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추수감사절 감사한 10가지’…美·中·日·伊 경제 조명

정향매
2023년 11월 24일 오후 10:59 업데이트: 2023년 11월 24일 오후 10:59

“추수감사절을 망칠 경기 침체나 정부 폐쇄는 발생하지 않았다. 금리는 내려가고 있고 중국은 ‘민스키 모멘트(갑작스러운 경제 붕괴)’를 피했으며 체중 감량제는 실제로 효과가 있다.”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지난 22일(현지 시간),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요즘처럼 세상이 무서운 분쟁에 시달리는 시기에도 1년에 하루는 부정적인 생각을 제쳐두는 게 좋다”며 이같이 밝혔다. 

가장 오래된 미국의 국경일: 추수감사절

추수감사절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국경일 중 하나다. 

1789년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1년 동안의 수확물과 추수에 대해 신께 감사드리는 날’로 그해 11월의 마지막 목요일을 국경일로 지정했다. 이후 추수감사절 날짜가 변경되거나 폐지되는 등 변화가 잇따랐다. 1941년 미국 의회의 결정에 따라 미국인은 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 추수감사절을 지내게 됐다. 

오늘날 추수감사절은 음식, 가족, 감사함을 기념하는 날이다. 

블룸버그는 칼럼에서 올해 추수감사절에는 다음 10가지에 감사한다고 했다. 

미국 GDP, 지난 16개월 동안 연속 증가세 

통신은 첫 번째로 미국 경제가 아직 살아 있음에 감사했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수십 년 만에 가장 공격적인 기준 금리 인상 주기를 이어갔다. 그럼에도 다수 전문가의 예상과 달리 역사상 최악의 경기침체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는 지난 16개월 동안 증가해 왔고, 연준의 실시간 예보(Nowcasting)는 GDP가 여전히 2%로 성장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통신은 이를 두고 “코로나19 팬데믹 때 저축한 자금으로 금리 인상의 충격을 완화하는 등 미국 소비자의 예상치 못한 회복력 때문이거나 연준 정책 입안자들이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면서 금리 조절을 신중하게 진행해 왔기 때문이거나 고용주가 직원을 해고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수 국가가 금리 인상 중단하고 새로운 단계 진입 

통신은 두 번째로 다수 국가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추세에 감사했다. 

올해 각국은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각각 다른 통화 정책을 시행해 왔지만 현재 다수 국가가 금리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독일 도이체방크가 공개한 그래프를 보면 전 세계 81개 중앙은행 중 금리를 인상하는 은행보다 인하하는 은행이 더 많다. 2021년 이후 처음이다.  

통신은 터키,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다수 국가가 새로운 경제 발전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인플레이션을 충분히 통제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금리를 계속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드디어 멈춘 달러 강세

앞서 연준이 국채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강달러’ 현상이 출현했다. 이 속에서 미국 재무부가 신규 장기채권 발행 축소 계획을 발표했다. 그 결과 달러 가치는 하락했고 많은 사람이 안도했다. 

달러 지수는 현재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에 머무는 반면 일본 엔화는 국가 개입이 없었음에도 달러당 150엔 이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도 강세를 보인다. 

블룸버그는 “이는 많은 사람이 보고 싶어 하는 광경”이라며 “미국의 통화는 적당한 환율 범위에 진입한 것 같다”고 평했다. 

여전히 열려있는 미국 행정부 

공화당과 민주당이 여러 방면에서 정면 대결을 벌이면서 미국 행정부는 폐쇄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는 여전히 열려 있다. 통신은 이에 감사한다고 했다. 

이어 “내년 1월 행정부가 부분적으로 폐쇄할 위험은 여전히 높지만, 투자자들은 앞으로 몇 주 동안 안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통신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마이크’라는 별명을 가진 마이크 존슨 신임 하원 의장조차 행정부 폐쇄를 꺼리는 것처럼 보인다”며 “워싱턴의 기능 상실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미국에서 극도로 추악한 정치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상식이 널리 퍼져 있다”며 “이는 채권 시장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여전히 건재한 멜로니의 이탈리아 정부 

통신은 다섯 번째로 극우 성향 정치인으로 알려진 조르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정부가 건재함에 감사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부진한 경제는 오랫동안 유로존에 불만을 품어왔다. 이탈리아에는 대규모 부채가 유통되고 있고 은행 시스템은 취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멜로니 총리의 당선은 반가운 소식이 아니었다고 했다. 유럽연합(EU)의 회원국들은 멜로니 총리가 EU 퇴출을 시도할까 봐 겁먹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러한 우려들은 실현되지 않았다. 

