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귀국에 野, 해임 총공세…與서는 기류 엇갈려

황효정
2024년 03월 21일 오후 7:52 업데이트: 2024년 03월 21일 오후 8:06

4·10 총선 국면에서 21일 귀국한 이종섭 주호주 대사를 바라보는 여야 양당의 반응에 정치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대사의 해임 및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 대사의 거취 문제가 총선 관련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만큼 이를 고리로 대여(對與) 공세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피의자 이종섭의 대사 임명은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면서 “국가를 대표해 대사직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하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 대사를 당장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모든 관계자를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이 사건은 이종섭이라는 핵심 고리를 통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하고 진실을 은폐했는지가 핵심”이라며 “이종섭은 핵심 피의자이자 수사 은폐의 몸통으로 가는 길”이라고 발언했다.

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군인의 억울한 죽음이 왜 일어났고, 누구에 의해 사건이 은폐됐고, 이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외압으로 좌절됐는지 밝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앞서 이재명 대표는 페이스북에 ‘도주대사 해임, 즉각 출국금지’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 대표는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도 “‘쌍특검 1국조’의 처리를 국민의힘에 강력히 요구한다. 손톱만큼이라도 국민을 존중한다면 여기에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민주당은 고(故) 채상병 사망 사건 및 수사 외압 의혹 진상 규명을 목표로 국정조사와 특검법을 추진 중이다. 이에 더해 이 대사의 출국에 대한 진상을 밝히는 특검 법안을 당론 발의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이종섭 호주대사 해임 및 수사 촉구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외교 결례를 무릅쓰고 현지 대사를 귀국에 이르게 한 것”이라면서 “이제는 정말 문제가 있다면 공수처에서 이 대사의 조사를 신속히 진행하고 끝내면 된다”고 강한 어조의 논평을 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대구 현장 방문에서 “이제 답은 공수처와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지, 정부와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당 내 개별 인사들 사이에서는 의견 차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와 같은 입장도 있는 반면, 민심 수습을 위해서는 이 대사의 사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모양새다.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게재한 경남 양산을 후보인 김태호 의원은 “이 대사 귀국이 여론 무마책이 아니라 사태 해결의 시발점임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며 “계급장 떼고 수사받는 게 국민 눈높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안철수(경기 성남분당갑) 의원은 CBS 라디오의 인터뷰에 응해 “일단 공수처 수사를 받아서 그 혐의에 대해서 완전히 클리어하게 결론이 나와야 한다”며 “그 이후에 (다시 호주로) 갈 수 있는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또 만약에 이 대사가 거취 문제로 고민한다면, 스스로 고민하고 결단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자진 사퇴’의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