 아들이 나라를 지키도록 격려하는 역할을 맡았다. 주권을 빼앗긴 경험이 있는 아픈 역사 때문일까? 유독 정충보국에서 큰 감동을 한 관객이 많았다. 악비의 어머니로 무대에 서는 비나 리 씨에게 정충보국의 무엇이 이토록 관객에게 큰 사랑을 받는지 그 이유를 물었다.

“아마 전통문화, 그 중에서도 충성 때문인 것 같아요. 악비는 늙은 어머니를 보살피며 또한 국가에 충성해야 합니다. 악비의 어머니가 아들의 등에 글을 새기는 마음은 네가 날 사랑한다면 나라도 사랑하라는 것이에요. 이것은 일종의 “연민”(부모를 섬기는 마음이 곧 나라에 대한 충성으로 발전한다는 뜻)이죠. 이런 연민과 충성심을 담고 있어 같은 유교권 문화인 동양 사람들이 특히 정충보국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녀는 공연마다, 관객에 따라 어머니를 연기하는 느낌이 다르다고 한다. “관객들에게 인간의 존엄이 무너졌다는 경고 메시지를 주고 싶어요. 그리고 마음속으로 그들에게 깨어나라고 말합니다. 국가를 보호하는 것은 곧 그 국가의 정신, 즉 문화를 보호하는 것이라는 신념으로 무대에 섭니다. 단순히 악비의 어머니로서가 아니라 모든 관객과 이렇게 소통하고 싶습니다.”

▲ 천융자(陳永佳) 씨.@김국환, 리밍 기자

열심히 경복궁을 둘러보는 단원들 사이에서 반가운 얼굴도 보였다. 작년 제1회 중국무무용대회 남자부 금상을 탄 천융자(陳永佳) 씨. 북경 중앙민족대학 무용과를 졸업한 그는 중국 고전무용, 중국 민족무용 및 민간무용, 발레에 모두 능통하다. 대만, 중국의 무용계 주 요직을 두루 거친 뒤 작년 중국무무용대회 금상 수상 후 현재 신운예술단 안무가 및 수석무용수를 맡고 있다.

그에게 신운예술단 단원으로 첫 순회공연에 합류한 소감을 물었다. “5천 년 중화민족의 신전문화를 전세계에 소개하는데 함께할 수 있어 기쁩니다. 모든 것이 다 감사할 뿐입니다.” 무대에서 보는 그의 몸짓은 유난히 역동적이고 힘이 있다. 그런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그 비결이 궁금했다. ” 순회공연하기 전에 매일 대략 한 시간 반 동안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이 외에 매일 약 3~4시간씩 강도 높은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순회 공연을 하며 느낀 동서양 관객의 차이점이 있는지 물었다. “서양 사람들은 아무래도 중국문화에 대한 이해보다 호기심에 공연장을 찾습니다. 하지만, 같은 문화권인 일본, 한국, 대만의 관중은 중국무용을 본 적도 있고, 또 공감 가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공연에 대한 반응이 매우 열정적인 편입니다.” 그는 전날 열정적인 박수를 보내 준 한국 관객들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경복궁 관광을 마친 신운예술단은 서울 시내를 잠시 둘러본 후 곧바로 23일 저녁 공연 준비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