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윈뉴욕예술단] 대구 MBC 골든디스크 진행자 이대희 “완벽한 아름다움 보여줬다”

2010년 3월 2일

션윈예술단이 대구에서 공연하는 동안 매일 공연을 관람한 MBC 라디오 진행자 이대희 씨. (정인권 기자)

 

이대희 씨는 현재 대구 MBC ‘이대희의 골든디스크’를 13년째 진행해 온 아날로그 세대의 마지막 DJ다. 말이 DJ지 자신이 직접 원고도 작성하고 선곡(選曲)도 하는 그는 작가와 PD 몫까지 1인 3역을 소화한다.

지난 25일부터 열린 션윈예술단 공연장 대구시민회관에 그는 매일 새로운 지인과 함께 나타나 기자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대구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인사인 그의 존재를 모르고 있던 터라 궁금증은 더했다. 인터뷰가 시작되자 그는 시종 차분하면서도 열정적인 어조로 공연에 대한 감상을 쏟아냈다.

 

– 공연을 본 소감은.

근래 보기 드문  공연입니다. 전혀 생각지 않았던 곳에서 만난 감동이었어요. 저뿐 아니라 공연 보신 분들이라면 전부 그런 감동과 함께 마음속에 기쁨을 담고 돌아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예술이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함과 예술성, 그리고 메시지가 션윈예술단 공연에는 그대로 농축되어 있어요. 이것이 그대로 관객에게 전해져 감동과 기쁨을 주고 또 한편으로는 눈물을 흘리게 했습니다. 예술이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 참으로 좋은 공연입니다. 공연 내내 그런 생각을 하면서 봤어요.

 

– 지인들을 많이 초대했다고 들었습니다.

주변의 지인을 한두 분씩 초대했는데, 저는 대부분 표를 사라고 권합니다. 아직 우리나라 공연문화라는 게 초대받아서 가고 싶어 하는 분이 많아요. 하지만 표를 사서 가는 게 가장 완벽한 관객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어떤 좌석인가는 상관이 없습니다. 좀 더 가까이 보고자 하는 분들은 좀 더 비싼 표를 살 거고요, 하지만 공연 자체 의미를 본다면 좌석은 어느 곳이든지 상관이 없습니다. 3층이 좋다고 올라간 친구도 있어요. 좀 더 여유로운 공간에서 자기 혼자 느끼고 싶다는 거였죠. 그런 이들에게는 구태여 1층을 권하지는 않았습니다. 좀 더 자유롭게 감상하면서 혼자만의 느낌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션윈예술단 같은 경우는 그걸 느끼는 게 가장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아무튼 우리가 흔히 하는 이야기로 ‘완벽한’ 공연이었습니다. 아름다웠습니다.

 

– 공연을 본 지인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다들 감동스럽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더러 놓치는 게 있는데…이 공연이 실연(實演)과 어우러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걸 생각하면 그야말로 ‘공연예술의 극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이브공연과 함께 오케스트레이션이 들어가는, 오케스트레이션과 무용극이 만났다는 이것은 쉽게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어떻게 보면 션윈예술단이 보여주는 게 앞으로 무용극에 있어서 국내 시장에서도 우리가 좀 더 많이 배워야할 점들, 그런 것들을 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 음악을 하시니 아무래도 그쪽에 비중을 두고 보신 거 같은데, 무용극은 어땠습니까.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션윈예술단이 지향하는 점들이 더러 나타나게 되거든요. 그걸 아마 많은 사람들이 느꼈을 겁니다.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도덕성과 정통성을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지금 다시 정신적으로 재무장 해야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신적인 면, 의식적인 면에서 현대인들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준다고나 할까요.

선善과 덕(德),그리고 ‘우리가 이 세상에 온 진짜 이유가 무엇일까’하는 인생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공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예술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동안 많은 공연을 봤지만 션윈처럼 또렷한 예술성과 구심점을 갖고 공연하는 예술단은 드뭅니다. 요즘은 예술이 너무 상업성에 접근해 있다는 게 문제죠. 메시지라든지 의미를 찾기보다는 그냥 관객들과 어우러져서 단순히 즐기고 끝내버리는 너무 상술적(商術的)인 공연이 많아요. 하지만 션윈은 모든 걸 다 갖고 있습니다. (메시지가) 진솔하면서도 당위성이 있고 예술성 자체에 흥미를 갖게 합니다. 이것이 바로 션윈의 우월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렇게 깊이 빠져서 공연을 봤다고 하면 어떤 분들은 이해가 안 될 수도 있겠지만, 다른 공연예술단들이 가져야 될 기본적인 정신을 션윈에게서 배웠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 특별히 기억에 남을만한 인상 깊은 장면이 있었습니까.

