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방위비 분담 협상 개시…‘트럼프 리스크’ 주목

황효정
2024년 04월 23일 오후 2:53 업데이트: 2024년 04월 23일 오후 3:27

한국과 미국이 방위비 분담을 두고 협상을 시작한 가운데, 올해 11월 치러질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대응이 주목된다.

23~25일(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한미 양국은 오는 2026년부터 적용될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첫 회의를 진행한다. 이태우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표를 위시해 한국 외교부·국방부·기획재정부·방위사업청 관계관들과 린다 스펙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을 비롯해 미국 국무부·국방부·주한미군 관계관 등이 참석한다.

현재 SMA는 내년 말에 종료된다. 종료 시기가 2년 가까이 남은 현시점에서 이번 협상이 이례적으로 조기에 개시된 데에는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가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을 비롯한 미 동맹국들의 방위비 지출이 너무 적다는 ‘무임승차론’을 주장하고 있다. 앞서 자신의 재임 기간 당시에도 SMA에 대해 5배 증액을 요구했다.

다만 현 바이든 행정부도 어느 정도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한미동맹이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되면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는 방위비 분담금이 “한미동맹에 대한 강력한 투자”라며 추가 인상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 마련과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를 위한 우리의 방위비 분담이 합리적 수준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하에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합리적 수준’을 강조했다.

하지만 미 정부가 “한미동맹을 강화·지속할 SMA 논의에서 공정하고 공평한 결과를 추구한다”며 ‘공정·공평’에 거듭 방점을 찍은 상황에서 ‘트럼프 리스크’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첫 회의부터 팽팽한 탐색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양국은 이번 첫 회의에서는 분담금 협정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탐색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