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민진당 승리, 시진핑의 패배 의미” 전문가 분석

메리 훙(Mary Hong)
2024년 01월 17일 오후 8:04 업데이트: 2024년 01월 17일 오후 8:04

호주에서 활동하는 저명한 중국 반체제 인사이자 법학자, 철학자인 위안훙빙은 “대만 총통 선거 결과가 중국공산당 내부를 크게 뒤흔들었으며, 이는 곧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14일(현지 시간) 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대만인들이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를 선택한 것은 시 주석이 주장하는 이른바 ‘일국양제(一國兩制)’를 거부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번 선거 결과는 세계 민주 진영의 승리이자 시 주석과 중국공산당의 패배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은 연설에서 “나에게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해야 할 중대한 책임이 있다.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헌법 질서에 따라 균형 잡힌 방식으로 양안(兩岸·대만과 중국) 간 현상 유지를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존엄과 평등의 원칙에 따라 폐쇄주의 대신 교류를, 대립 대신 대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양안의 평화와 공동 번영’이라는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와 동시에 중국의 지속적인 위협으로부터 대만을 보호하겠다”고 역설했다.

중국의 대만 담당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천빈화 대변인은 “이번 선거 결과는 민진당이 대만 내 주류 민의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대만은 여전히 ‘중국의 대만’이며, 중국의 통일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안훙빙은 대만 선거 결과가 중국 정권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재차 강조했다. 게다가 이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이 대만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거나, 극단적인 경우 ‘대만 침공’까지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위험요인

위안훙빙에 따르면 중국의 통일정책, 대만 선거 개입 실패, 중국공산당의 내부 불안정이 대만해협 위기를 고조시키는 세 가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그는 “첫 번째 위험요인은 중국공산당이 기본 국가 정책에 ‘대만 정복’을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그들은 공산주의와 권위주의를 전 세계로 확장하는 데 있어 대만 정복을 중요한 단계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총통 선거가 민진당의 승리로 막을 내리자 지지자들이 환호하는 모습 | 연합뉴스

이어 “두 번째로는 대만 선거에서 민진당이 승리함에 따라 군사적 충돌 없이 대만을 흡수하려는 중국공산당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점”이라며 “결국 중국공산당은 대만해협의 현상 유지를 약화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선택할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 번째 요인은 현재 시 주석이 경기침체, 국가 금융시스템 붕괴, 실업률 급증 등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라며 “공산당 내부에서도 시 주석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상황에서 시 주석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에는 ‘대만 무력 침공’밖에 남지 않았다고 위안훙빙은 보고 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이를 유일한 방법이자 탈출구로 여길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자멸의 길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국의 통일정책

대만 민진당이 총통 선거에서는 승리했지만, 의회에서는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됐다. 이는 앞으로의 라이칭더 총통 행정부에 중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위안훙빙은 말했다.

또한 그는 “중국공산당이 이런 점을 파고들어, 친중(親中) 정치인들을 통해 대만 내 혼란을 야기하고 분열을 조장하려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 주석은 최근 신년사에서 “양안은 반드시 통일될 것이며, 양안의 모든 중국인은 공동의 목적의식으로 한데 묶여 중국 부흥의 영광을 공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만에 대한 무력 통일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위안훙빙은 “통일은 현대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국민의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의지로 이뤄져야 한다”며 “대만의 자유민주주의는 중국공산당의 권위주의와 근본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마지막으로 “민진당은 중국공산당에 맞서 대만의 국가 주권을 굳건히 지킬 것을 선언했다. 중국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이는 명백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