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의원들, ‘中 인권범죄’ 공식 우려 제기…“파룬궁·위구르족 탄압 규탄”

베누스 우파다야야
2023년 12월 8일 오후 5:48 업데이트: 2024년 01월 21일 오후 7:28

인도 의회 의원들이 파룬궁 박해, 위구르족 탄압 등 중국공산당이 저지르고 있는 인권범죄에 대해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인도 의원들이 중국의 인권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 의회 상원인 라자 사바의 아닐 프라사드 헤그데 의원은 지난 5일 의회에서 파룬궁 수련자 및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탄압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파룬궁 수련자와 위구르족을 포함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중국 교도소, 강제 수용소 등에 갇혀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인도 정부가 이런 인권범죄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펼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헤그데 의원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1년 넘도록 중국의 인권침해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외교적 이유 등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벽에 부딪혔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의 인권침해는 인도에 경제적 영향까지 미친다. 중국이 제조업 분야에서 인권, 노동법, 환경법 등을 무시하며 값싼 제품을 생산하면 결국 인도를 포함한 이웃 국가들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뿐만 아니라, 중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강제 장기적출도 심각한 문제”라며 “인도 정부가 나서서 이 문제에 대해 윤리적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날 다른 의원들, 인권운동가, 언론, 시민단체 등은 인도 뉴델리에서 중국의 인권범죄를 강력히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납치된 정신적 지도자

12월 5일은 ‘세계 최연소 정치범’으로 불리는 판첸 라마 납치 사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기획된 캠페인 ‘판첸 라마 인식 이니셔티브’의 출범일이다.

판첸 라마는 티베트 불교에서 달라이 라마의 뒤를 잇는 제2의 지도자를 뜻한다. 1995년 중국공산당은 당시 6세에 불과했던 제11대 판첸 라마를 납치한 뒤, 그 자리에 친공(親共) 성향의 인물을 앉혔다.

현재 33세가 된 제11대 판첸 라마와 그 가족들의 행방은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제11대 판첸 라마의 석방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캠페인 출범식에 참석한 의회 의원들은 “판첸 라마 납치 사건을 포함해 중국의 인권범죄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라자 사바의 수젯 쿠마르 의원은 “판첸 라마 석방을 위해 인도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며 “중국은 티베트뿐만 아니라 신장 지역에서도 조직적으로 대량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공산당의 위선

로크 사바의 잠양 떼링 남걀 의원은 “중국의 인권 문제는 단순한 내부 위기나 정치적 의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세계의 평화, 문명의 정체성, 고대로부터 내려온 전통 및 지혜 등과 관련이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정권이 지정한 판첸 라마는 ‘가짜'”라며 “전 세계 어느 누구도 그를 정신적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티베트 불교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입장이나 정책은 모두 위선”이라고 말했다.

라자 사바의 수실 쿠마르 모디 의원은 인권 탄압 등 중국 정권의 행태를 비판하며 “현재 중국은 전 세계에서 고립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경제는 쇠락의 길을 걷고 있으며, 자유와 민주주의는 사라지고 명목상의 선거만 남았다”고 꼬집었다.

정의를 위한 싸움

인도 의원들은 “중국공산당의 잔학 행위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정의를 위한 싸움”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 인도 의원이자 현 티베트 인권단체 ‘티베트 대의를 위한 핵심 그룹’의 대표를 맡고 있는 R. K. 크리메이는 “티베트의 주권은 인도의 국가안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오쩌둥 중국 초대 주석이 티베트를 무력으로 합병한 뒤, 티베트-인도 국경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인도의 안보도 크게 위협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힌두교에서 악(惡) 또는 불의(不義)를 뜻하는 개념인 ‘아다르마(Adharma)’를 언급하며 “중국공산당은 아다르마와 같다. 아다르마는 다르마(Dharma·義)를 이길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인도 다람살라에 본부를 둔 중앙티베트행정부(티베트망명정부)의 펜파 체링 총리는 “인도 정치인들이 중국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중국은 전례 없는 규모의 인민해방군을 티베트에 파병하고 있으며, 인도는 이 지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며 “인도 정치인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인도의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중국의 움직임과 의도를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체링 총리는 “중국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협력이 중요하다. 인도와 티베트가 힘을 합쳐 중국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