파룬따파의 진상을 알리는 장면입니다. 요즘 공연들은 상업적인 면만 추구해 예술성에 있어 질적으로 저하되고 있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션윈예술단은 정말 예술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정신을 갖고 뚜렷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요. 누구도 알리지 못한 가려진 이야기,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그런 진실을, 예술을 통해서 보여줬습니다. 너무 강하지 않게, 너무 강하면 편파적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것을 부드럽게 예술로 승화시켜 보여준 것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공연을 보며 실제 일어나는 진상을 그대로 알 수가 있다는 것, 그런 면에서 션윈예술단은 참으로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 민속무용과 함께 ‘효’와 같은 전통사상을 표현한 무용극도 있었습니다. 공연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을 말씀해주시죠. 음악에 대한 부분도 함께.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뭔가를 어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궁리합니다. 그리고 그 방법을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 것인가, 즉 표현기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데, 지금까지 사용한 방법들은 너무나 도식적(圖式的)이었어요. 그냥 그대로 쓰거나 찍어서 보여주는 수준이었죠. 하지만 많은 사람에게 쉽게, 그리고 거부감 없이 전달하려면 션윈이 보여주는 것처럼 해야 합니다. 아름다움과 진실이 극예술로 탄생하면 그걸 진정한 예술이라 부를 수 있겠죠. 

 

우리도 3.1운동을 연극으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너무 사실적으로 장면을 묘사하니까 극화(劇化)시킨 것처럼 그렇게 돼버리거든요. 하지만 션윈은 다릅니다. 모든 이야기를 예술로 승화시키니까 정말 아름다우면서 감동적이고, 감동적이면서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기쁨을 느끼게 했습니다. 전체적인 내용과 어우러진 춤과 음악으로 관객과 소통했다는 이것이 바로 션윈의 장점이자 뛰어난 점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낮 시간대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니 중장년층 청취자가 많을 것 같습니다. 그분들에게 션윈을 소개하신다면. 

‘골든디스크’ 청취자들은 대부분 저와 같이 나이를 먹었습니다. 저는 디지털 시대에 아직도 남아 있는 아날로그 DJ입니다. 그런 제가 션윈에 빠진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전통문화예술을 선보인다는 점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많이 잃어가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전통인데요, 전통을 무시하거나 전통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고, 그러면서도 전통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를 사는 사람들은 전통에서 이어져 내려온 맥의 하나이지 않습니까. 

우리 젊은이들이 잃어버리고 있는 많은 것들, 잘못된 문화습성이라든지 이런 것도 전통문화와 예술을 통해 정화시켜 나가고 다시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저의 ‘골든디스크’ 가족들은 이런 예술을 통해서, 혹시나 속세에 약간 물든 때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션윈 공연을 보면서 정화시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젊은 세대들은 이런 공연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지금 여기에 현존하고 있는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연세가 드신 분들에게는 더더욱 좋겠지만, – 공연에 쉽게 동화(同化)할 수 있으니까요.- 젊은 세대들은 약간 동화가 어렵다 하더라도 (공연을) 봄으로 해서 정화될 수 있고, 옛 전통이라는 것을 공부하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대구 시민들은 문화예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대구가 예전에는 공연도 그렇고 풍성했었어요. 요즘은 점점 침체되어 가는 경기 문제 등 이런 것들의 영향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점점 메말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예술성만 강조하거나 대중성이 떨어지는 공연들은 거의 안되고 있죠. 사람들은 너무나 흥미위주이고, 거기다가 또 뭐가 문제인가 하면 점점 공연장에 오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른들은 또 요즘 공연 티켓 값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쉽게 접근을 잘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공연장을 찾는 연령대는 점점 낮아지고 있고, 그 낮은 연령층의 사람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흥미위주의 공연만 만들다보니 정말 예술성이 짙은 그런 공연들이 들어오면 거의 참패를 당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션윈공연 자체는 대성공입니다. 이런 공연을 보여준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