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진출 日 기업 47% “중국 경제 비관적…투자에 신중” 조사보고서

정향매
2023년 10월 13일 오후 11:06 업데이트: 2023년 10월 14일 오전 10:00

중국에 진출해 있는 일본 기업 절반 가까이가 올해 중국 투자를 줄이거나 투자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교도통신,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주중 일본 상공회의소(이하 상공회의소)는 이날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중국 진출 일본 기업 경영 상황·사업 환경에 대한 인식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보고서).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해당 조사는 지난달 8일부터 22일까지 이뤄졌다. 중국 진출 일본 기업 8300개 중 제조업체 871개, 비제조업체 539개 총 1410개가 조사에 응답했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이 올해 3분기 매출·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3분의 1의 기업은 매출·영업이익 감소 폭이 5%포인트(p) 이상이라고 답했다. 

기업들은 중국 내 소비 위축(74%), 제품 판매 가격 인하(40%), 인건비 상승(26%) 등의 요인으로 매출·영업이익 감소했다고 답했다.  

또 응답 기업 중 57%가 올 3분기 중국 경제 환경이 지난 분기에 비해 악화했다고 인식했다. 아울러 44%의 기업은 기업 운영도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응답 기업 중 25%는 “올해 중국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답했고, 22%는 “투자 규모를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중국 내 사업 환경과 관련, ‘만족한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한 기업들은 각각 절반을 차지했고, 이들 기업은 인건비 상승’(66%), ‘국제 형세가 미치는 영향’(62%)이 가장 시급한 사업 운영 과제라고 답했다.  

상공회의소는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도 “다수 기업은 중국 사업을 계속 운영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조사를 통해 중국 내 일본 기업의 경영 상황과 사업 환경을 파악하는 동시에 이들 기업의 사업 환경이 개선되도록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며 “앞으로 6개월마다 이런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중국을 방문한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외무상은 리창 중국 총리에게 중국 내 일본 기업의 사업 환경을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중국 당국은 24개 항목에 달하는 이른바 ‘외국인 투자유치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혼마 테츠로 주중 일본 상공회의소 회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재계는 중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유치 대책’ 세부 시행 사항을 제공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외국인 직원에 대한 세금 감면 연장, 중국 비자에 대한 접근성 개선 등 두 가지 외에 바뀐 게 없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또 지난 8월 24일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해양 방류를 반대하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와 관련, 테츠로 회장은 “중국이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를 강력히 반대함에 따라 일본 수산물뿐 아니라 일본 화장품, 음료 등의 통관 절차가 모두 지연됐다. 이는 제품 판매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 정부가 과학적 근거에 따라 침착하게 (오염처리수 방류 문제에) 대응하도록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일본 기업들은 중국에 가장 큰 규모로 투자하는 집단 중 하나다. 일본 기업이 중국 투자를 꺼리는 것은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경제에 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