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인권예술제, 홍콩 인권·강제장기적출 조명…“현실은 더 끔찍해”

정향매
2023년 12월 4일 오후 3:32 업데이트: 2024년 01월 5일 오후 6:21

11월 24~26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제1회 중국 및 홍콩 인권 예술제가 열렸다. 인권단체 ‘더홍콩스코트(The Hong Kong Scots)’와 대만 ‘국제장기이식관리협회(TAICOT)’가 주최했다. 

예술제에서는 홍콩 인권 문제를 그린 ‘린리 린랑(Lumli Lumlong)’ 부부의 작품과 중국에서 발생하는 불법 장기이식 범죄를 표현한 포스터 수십 점이 전시됐다. 중국 당국의 해외 반체제 인사 탄압 문제를 토론하는 좌담회도 열렸다. 약 300명이 전시회를 관람하고 이 중 80% 이상의 사람은 좌담회에도 참석했다. 

전시회 관람객. | 대만 ‘국제장기이식관리협회(TAICOT)’ 제공.

예술 작품으로 중국 당국의 범죄를 폭로 

예술제 기획에 참여한 TAICOT 관계자 예상다(葉上達)는 개막식 발언에서 중국의 장기이식 현황과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중국에서 탈출한 사람과 그들 가족의 증언, 음성 녹취 조사 자료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의 강제 장기적출 범행은 명백한 사실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당국은 강제 장기적출 대상자를 수감 중인 파룬궁 수련자를 비롯한 양심수에서 일반 대중으로 확대했다. 의료진은 자신도 모르게 불법 진료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장기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중국에 가는 환자들은 중국 당국의 공범이 되고 있다. 예술을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강제 장기적출의 폐해를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예씨는 현지 주민들이 전시 작품을 관람한 후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고 제재하라고 정부에 촉구할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2020년 강제 장기적출 포스터 반대’ 공모전 은상 수상 작품 ‘예약’ | 대만 ‘국제장기이식관리협회(TAICOT)’ 제공.

‘2020년 강제 장기적출 저지 포스터 공모전’에서 은상을 수상한 일본 작가 오하시린(大橋輪)의 작품 ‘예약’도 전시됐다. 오하시린은 “중국에서는 장기 밀매 수요로 인해 어린이들이 매일 납치되고 있다. 아이들은 장기가 적출된 시신으로 발견된다. 그들의 부모는 앙상한 시신을 안고 울부짖는다”며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 망명 작가 “현실은 그림보다 더 끔찍해”

홍콩에서 탈출한 작가 린리 린랑 부부는 직접 전시회 현장에서 관람자들과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의 작품 중 하나는 지난 2013년 중국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창작했다. 중국 산시성 여섯 살 소녀가 억울하게 양쪽 눈을 잃은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린리 린랑 부부는 “린린은 납치당한 후 두 눈을 잃었다. 사람들은 린린의 사건을 통해 중국에서 발생하는 장기 매매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며 “린린의 눈을 식사할 때 사용하는 그릇으로 표현했다. 장기 매매 가담자의 무자비를 표현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홍콩 탈출 작가 ‘린리 린랑(Lumli Lumlong)’ 부부. | 대만 ‘국제장기이식관리협회(TAICOT)’ 제공.

린리 린랑 부부는 25일 좌담회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공유했다.  

그들은 “중국 당국은 장기를 강제로 적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상도 강제로 적출하고 있다”며 “작품 ‘세뇌당한 사람’ ‘국가의 교육을 받는 사람’ 등의 작품을 통해 중국 당국의 홍콩 언론 자유 침해를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작품을 통해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악행을 폭로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이 중국 당국의 위협 수단을 인식하고 멀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예술 형식으로 중국 당국의 권위주의와 언론 자유 침해 실상을 폭로해 온 그들은 해외에서 활동하면서 미행과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린리 린랑 부부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당국이 홍콩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어떤 사람은 우리의 작품이 무섭다고 생각한다. 이는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림이 표현한 내용보다 더 무섭다고 생각한다”고 그들은 말했다. 

더홍콩스코트 설립자 궈쯔젠(Kwok Tsz Kin)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더 많은 국가의 정부와 국민들이 홍콩과 중국 인권 문제에 계속 관심을 두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행사 주최 단체 더홍콩스코트의 설립자 궈쯔젠(Kwok Tsz Kin). | 대만 ‘국제장기이식관리협회(TAICOT)’ 제공.

행사 첫날 개막식에는 위구르 인권 단체 MEND(Muslim engagement & developmemt)의 다니엘 길리어스 스코틀랜드 대표와 티베트 인권단체 티베트 연대(Tibet Solidarity) 엘리너 J 번 로젠그렌(Eleanor J Byrne-Rosengren) 대표도 참석해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억압받는 위구르족과 티베트인의 현실에 대해 연설했다.

인권단체 티베트 연대(Tibet Solidarity) 엘리너 J 번 로젠그렌(Eleanor J Byrne-Rosengren) 대표가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만 ‘국제장기이식관리협회(TAICOT)’ 제공.