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이준석 결국 결별…총선서 새로운미래·개혁신당 각자도생

황효정
2024년 02월 20일 오후 6:35 업데이트: 2024년 02월 20일 오후 8:46

개혁신당으로 뭉쳤던 이낙연 공동대표와 이준석 공동대표가 총선 주도권을 놓고 다퉈 온 끝에 결국 결별했다. 통합 선언 11일 만이다.

20일 이낙연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이낙연 공동대표는 “통합 주체들의 합의가 부서졌다.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의 전권을 주는 안건이 강행처리됐다. 민주주의 정신은 훼손됐다”고 합당 철회 이유를 밝혔다.

이어 “낙인과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답습됐고 그런 정치를 극복하려던 우리의 꿈이 짓밟혔다”면서 “통합은 좌초했지만, 초심은 좌초하지 않고 오히려 굳건해졌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낙연 공동대표의 기자회견이 있고 난 뒤 같은 날 이준석 공동대표는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에게 사과드린다”며 “할 말이야 많지만 애초에 각자 주장과 해석이 엇갈리는 모습이 국민들 보기에 눈살 찌푸려지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로써 앞서 이달 9일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금태섭 대표의 새로운선택, 이원욱·조응천 의원의 원칙과상식과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가 함께 발표한 합당 선언은 약 열흘 만에 파기되게 됐다.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좌)와 이준석 공동대표(우)가 지난 19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통합 개혁신당의 갈등은 이준석 공동대표가 오는 4·10 총선 선거 운동 및 정책 결정 권한을 자신에게 위임하도록 안건을 의결하면서 폭발했다.

이는 사실상 이준석 공동대표에 선거 관련 전권을 부여하는 조치로 이준석 공동대표, 양향자 원내대표, 금태섭 최고위원, 조응천 최고위원이 찬성표를 던졌으며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이 이에 반대하며 회의장을 나갔다.

선거 지휘권 외에도 통합 개혁신당 내부적으로 지역구 출마, 당직 인선, 정책 공약, 주황색 당색(黨色) 등의 문제를 두고 그간 이낙연계와 이준석계가 끊임없이 부딪쳤다고 알려졌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전날에도 이준석 공동대표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영입하려는 목적으로 합당 파기 기획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공동대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기획해서 합당을 파기한다는 것은 굉장히 모욕적”이라고 비판,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개혁신당은 새로운미래가 빠진 뒤에도 기존 4개 세력의 통합을 유지한 채 총선에 임한다는 계획이다. 가치와 이념 측면에서 가장 큰 대척점에 서 있었던 이낙연 공동대표 세력을 제외한 기존 4개 세력은 그동안 여러 안건을 두고 큰 이견을 보이지 않아 통합 속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는 이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당명 ‘새로운미래’로 등록한 상태다.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현역 평가 하위 20%’를 통보받은 의원들과의 접촉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