멜로니 총리 취임 이후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BTP의 수익률은 독일 국채에 비해 감소했다. 이는 인식된 국가 위험을 측정하는 중요한 척도다. 며칠 전, 무디스 신용 평가 기관은 이탈리아 부채 등급을 하향 조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시기 이탈리아 정부는 위기 시 보유하고 있던 이탈리아 민영 은행 ‘몬테 데이 파시 디 시에나’의 지분을 매각하는 데 성공했고, 국채 규모를 제한하기 위해 약 10억 달러(1조 3065억원)를 모금하는 데도 성공했다. 

대성공을 거둔 체중 감량제 제약 회사들  

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식욕 억제제가 유명 인사뿐 아니라 대중들 사이에서도 대성공을 거두었다. 지난 몇 달 동안, 많은 미국인이 차세대 비만 치료제와 관련해 교육을 받았다. 

체중 감량제 제약 회사 중 한 회사의 주식예탁증서(DR)는 올해 50% 이상 상승했고, 한 회사는 주가가 60% 이상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체중 감량제 시장이 2030년까지 1000억 달러(139조 65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민스키 모멘트’를 계속 피해 온 중국 

통신은 다음으로 중국의 경제 상황을 언급했다. 

통신은 “실망스럽게도 중국은 코로나19 봉쇄 이후 경제를 재개했지만 예전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처했는데도 중국 소비자는 여전히 구매 활동을 하고 있으며 금융 시스템은 작동하고 있다”며 이에 놀랍고 감사한다고 했다. 

이어 “중국의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인 에버렌드 그룹이 지난 2021년 9월 문제에 직면했을 때, 중국은 부동산 레버리지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는 ‘민스키 모멘트’를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민스키 모멘트는 신용 시장이나 비즈니스 활동 주기의 성장 단계가 끝나고 자산 가치가 갑작스럽게 폭락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은 성장을 극대화하는 것보다 돌발 상황을 방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돌아온 일본의 인플레이션

블룸버그는 여덟 번째로 일본의 인플레이션 재현에 반가움을 표했다. 

통신에 따르면 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10년 전 ‘아베노믹스’ 프로그램을 실행했으나 엔화는 디플레이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경기 침체는 30년간 이어졌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40년 만에 일본의 인플레이션을 최고치고 끌어올렸다. 

인플레이션율은 일반적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니지만, 일본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통해 정상적인 경제 사이클로 복귀하기를 원한다. 이는 세계 통화 정책의 지속적인 성장에 필수적이다. 

이런 이유로 통신은 일본의 인플레이션에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휘발유 가격 하락 

대규모 수출 업체들이 원유 공급을 제한하려고 시도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이 큰 혼란을 조성하고 있음에도 유가는 하락하고 있다. 통신은 이에 감사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럽의 난방용 천연가스의 양은 이례적인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 유가 급등 후 온화한 겨울이 이어지면서 유럽의 상태는 양호했다. 

통신은 “이 모든 사실에 감사한다”며 “올겨울도 이전보다 훨씬 나아질 것 같다”고 낙관했다. 

코로나19 새 변이종 피롤라(Pi) 미 출현 

블룸버그는 열 번째로 코로나바이러스 새 변이종 피롤라가 아직 출현하지 않았음에 감사했다. 

2년 전 남아프리카에서 오미크론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이 지정됐다. 이는 또 다른 질병의 확산을 일으키고 중국 당국은 재차 다수 지역을 봉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종에 이어 피롤라(Pi) 변이종으로 명명될 새로운 변이종은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통신은 마지막으로, 추수감사절을 지내지 않는 사람도 자신이 받은 이러한 축복을 되짚어 보도록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