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따숩구만 그리여”…팔도의 맛깔난 ‘말맛’을 느끼다

연유선
2024년 04월 19일 오후 5:57 업데이트: 2024년 04월 19일 오후 5:57

“뭐라카노!”, “우짜쓰까 그게 아니랑게”

우리의 언어적 자산, ‘방언’을 주제로 한 기획전시가 열렸습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특별전 ‘사투리는 못 참지!’를 선보였습니다.

지역 방언의 개념과 의미, 다양성 등을 보여주는 자료 294건 432점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특히 전시 기획 과정에서 박물관 직원들이 직접 수집한 자료로 전시장을 풍성하게 채웠는데요, 단순히 보는 것뿐만이 아니라 들으며 체험할 수 있게 꾸며졌습니다.

[문영은/학예연구사] “방언이 문화와 다양성을 담고 있는 중요한 언어 자산인데 이러한 방언의 가치와 내용을 한글이 잘 담고 보전하고 있어서 우리 한글박물관에 걸맞은 주제가 아닐까”

‘1부 이 땅의 말’에서는 옛 문헌 기록부터 현대 미디어 콘텐츠까지 다양한 자료를 통해 지역 방언의 말맛과 특징을 소개합니다.

관람객들은 서울, 강원, 충청, 제주 등 전국 팔도의 언어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팔도의 말맛’ 영상을 통해 같은 상황을 어떻게 다르게 표현하는지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2부 풍경을 담은 말’에서는 방언 화자가 문학으로 표현한 방언과, 타지 사람이 귀로 듣고 기록한 방언을 통해 방언에 담긴 삶의 풍경을 살펴봅니다.

박물관 직원들은 서울 중구 토박이회를 찾아 ‘서울 토박이말’을 포착했습니다. 또 ‘제주 해녀들의 삶과 말’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습니다.

제주에서는 윗사람을 친근하게 부를 때 성별 구분 없이 ‘삼춘’이라 합니다. 전시에서는 해녀 삼춘들이 그리는 언어 풍경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문영은/학예연구사] “사투리 자체가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드는 나의 소중한 언어적 자산이고 나의 정체성의 표지잖아요. 사투리, 참지 말고 여기서 즐겁게 푸시고, 느끼시고, 즐겼으면 좋겠는…”

‘3부 캐어 모으는 말’에서는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다니며 방언을 모은 여러 사람의 노력을 소개합니다.

실제 방언 조사에 사용한 각종 장비, 기록물, 방언 지도, 다양한 방언사전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방언 연구를 위한 사람들의 땀과 열정이 빛나는 공간입니다.

방언은 ‘과거로부터 전해온 불변의 말’이 아니라 ‘여기 살아 움직이는 생생한 말’입니다. 없어진 것은 없어진 대로, 변하면 변하는 대로 방언의 생생한 모습을 문자로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요.

[문영은/학예연구사] “방언이라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변화합니다. 그대로 보전하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에요. 다만 우리가 계속 사용하고 이것으로 소통하고 문자 생활을 즐겨나가다 보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달라지든지 간에 방언이라는 것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 거다”

우리는 모두 방언 화자입니다. 우리의 삶과 언어 그 자체가 이번 전시의 생생한 콘텐츠입니다. 또한 기록문화유산으로서 한글의 역할과 가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시는 4월 19일부터 10월 13일까지 3층 기획전시실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