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부진 바이든, 직접 ‘사용 금지령’ 내린 틱톡서 선거운동

앤드루 쏜브룩
2024년 02월 13일 오후 7:32 업데이트: 2024년 02월 13일 오후 7:46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소셜미디어 틱톡을 통해 온라인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불과 1년 전 바이든 대통령은 개인정보 유출, 국가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연방 정부 차원에서의 ‘틱톡 사용 금지령’을 내린 바 있다. 낮은 지지율에 고전하는 바이든 캠프가 미국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틱톡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캠프는 12일(현지 시간) 틱톡에 공식 계정을 개설해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경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영상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을 비판하는 동영상 등 게시물 두 개를 올렸다.

틱톡은 중국공산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 IT 기업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국가 안보 위협을 우려해 연방정부 소유의 전자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중국 분석 전문가들은 “미국을 겨냥해 중국공산당이 주도하는 ‘인지전(Cognitive Warfare)’의 도구로 틱톡이 활용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틱톡 측은 “과거에는 중국공산당의 지시에 따라 특정 콘텐츠를 검열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더 이상 그런 관행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틱톡이 여전히 중국에 비판적인 콘텐츠를 검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달 열린 미 상원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서 테드 크루즈(공화당·텍사스주) 상원의원은 틱톡의 콘텐츠 검색 및 노출 알고리즘에 의문을 제기했다.

2020년 2월 9일, 영국 런던에 있는 틱톡 영국지사 외부에 틱톡 로고가 보인다. | Tolga Akmen/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이날 크루즈 의원은 ‘톈안먼 광장’과 같은 키워드에 대한 틱톡의 검색 결과가 인스타그램 등 다른 소셜미디어와 비교했을 때 현저한 차이가 있다는 보고서를 인용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톈안먼 광장’에 대한 검색 결과는 틱톡이 인스타그램보다 57배 더 적게 노출됐고, ‘홍콩 시위’ 검색 결과는 174배나 더 적었다.

크루즈 의원은 청문회에 출석한 추 쇼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에게 “틱톡과 인스타그램의 검색 결과에서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중국공산당의 지시에 따라 특정 콘텐츠를 검열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쇼우즈 CEO는 “해당 보고서는 다른 외부 출처에 의해 결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틱톡은 어떤 콘텐츠도 검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도 청년 표심 환기를 위해 틱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그는 틱톡 인플루언서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하고 이를 홍보에 활용해 논란이 불거졌다. 2020년 대선 직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번 사안은 캠페인 내부 문제”라며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다만 “연방정부 소유의 전자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우리의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