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70일 앞둔 대만…전문가들, 中 선거 개입 수단 분석

대만 총통 선거가 7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이 속에서 대만 여러 대학교 교수들이 “중국 당국의 대만 총선 개입이 점점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국민들은 자유와 민주를 지키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 8일, 대만 둥하이(東海)대학교에서 재단법인 드래곤 인문교육재단이 주최한 ‘중국을 이해하고 캠퍼스로 나아가자’ 캠페인 제3차 좌담회가 열렸다. 

션위중 둥하이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좌담회에서 내년 대만 총통 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중국 당국이 대만 정치에 대한 개입이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시행해 온 문화 공격과 군사 위협 외에도 인지전(認知戰), 허위 정보 확산, 불법 자금 유통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수단에 대해서도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과거 중국 당국은 대만 대선 시기에 집중적으로 인지전을 펼쳤다. 하지만 현재는 국제 환경의 영향으로 선거철뿐 아니라 평소에도 대만의 자주국방 관련 의제, 미국 의심론, 민주주의 비판 등을 인지전의 주제로 삼고 있다. 

추이진쿠이 중싱(中興)대학교 국제정치연구소 소장도 션 교수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중국 당국은 대만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특별 루트를 통해 특정 여론조사 업체, 학술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목적은 대만 국민을 대상으로 인지전을 펼치기 위함이다. 

그는 “2024년 총통 선거와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 상황이 혼잡할수록 중국 당국의 간섭, 침투 가능성이 크다”고 단언했다.    

또 “과거 중국은 대만 총통 선거를 집중적으로 간섭했지만, 현재는 지방 선거에도 개입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차이룽샹 국립 중정(中正)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중국 당국은 직·간접 두 가지 방식으로 대만 대선에 개입한다고 분석했다. 

직접 개입은 중국 당국의 대(對)대만 정책 부서 국무원대만사무판공실이 시행하며 민주진보당 정부 비판이 이에 해당한다. 중국 당국은 또 대리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대만 대선에 개입한다. 대만 각 지방 자치단체 이장을 중국으로 초대해 직급과 월급을 줘 이들이 각종 선거에서 친중 정당, 정치인을 지지하도록 종용하는 것이다. 

차이 교수는 “간접적인 선거 개입이 직접 개입보다 침투력이 더 강하며 더 큰 악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장춘옌 국립 지난(暨南) 국제대학교 동남아학과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학의 민주주의 다양성 프로그램에서 실시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지난 10년간 해외 허위 정보 공격으로 피해를 본 국가 목록에서 대만이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허위 정보의 대부분은 매체, 인터넷 정보 등을 통해 사람들의 인식, 인지, 행동, 결정에 변화를 일으키려는 목적으로 유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 교수는 또 “최근 국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참여자 83%가 허위 정보를 접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참여자가 이러한 허위 정보는 공격 대상자 또는 대만의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답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빈번한 허위 정보 공격이 공격받고 있는 대만 사회의 ‘민주적 취약성’을 심화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린즈리 둥하이대학교 정치학과 부교수는 중국 당국의 인지전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비군사적 수단으로 적을 교란하는 핵심 수단으로 ‘인지전’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인지전의 대상은 대만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이다. ‘하나의 중국’의 원칙을 국제법과 동일시하는 것 외에도 민주 국가의 가치를 공격해 자유세계의 정치적 분열과 양극화를 심화하고 있다. 

베이징이 전 세계에서 인지전을 시행하는 목적은 국력에 따라 국가 간 협력을 결정하는 국제 질서를 수립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베이징은 2024년 대만 총통 선거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특정 당파, 후보가 승리하도록 조력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운동을 통해 대만과 미국의 내부 대립이 더욱 심화하도록 부추기는 것이 베이징의 진정한 목표라는 게 린 교수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